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두 번 죽이는 크라운제과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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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두 번 죽이는 크라운제과 '사과문'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10.10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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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균 없는데 업무절차 이해부족 탓?…크라운 이상한 사과문, 여론서 질타 이어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크라운제과가 자사 제품인 유기농 웨하스에 대한 판매 부적합 사실을 인지하고도 버젓이 시중에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 일부 임직원이 검찰에 기소조치 됐다.

그러나 크라운제과가 세균 사태 이후, 금일자 모 중앙일간지를 통해 발표한 허술한 사과문 때문에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면서 2차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1차적 파문은 검찰 수사로 인해 밝혀졌다. 크라운제과 ‘유기농웨하스’의 세균 검출과 내부적으로 이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버젓이 시중에 유통시킨 데서 불거졌다.

세균 검출 안 됐지만 단종조치?

검찰은 지난 10일 ‘유기농 웨하스’에서 식중독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5년간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크라운제과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 생산담당이사 신모 씨(52·구속) 등 임직원 7명이 기소, 재판에 넘겨졌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올해 8월 초에 이르기까지 ‘유기농웨하스’ ‘유기농초코웨하스’ 등 2개 제품에 대한 자사품질검사 결과 판매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를 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채 무려 31억 원어치를 판매해왔다.

문제의 유기농 웨하스 제품은 약 5년간 31억 원 상당에 이르는 약 100만 갑 가량의 불량제품이 시중에 유통됐다. 이중 일부 제품에선 일반 세균이 1g 당 최대 280만 마리가 검출돼 충격을 줬다.

크라운제과는 또 자가품질검사를 실시한 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의로 재검사를 시행하지 않도록 돼있는 규정을 무시하고, 수차례 재검사를 감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기 전 크라운제과 측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직후인 지난달 26일 식약처의 판매중단 및 회수 명령에 따라 전량을 회수했다.

그러나 어제 자, 수많은 언론매체로부터 크라운제과의 세균 검출 관련보도가 물 새듯 쏟아지면서 이 같은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 크라운제과가 세균 사태 이후 허술한 사과문 때문에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시사오늘

크라운제과의 2차 파문은 바로 여기서 불거졌다. 

회사는 홈페이지 및 일부 언론사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제기된 논란을 잠식시키려 했다. 그러나 너무 발빠른 대응이었을까. 크라운제과가 자사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안일한 대응으로 소비자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금일자 ㅈ일보 12면에 게재된 사과문 중 일부 해명 문구에서 비롯됐다.

사과문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해당 제품에 대해 3중에 걸친 안전검사로 일반 제품보다 더욱 철저하게 품질관리에 매진해왔으나, 규정된 업무절차에 대한 저희들의 이해부족으로 잘못된 점이 발견됐다.

언뜻 보면 그럴싸한 사과문이지만 ‘규정된 업무절차에 대한 이해부족’이 무엇인지 다음 문장에 부가적 설명이 따르지 않아 오히려 소비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 “9월 26일자로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 조치, 자체 재정밀 검사를 시행했으나 다행히 기준치 이상의 일반 세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해당 제품의 안정성은 확보했으나 고객의 우려를 불식, 신뢰 회복을 위해 그 제품은 전량 단종조치 했다”는 문장에도 역시 의혹이 따른다.

검찰 수사 결과와는 달리 크라운제과가 ‘유기농웨하스’에 대한 안정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단종조치까지 감행했느냐는 것이다.

물론 고객의 신뢰 회복이 식품을 다루는 기업의 입장으로써 더욱 중요한 사안이겠지만, 발표한 사과문대로라면 제품의 안정성을 확보했으니 단종조치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사가 검찰 수사 결과에 불복하며 맞대응을 하는 게 더 일리가 있어 보인다.

떳떳하면 불복해야지 왜?

이 같은 의혹 제기와 관련 <시사오늘>은 크라운제과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회사 측의 철저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본지 기자는 아직까지도 크라운제과의 사과문은 책임회피성 발언이 만무한 글처럼 보인다. 자사 제품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검찰 발표가 왜곡됐다며 되레 억울함을 강조하는 격이 돼버린 것이다. 

크라운제과가 해당 제품에 대해 떳떳하다면 전량 단종조치를 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검찰 수사결과에 불복하고 기소된 임직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힘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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