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새정치민주연합, 유훈정당을 넘어서 국민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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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새정치민주연합, 유훈정당을 넘어서 국민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4.10.17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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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민주화 단계에서 국민은 강력한 야당과 투사적인 정치인 그리고 정치행위를 선호하였다. 비록 드러내고 이들을 지지하지 못한 사람도 남몰래 숨어서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어떤 이는 한 밤중에 야당 정치인의 집 담장 너머로 현금 보자기를 던지기도 했고, 조선 동아 광고사태가 났을 때에는 많은 국민들이 백지 광고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신원이 확인되면 평생직장을 잃을 수 있는 군인과 공무원도 있었다.  

이 시기 정당과 정치인은 투쟁성이 곧 경쟁력이었다.  대안 정당과 차기 지도자로서의 준비된 자질보다도 군부 정권에 맞설 수 있는 용기가 정당과 정치인의 덕목인 시대였다. 경쟁보다는 투쟁이 야당의 존재 이유가 되었던 암울한 시기였다. 권력구조에서 분권이 경쟁보다는 견제로 인식된 시대였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민주화 투쟁의 상징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태양계의 중심에 선 항성으로서 많은 행성을 만들어 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극적인 죽음으로 작은 항성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노무현 정신을 추종하는 새로운 행성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주류가 되었다.  노무현 정신은 이들 주류세력들에게 유훈이 되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유훈정당이 되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신에서 정통성을 추구하다보니 새정치민주연합은 미래형 정당보다는 과거형 정당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특히 5년 단임제 대통령 투표에서는 회고적 투표보다 전망적 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과거형 정당의 집권 가능성은 현격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창조적 파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이다.   대안정당이 되기 위한 창조적 파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유훈정치의 극단적 사례는 북한의 유훈통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죽고 3년 상을 이유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내세워 통치하였고, 2011년 김정일이 죽은 다음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이 제 2차 유훈통치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은 유훈통치를 연상 시키는 김일성 김정일 뱃지를 가슴에 달았다.  통치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의 흉내까지 유훈통치에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유훈통치는 권력 사유화의 대표적 상징이며 미래비전보다는 과거 권위에 기반 한 비민주적 정치이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유사 유훈정치를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일부에서는 중국이 덩샤오핑의 유훈정치를 통해 G2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유훈통치라기 보다는 공산주의에 시장주의를 접목시킨 이념적 역사적 상징으로서 덩샤오핑을 기념하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뒤를 이은 3세대 장쩌민, 4세대 후진타오 그리고 5세대 시진핑의 집권은 권위주의적 유훈통치에 기반 한 북한의 김정일 김정은 정권과 차별화해서 평가해야 할 것이다.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40% 대 후반의 지지를 받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10%대로 추락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지율이 더 이상 하락할 경우 분당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분당은 최악의 선택이다.  분당보다는 주도세력의 교체와 정당문화의 쇄신을 통해 유훈정당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3 주기도 지나지 않았는가?   국민은 군을 필요로 하지만 군이 정치의 중심에 서는 것을 원치 않는 것처럼, 유권자들은 투사적인 정치인을 필요로 하지만 투사적인 정치인이 정당을 주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민주화를 통해서 군사 정치문화가 문민 정치문화로 바뀌었듯이, 정치 선진화를 통해서 투사적인 정치문화가 법과 상식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정치문화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가을 정기 국회가 끝나면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치권은 크게 변화의 계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력구조를 포함한 개헌논의가 확산 될 것이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2016년 4월 제 20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현역 의원들은 다양한 변수에 대처하기위해 보좌관과 대부분의 비서진들을 자신의 선거구에 내려 보내 지역 민심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20대 총선을 향한 물밑 경쟁이 이미 시작된 분위기이다.   아무튼 2015년 초, 새로운 전기를 맡게 될 한국정치는 추락하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위기이자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이 때를 맞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진영정당에서 경쟁력이 있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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