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와 최형우. 대권이 눈앞에…“지지도가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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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와 최형우. 대권이 눈앞에…“지지도가 문제야”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8.12.0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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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온산계 형성하며 대권향해 질주
여론조사 지지율 좋지 못해 ‘대권포기’
이재오, ‘함께 내일로’ 등 통해 재기 모색
차기 대권후보 되기 위해 대중성 확보 시급

이재오 전 의원과 비교대상에 오르는 정치인이 있다. 지금의 이 전 의원의 처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바로 최형우 전 의원이다.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상도동 사단은 YS가 정권을 잡자 요직에 앉았다. 권력의 중심에는 늘 이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최형우는 최대의 권한을 누렸다. 최형우는 YS 집권 후 ‘민주산악회’, ‘정동포럼’, ‘21세기 정보화전략연구소’ 등을 만들어 대권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재오 이인제 서청원 황명수 김정수 노승우 등은 ‘온산계’를 형성하며 당 내 최대계파를 이끌었다. 그는 한때 신한국당 내 대의원 중 3분의 2이상 지지를 확보했다.

따라서 대선후보경선을 치를 경우 ‘신한국당 대선후보=최형우’라는 등식이 나돌았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좋지 못했다. 한 자리 숫자를 맴돌았다.

때문에 청와대는 당시 대권을 향해 질주 중이던 최형우에게 ‘대권행보중단’을 요구했다. YS는 이원종 정무수석을 시켜 대권행보를 중단시키려고 했지만 최형우가 거부했다.

마침내 YS가 최형우를 청와대로 직접 불러 ‘대권행보중단’을 요구하자 최형우는 어쩔 수 없이 ‘대권’을 포기하고 ‘킹메이커’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즉 당대표를 맡겠다고 선회한 것. 대권을 꿈꿔왔던 최형우로서는 엄청난 양보였다.

‘희망이 사라지면 몸도 망가지는 것일까?’ 대권을 포기한 그는 97년 3월 여의도 ‘아부끼’라는 일식집에서 대권논의를 하기 위해 서석재 김덕룡 의원 등과 만난 후 ‘뇌일혈’로 쓰러져 정치전면에서 사라졌다. 최형우가 이끌었던 ‘온산계’는 사분오열되며 흩어졌다.

서청원 등 일부는 이수성 지지로 돌아섰고, 다른 일부는 이인제 지지로 급선회했다. 이들 모두는 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에게 패하며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났다. 지금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명박 정권탄생의 1등 공신은 이재오다. 현재 이재오계는 당·정·청에 주요 요직을 꿰차고 있다.

공성진 의원이 최고위원에 오른 것을 서막으로 안경률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차지했고, 차명진 의원이 대변인에 발탁됐다. 이윤성 의원이 국회부의장에 선출됐고, 당 중앙위의장을 이군현 의원이 맡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재오 사람으로 분류된다.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발탁된 김해수 비서관 역시 이재오계다.

최근 이재오계가 중심이 돼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를 발족시켰다. ‘함께 내일로’를 이재오 전 의원의 전위부대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재오가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섰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성’이다.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패할 정도로 대중적 지지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이재오 의원이 차기대권을 향해 나아가다 여의치 않을 경우 ‘킹메이커’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한국정치의 현실을 감안할 때, 그가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형우처럼 정치무대에서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이재오가 대권주자가 되지 못하면 이재오계는 뿔뿔이 흩어져 다른 대권주자 밑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97년 최형우가 쓰러지자 온산계가 와해됐던 것을 보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전 의원이 차기 대권주자가 되면 이 전 의원과 함께 정치적 생명을 걸고 베팅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끝까지 붙어있을 의원은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전 의원이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재오계는 소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이 전 의원이 정치적 운명은 자신의 지지도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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