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기 시작한 與, 김무성 대권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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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기 시작한 與, 김무성 대권 ´시동´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10.02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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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갈등 재현인가 리더십의 탄생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뉴시스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당원들을 모으도록 요청하거나, 모임을 개최하는 줄세우기를 하지 않겠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6월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밝히며 한 말이다. 김 대표는 세(勢) 과시, 고비용과 더불어 '3무 선거'를 하겠다고 내세웠다. 그러나 이로부터 약 3개월 후, 당 대표가 된 그가 줄을 세우려 하지 않아도 자연히 줄이 생겨나는 모양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여당 내 ‘줄서기’가 시작됐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줄서기’는 사실상 당을 조각내 파탄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정계 일각에선 오히려 리더십 어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도 있다.

줄서기 논란이 나온 것은 김 대표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찬을 가지면서다.

2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최 여사는 전날인 1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의 한 뷔페식당에서 2시간여 동안 만찬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남성의원 140명 가운데 무려 90명의 의원 부인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여사는 참석자들과 정치인 아내로서의 고충을 언급하며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당 사무처 직원들이 동원돼 참석자들을 안내했고, 최 여사는 식대 400여만원을 자비로 계산했다는 후문이다. 최 여사가 본격 내조정치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동시에 정가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한 김 대표에게 의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는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미 이러한 ‘줄서기’ 때문에 당이 두 쪽으로 갈라진 경험이 있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각 유력 후보에게 줄을 섰다. 지금의 친박(親朴)과 친이(親李)는 사실상 그 때 탄생했다. 승자는 친이계였고, 이후 ‘공천학살’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다른 쪽에 줄 섰던’인사들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했다. 깊어진 양 계파의 골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친이와 친박이 와해되는 분위기로 가면서 새로이 계파가 생길 조짐이 있다”면서 “이미 양 계파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김무성 대표가 빠르게 당을 장악하고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권의 한 원로 인사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확대 해석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당 대표 부인인데 그 정도 리더십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이라며 “(새누리당의)결속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한국정치발전연구소 강상호 대표는 같은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회창 총재 때도 그랬고, 여당의 대표인사 부인이 의원 부인들의 모임을 주도하는 사례는 자연스럽게 있어 왔다. 보통 사회봉사활동이었다.”면서 “다만 김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 차기 총선이 1년6개월 정도 남은 미묘한 시점이다. 이 모임을 (줄서기)라고 규정지을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대권후보로 이미지를 굳히는 결과”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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