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은 '관리형'?…"톱과 망치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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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은 '관리형'?…"톱과 망치로 바꿔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09.20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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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세형, 5개월 만에 민주당 성공적으로 쇄신해
文, 이미 혁신안은 나와있어…채택·승인만 하면 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그의 역할을 두고 임시 관리형 위원장, 사실상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한계 짓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톱과 망치로 당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의원, 광역단체장, 전직 시도당위원장 합동회의에서 "이번 비대위가 할 최고의 급선무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차기 지도부를 위한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이라며 "공정한 전당대회가 준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향후 행보에 일정 선을 긋는 눈치였다.

정치권에서는 보통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야당의 새 비대위가 관리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선은 내홍을 겪었던 새정치연합에 당장 필요한 것은 혁신이 아니라 수습이라는 것, 또한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성호 배재대 교수는 19일 연합뉴스TV에 출연, "내홍수습용으로 정치력 있는 당내 인사가 나선 것"이라며 "내년 전당대회까지 한시적 관리형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서 유용화 시사평론가도 "문 의원에게 혁신 기대하는 것은 무리, 순수관리형이다"라고 못 박았다.

故 조세형, 5개월 만에 민주당 성공적으로 쇄신해

▲ (맨 오른쪽)故 조세형 의원 ⓒ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대체적으로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를 내년 1월~2월께로 예상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이 18일 국회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가)내년 설(구정)이 오기 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남은 시간은 약 5개월 정도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 故 조세형 의원이 5개월 만에 당을 성공적으로 쇄신했던 사례를 생각하면 짧다고 짧은 시간은 아니다.

2001년 11월 민주당은 조 의원을 당쇄신특별대책위원장으로 앉히고 정풍(整風)과 쇄신파동,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식 사퇴에 따른 내홍 수습과 차기 총재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 등에 대한 쇄신안을 마련하게 했다.

조 의원은 단 2개월만인 2002년 1월 '4월 20일 전당대회 개최를 골자로 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한국 정치사의 일대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공언했다(전당대회는 4월 27일로 조정돼 열렸다). 그리고 그의 공언은 곧 현실이 됐다.

조 의원의 쇄신안은 시민의 참여를 전제로 한 대통령 후보 국민참여 경선제, 대권과 당권 분리 등의 내용을 담았고, 이는 故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는 혁명적인 시스템으로, 위기에 처했던 민주당에게 '대선승리'라는 큰 선물을 선사한 것.

文, 이미 혁신안은 나와있어…채택·승인만 하면 돼

지금 새정치연합도 당시 민주당과 비슷한 상황이다. 극심한 내홍을 겪었고, 리더십 부재에 빠진 모양새다. 전당대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비상대책위원장에 문희상 의원을 앉혔다.

당내에는 이미 혁신안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이 혁신할 마음만 있다면 단기간에 그 혁신안을 토대로 당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한 운동권 인사는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문희상 의원이 지난 번 비대위를 맡았을 때 만들었던 혁신안이 아직도 빛을 못보고 있는 상태"라며 "그 혁신안을 채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만 해도 새정치연합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정군기 홍익대 교수는 20일 YTN에 출연, "문 의원 본인이 '쓰레받기라도 들고 일하겠다'고 말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톱과 망치를 들어 당을 바꿔야 하는 그런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는 "(현실적으로)문 의원이 임시적인 직책에 있긴 하지만, 뭔가 좀 바꿔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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