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갱님' 대한민국…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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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호갱님' 대한민국…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 '논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0.06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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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D-1>산자위, 'MB정권 자원외교의 그림자'…집중포화 예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2014년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최대 이슈는 'MB정권의 자원외교'가 꼽힌다. 이와 함께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대한석탄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 사례를 <시사오늘>이 소개한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MB정권은 석유·가스공사 등의 대형화와 각종 에너지 자원의 대량 확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을 중점 추진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 간 해외자원개발 총 누적 투자액은 28조 2200억 원으로, 한국석유공사가 59%, 한국가스공사가 23%, 한국광물자원공사가 9% 등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급격이 높아졌고, M&A·지분투자 방식에 의존한 외형확장식 자원개발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있다.

2014년 6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석유공사와 광물공사는 C등급, 가스공사는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해외자원개발사업 관련 공기업 경영의 질적 개선 필요성이 지적되는 배경이다.

실제 MB정권 당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주도했던 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공사는 올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S&P로부터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이에 대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가 국민 혈세를 투입해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대다수가 실패로 판명되고 있다"며 "자원외교를 앞세워 공공기관의 무책임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독려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이 '글로벌 호구'로 전락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 뉴시스

한국석유공사- 1조 주고 산 'NARL', 900억 헐값 매각

한국석유공사는 9월 초 캐나다 유전개발업체 하베스트 사(석유공자 100% 지분 보유)의 자회사 '날'(NARL)을 미국 상업은행인 ‘실버레인지 파이낸셜 파트너스’에 팔았다. 날의 매각 가격은 900억 원으로, 2009년에 석유공사가 1조 3500억 원을 주고 인수했음을 감안하면 무려 9100억 원의 손해를 보고 헐값에 매각한 것.

'날'은 당초 석유공사의 인수 대상 기업이 아니었다. 2009년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사를 매입할 당시, 하베스트 이사회가 '날을 사지 않으면 하베스트 사를 팔지 않겠다'고 나서, 석유공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날을 인수했다. 날은 그 이후 매년 10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고, 석유공사의 재무제표를 악화시켰다.

2010년 석유공사는 원유 생산량 확보와 '석유공사 대형화 작업'의 일환으로, 공사 M&A 역사상 최대금액인 4조 5000억 원을 투자해 하베스트 사와 '날'을 인수했다. 당시 석유공사는 "지속적인 대형화 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 '에너지 자립' 모범사례?, '빚덩이' 사례

한국가스공사는 2009년 캐나다 혼리버와 웨스트컷뱅크 지역의 천연가스 광구 인수를 결정했다. 2010년에는 호주 퀸즐랜드 지역의 메탄가스를 LNG(액화천연가스)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가스공사의 이러한 해외가스개발사업은 당시 MB정권 에너지·자원 외교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광구는 불과 3년 만에 시추를 멈췄다. 가스공사가 이들 광구에서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사업을 중단한 것. 가스공사는 이들을 인수할 당시 약 9500억 원을 투자했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광구의 2013년 순현재가치는 7100억 원이 하락한 2400억 원이었다.

가스공사는 2010년 호주 LNG개발 프로젝트에 6500억 원을 투자했다. 2013년에는 96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순현재가치는 약 8000억 원으로, 가스공사의 투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한국광물자원공사- 멕시코 볼레오 동광사업, 부도 사실 숨겨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해외광산개발을 위해 투자했던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이 2012년 부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광물공사가 이를 숨기고 사업을 단순 포기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자위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동광개발사업의 부도를 수습하기 위해 올해 5월까지 약 2조원을 퍼부었다. 당시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은 TK 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거친 MB자원외교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회 산자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물공사의 자회사·출자회사 중 절반이 넘는 13개사가 지난해 약 55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 의원은 "광물공사의 출자와 투자 대부분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열중하던 MB정부 시절 이뤄졌다"며 "당기순손실과 만성적자는 MB정부 기간 동안 무리하게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한 결과"라고 내세웠다.

대한석탄공사- 몽골 석탄개발, 총체적 부실 드러나

5일, 국회 산자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공개한 '몽골 석탄개발 투자현황'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몽골 석탄광산 개발에서 약 300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석탄공사는 2010년 몽골 홋고르 석탄광산 지분을 인수하고 한몽에너지개발을 설립해 약 300억 원을 투자했으나, 석탄을 판매할 거래처를 찾지 못해 생산중단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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