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별들의 전쟁'…그들만의 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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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별들의 전쟁'…그들만의 서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0.1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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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비하' 쪽지 문제, 육사 서열로 간단 정리?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호통 친 한기호, 배 아파서?
국방위, 숨은 실세는 새정치연합 백군기 의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왼쪽부터)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황진하) 소속 새누리당 황진하, 김성찬, 한기호, 송영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 ⓒ 뉴시스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황진하)에는 '5개의 별'이 있다. 새누리당 황진하·김성찬·송영근·한기호 의원,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은 모두 군 출신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원들 간에 초선, 재선을 따져 서열을 논하듯, 이들에게는 '그들만의 서열'이 존재한다.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한 국방위원은 "군 출신 국회의원들은 군에 몸 담았을 당시 달았던 별의 개수와 사관학교 기수를 따져 서열을 정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 송 의원, 한 의원은 별 3개(육군 중장)로 전역했고, 김 의원과 백 의원은 별 4개(해군 대장, 육군 대장)를 달고 전역했다.

알고 보면 더 흥미롭다. 이른바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별들의 전쟁', 3가지 숨은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EP1- 야당 '비하' 쪽지 문제, 육사 서열로 간단 정리?

8일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는 전날(7일) 새누리당 정미경, 송영근 의원의 야당 '비하' 쪽지 문제로 시작도 하기 전부터 시끄러웠다.

새정치연합 측 국방위원들은 일제히 정 의원과 송 의원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며, 이를 행하지 않으면 국감에 응하지 않겠다고 내세웠다.

이에 정 의원은 "사적인 대화가 언론에 공개됨으로써 해당 의원께서 유감을 표시한 것은 맞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며 즉각 사과의사를 표명했지만, 송 의원은 "악질적 의도가 있다면 사과해야 하지만, 공개적 의도적으로 한 게 아니다"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황진하 위원장(새누리당)은 정회를 선언하고 여야 간사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본지와 만난 한 국방위원에 따르면 황 위원장이 송영근 의원을 뒤편 휴게실로 조용히 불러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윽고 휴게실에서 나온 송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야당 측 위원들에게 개인적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게 한 것에 대해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황 위원장은 육사 25기고, 송 의원은 육사 27기다. 사과를 완고하게 거부했던 송 의원이 마음을 돌린 이유는 육사 선배 황 위원장의 따끔한 질책이 아니었을까.

EP2-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호통 친 한기호, 배 아파서?

7일 국방위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호통이 눈길을 끌었다.

한 의원은 직접 준비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자료와 지구본을 들이대며 이날 증인으로 나온 한민구 국방장관을 호되게 질책했다.

한 의원은 "국방장관이 사드에 대해서 뜨뜻미지근한 대답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왜 중국을 신경 쓰십니까. 지금 국방장관은 북한이 사드를 반대하는 주장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국방장관은 북한을 겁내십니까"라며 "(사드에 대해서)찬성이냐 반대냐 묻잖습니까"라고 한 국방장관에게 호통 쳤다.

역대 국감에서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호통을 치는 장면은 많이 연출돼왔지만, 이날 한 의원은 황진하 위원장이 직접 둘을 중재하기 위해 나설 정도로 그 수위가 높았다.

이와 관련, 야당 측 국방위원의 한 관계자는 9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한기호 의원은 예전부터 국방장관 자리에 앉고 싶어 했던 사람"이라며 "한민구 장관이 그 자리에 있는 게 불만스러웠던 한 의원이 작심하고 호통을 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과 한 의원은 육사 31기 동기다.

한 장관은 별 4개(육군 대장)를 달고 제40대 육군 참모총장, 제36대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거쳐 국방부 장관에 올랐고, 한 의원은 별 3개(육군 중장)로 전역해 재선(제18대·제19대) 국회의원이 됐다.

EP3- 국방위, 숨은 실세는 새정치연합 백군기 의원?

국방위 '별들의 전쟁'에서 '끝판왕'은 과연 누구일까.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한 국방위원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새정치연합 백군기 의원이다.

육사 29기 출신인 백 의원은 별 4개(육군 대장)로 전역해 새정치연합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의원이 된 초선 의원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서열만 따지면 백 의원은 국방위 별들 중 막내 급이다.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은 3선 지역구(경기 파주을) 의원이고, 한기호 의원은 재선 지역구(강원 철원) 의원, 김성찬 의원도 초선이지만 국방위 여당 측 간사이자 지역구(경남 진해) 의원이다. 송영근 의원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서열'로 따지면 그들은 모두 백 의원의 밑에 있다.

황진하·한기호·송영근 의원은 별 3개(육군 중장)로 군 생활을 마무리 했다. 김성찬 의원은 백 의원과 마찬가지로 별 4개로 전역했지만 해군 출신이다.

앞서 본지와 만난 한 국방위원은 "군 출신 의원들은 서열을 별 개수로 따진다. 백군기 의원은 별 4개다. 국방위 국감 분위기를 보면 백 의원을 나설 때는 누구도 감히 태클을 걸지 않는다"며 "김성찬 의원이 백 의원과 같은 급이지만 해군 사관학교를 나왔다. 육사 출신들은 해사 출신을 잘 안 쳐준다"고 말했다.

그는 "백 의원이 다른 군 출신 의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거칠 것 없다"며 "황진하 의원이나 송영근 의원 정도를 제외하면 백 의원이 나이도 많다. 사석에서 백 의원이 '성찬아, 성찬아'하고 이름을 부르는 걸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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