<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7)>유승희, ˝남녀차별 없애려면 女 의원 많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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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7)>유승희, ˝남녀차별 없애려면 女 의원 많아져야˝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9.1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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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치계에서 여전히 소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 ⓒ 시사오늘 변상이 기자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인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왜 안돼?”

한동안 유행했던 대중가요 ‘여자 대통령’ 중 일부분이다. 노래는 소극적인 여자의 자세를 버리고 남자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도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자 대통령 시대’기 때문이다.

이 노래 가사처럼 ‘최초 여자 대통령’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남자 위주인 정치권에서 여자 정치인의 입지가 더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대한민국 성 격차지수는 2013년 111위를, 경제참여 및 기회 부문이 118위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한국의 남녀임금격차 는 OECD 국가 중 13년째 부동의 1위다. 남성근로자 임금이 100만 원이라고 할 때 여성근로자 임금은 62.6만 원 밖에 받지 못한다는 것.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은 사회적으로 남녀 차별이 없어지기 위해선 여자 국회의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16일 국민대학교 본부관 401호에서 ‘한국정치와 여성리더십’이란 주제로 <북악정치포럼>을 시작했다.

“현재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 정치인은 49명이다. 16.3%다. 여전히 적은 숫자다. 새정치연합은 그나마 여성에게 30% 공천 줘야된다는 제도가 있어서 새누리당보다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이 많다. 새정치연합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은 13명이다. 전체에서 10%가 안 되는 수준이다. 여성이 정치계에서 소수가 될 수밖에 없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새정치연합은 ‘여성 할당제도’를 도입했다. 공직선거법 제47조 3항에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 때 후보 절반은 여성을 공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역구 선거의 경우도 여성에게 30%이상을 할애해야 한다.

유 의원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학생들에게 왜 사회에서 남녀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냐는 물음을 던졌다. 학생들은 “유교 사회가 아직 남아있으니 어쩔 수 없다”, “남자가 가정을 책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에서 책임감이 여자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신체적인 조건이 남성이 좋으니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이며 유 의원과 의견을 달리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차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의 생각이 잘 못 된 것 같다”라며 반박했다. 유 의원은 발언을 이어갔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노동 시장에서 차별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성 격차 지수를 가리키며)이 지표가 의미하는 바는 차별 이유가 직무의 차이보다는 성의 차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차이가 좁아질수록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또 통계학적으로 여성 노인 빈곤이 남성 노인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 남녀차별이 지속되다 보니 여성이 노인이 돼서도 심각한 상황에 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 ⓒ 시사오늘 변상이 기자

유 의원은 사회적으로 남녀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입법을 추진하는 국회의원 중 여자가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녀차별을 없애기 위해선 결국 정책을 결정하거나 법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권에 여성이 많이 참여하는 것이 차별 극복에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

또 출산을 해야 하는 여자가 직장에서 경력 단절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국가에서 무상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50조 정도가 들어가는데, 무상보육을 실시해도 여자의 경력단절 해소가 기대만큼 안 되고 있다. 여성이 직장생활 하는데 기대치만큼 안심하고 다닐 수 없는 현실이다. 현재 국가의 예산이 엄청나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는데도 실질적으로 정책의 효율성이나 효과성이 떨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측면도 있다.”

유 의원은 사회적으로 남녀 차별이 경력 단절이 되고 국가 재정 문제까지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칠레 미첼 바첼렛 대통령을 예로 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미첼 바첼렛 대통령은 칠레 여성 대통령이다. 34대와 36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단임제기 때문에 35대 때 한 번 쉬고 재선에 성공했다. 미첼 바첼렛의 첫 공약은 각료 50%를 모두 여성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시절 칠레 방문했다. 칠레 여성부장관을 만났는데 그 장관이 ‘50% 공약은 굉장히 보이지 않는 반대에 있었다’고 푸념했다. 그럼에도 공약 이행에 성공했다. 중요한 것은 약속을 하고 반드시 지켰다는 것이다.

미첼 바첼렛은 국립 보육시설을 임기 중에 3,500개를 지었다고 한다. 거의 1년에 1,000개의 보육 시설을 만들었다. 칠레는 피임을 금지하고 있다. 중·고등학생이 임신해서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았다. 미첼 바첼렛은 임신을 해서 학업을 중단하는 사회적 현실을 알고 이것을 방지할 수 있는 정확한 정책을 만들었다. 미첼 바첼렛은 민중의 현실, 서민들의 현실, 약자의 현실, 여성의 현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를 극복할 정책을 만들고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재선까지 성공했다.

약속을 지키는 것, 옳다고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쉽지 않다. 반대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누구든 반대에 직면하면 움츠러든다.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남들의 표적이 되기 싫어한다. 반대에 부딪혀도 올바른 정책을 지혜롭게 이끌어 내는 것이 좋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리더십을 보였기 때문에 미첼바첼렛이 재선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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