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나은, “연예인보다 배우가 될래요”
고나은, “연예인보다 배우가 될래요”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5.1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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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파파야’ 해체, 어린나이에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싫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자신이 모르는 면면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지난 2월 막을 내린 MBC 드라마 ‘보석비빔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고나은(28). 임성한 작가로부터 주인공으로 발탁돼 ‘궁비취’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는 평가속에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다만 극중 ‘비취’가 제 성격과는 전혀 달라 조금은 어색했어요. 실제 발랄하고, 쾌활한 성격이거든요.”
 
신인이 임 작가의 작품에 그것도 주인공으로 발탁된다는 것은 파격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의 연기를 보면서 신인 연기자에서 볼 수 없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최근 고나은은 2000년에 결성된 여성 5인조 그룹 ‘파파야’의 멤버였다는 사실도 전해지면서 세간에 이목을 끌었다. 그는 10여년의 연예계 생활을 해오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연기에 그대로 묻어나오는 듯하다며 걸그룹 때의 의미를 부여했다.
 
신인이지만 신인이 아닌(?) 고나은. 지난 11일 오후 청담동 소재 모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격식을 차리는 여느 연예인과는 다르게 편안한 복장에서 볼 수 있듯 첫 인상부터 친숙함이 느껴졌다.
 

▲ 배우 고나은은 보석비빔밥을 통해 무명생활에서 탈피하게 됐다 © 시사오늘 권희정

- 인기리에 방영된 ‘보석비빔밥’으로 무명 생활을 탈피하게 됐는데요. 주위 사람들이 알아봐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요.
“주로 어머님들이 많이 좋아하는데요.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알아보세요.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식당에서 밥을 편하게 못 먹는 것. 이 정도 밖에는 그렇게 불편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 어떻게 보면 연기자로서 신인에 가까운데요. ‘보석비빔밥’의 주인공 발탁은 파격적입니다. 주인공을 맡게 된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2007년도 ‘아현동 마님’이라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처음 임 작가와 인연을 맺게 됐어요. 그 작품에서 조연이였지만 나름 열심히 했고, 굉장히 재미있게 잘 했어요. 그 작품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작품이 끝나고 임 작가가 ‘보석비빔밥이란 작품이 있는데 같이 해 보자’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이후 임 작가와 감독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흔쾌히 결정하게 됐어요.”
 
- ‘보석비빔밥’에서 맡은 ‘궁비취’를 평가한다면…
“혹자는 맏딸인 궁비취가 인간 냄새가 없고,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까?’하고 의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비취가 한 행동들이 이해가 가요. 궁비취라는 사람이 처한 모든 상황들이 궁비취 자신을 그렇게 밖에 만들 수 없게 하는 것 같아요.
 
‘과연 저런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도 내가 궁비취라면 궁비취 만큼 할 것 같아요. 철없는 엄마(극중 피해자), 아빠(극중 궁상식) 때문에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동생들을 보살펴야 되고, 또 자신의 생계도 해야 되고, 그러나 사랑은 하고 싶은 궁비취. 막상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났는데 일단 자신의 처해있는 상황 때문에 그 사람(극중 서영국)과의 제대로 된 사랑도 못하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공감이 갔어요.”
 
“인기를 빨리 얻으면 그만큼 빨리 떨어지는 것 같아요”
 
- 혹시 ‘궁비취’외에 다른 배역 중 탐나는 역할은 없었는지요.
“아니요, 없었어요. 내가 한 역할이 마음에 들었어요.”
 
- 고나은 씨를 보고 주위에선 ‘예쁜 배우’보다는 ‘지적인 배우’라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웃음) 이 질문을 보고 과연 누가 평가를 내렸는지 의아했어요. 생각하기에는 ‘궁비취’가 똑 부러지는 성격에 주관이 강한 캐릭터여서 사람들이 이렇게 보는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요. ‘예쁘다’는 평과 ‘지적’이라는 평 둘 다 들으면 좋죠.
 
여자로서 보면 ‘예쁘다’는 평이 좋고, 배우로서 보면 ‘지적’이란 평이 좋은 거죠. 일반적으로 예쁘다는 평가를 받는 연예인들이 빨리 인기를 얻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 매력이 얼마만큼 많이 부각 되느냐에 따라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요.
 
연예인은 자신이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 매력을 충분히 발휘 못하거나 대중의 눈에 맞지 않을 때. 이때는 시선을 못 받죠. 예쁘고 안 예쁘고를 떠나서 대중들을 이끄는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예쁘면 좋죠. 예쁜 사람한테 처음 눈이 가잖아요. 그러나 그 시선을 얼마만큼 갖고 있을 수 있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 1982년생이신데 조금 늦게 인기를 얻은 건 아닌가요. 젊은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는지요.
“늦게 뜬 건가요?(웃음) 어렸을 때는 걱정이 많았었어요. 무언가 조급하잖아요. 보여지는 무엇을 이뤄내야 되는데, 또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등의 걱정들이요. 그러나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꼭 빨리 이뤄서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천천히 가더라도 언젠가는 올라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으면 되는 거죠. 주위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빨리 올라간 만큼 빨리 내려오게 되는 것 같아요.”

- ‘궁비취’의 캐릭터가 각인돼 있습니다. 연기 변신 생각은 있는지요.
“그럼요. 보석비빔밥이 인기가 많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궁비취’로만 기억하는데요.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아요. 20대 여대생처럼 발랄하고, 쾌활해요. 그러다 성격과 상반된 새로운 캐릭터를 했는데 다행이 좋게 보여지고 잘 어울린다고 평가해줘서 고맙죠. 어떻게 보면 한 가지 캐릭터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아직까지 못 보여준 모습이 많기 때문에 욕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 변신을 해보고 싶어요.”

- 여배우로서 누구나 정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꿈을 안 꾼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물론 정상이 되면 좋죠. 그러나 화려한 정상보다는 연기를 잘해서 주목을 받고 싶어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조금 부담스러워요. 이 또한 대가도 따르겠죠. 대가라고 하면 사생활이 많이 없어지는 것?”

- 다시 가수를 할 생각은 있는지요.
“가수는 어렸을 때 제의가 들어와 활동했던 것이지, 전부터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당시 어린 마음에 호기심으로 했던 것인데 그룹 ‘파파야’가 사람들한테 알려지면서 처음 가수로 데뷔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 연예계에서는 걸 그룹으로 활동하다 연기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자연스러운 것이고 좋게 생각해요. 가수, 특히 그룹은 연예계 수명이 짧아요. 그러면 가수 직업을 평생 못하잖아요. 빨리 자기가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찾아야겠죠. 예술적인 면에서 연기자와 가수는 같은 분야잖아요. 다만 놀라운 건 요즘 연예계를 보면 빨리 크고 빨리 지고, 배우고 깨닫는 것도 빠르고, 여기에 비해 포기하는 것도 빨라요. 좀 안타깝죠."

- 지난해 MBC 여자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는데요. 예상은 했습니까.
“마지막 날까지 모르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사무실에서는 수상한다는 얘기를 들었데요. 저한테는 말해주지 않더라고요. 작년 예능 프로그램 MC로 활동하고 있었을 때 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적은 있었지만, 연기대상 시상식에는 처음 참석하게 됐죠. 단지 참석하는 것만으로 좋아서 촬영하다 말고 갔죠. 누가 ‘원래 여기 오면 (상을) 다주는 거라고’ 얘기는 들었는데. 정말 상을 받을수 있을지는 상상도 못했어요.”
 
▲고나은은 걸그룹들의 연기자 변신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 연기자로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예전 인터뷰를 할 때에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나 지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이미지를 담고 싶은 이미연 씨를 꼽았어요. 이제는 담고 싶은 배우들이 많아졌어요. 누군가를 닮고 싶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나를 닮고 싶게 만들게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롤모델이 없어요. 왜냐하면 롤모델로 삼으면 그 사람을 쫓아가는 것 밖에 안 되잖아요. 나와 그 사람은 엄연히 다른 사람이잖아요. 나 나름대로의 다른 장점이 있지 않을까요?”
 
- 연기 외에 관심분야가 있나요.
“운동 좋아해요. 스노우 보드, 웨이크 보드, 얼마 전에 관전하고 왔는데 축구 좋아해요. 또 수영, 자전거, 헬스, 등산도 좋아해요.”

- 고나은은 가명인데요. 이 이름을 갖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본명은 강세정이에요. 예전 가수로 활동할 당시 강세정으로 활동했었어요.
그러나 그 시절에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을 하려고 할 때 전 직업이 가수였다는 것이 마이너스로 작용했어요. 이미지가 아이돌이다 보니 발랄하고 깜찍한 느낌인데 연기자로서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죠.”
 
-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황정민 씨와 한 번쯤은 같이 연기하고 싶어요. 황정민 씨와는 우연히 만난 적이 있어요. 같은 미용실에 다녔었는데 촬영을 나가기 전 비가 와서 미용실 앞에 서 있었어요. 그때 황정민 씨가 나와서 우산을 씌워주면서 차까지 안내해 줬었죠. 인상 깊었어요.”

- 28살. 한창 연애하고 싶은 나이인데요.
"연애 하고 싶죠. 그러나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연애를 하고는 싶은데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워요. 또 사람을 만날 기회도 있지만, 만나도 내가 하고 있는 직업에 대해서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해요.”
 
- 앞으로의 계획이나 차기 구상하는 작품은 무엇입니까.
“지금 드라마를 찍고 있어요. 그러나 올해에는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 흔히들 영화배우는 방송출연을 하지 않던데...
“아무래도 시스템의 차이인 것 같아요.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천천히 진행이 돼요. 예를 들면 영화는 한 장면을 가지고 1주일 촬영한다고 하면 드라마는 3~4시간 만에 촬영해야 되니까 드라마는 배우로서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적죠.”

- 영화와 드라마 중 어느 것이 본인에게 맞습니까.
“중국영화는 촬영해 봤지만, 아직 한국영화는 촬영하지 못해 봤어요. 만약 중국영화와 한국영화와 시스템이 같다면 영화 쪽이 맞는 것 같아요.”

“수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졌어요”

- 가수로도 활동했었고, 이후 연기자로 살아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첫 데뷔는 1998년도 고2때였어요. 그때 잡지 모델과 CF, 시트콤에도 출연했어요. 이후 2000년도에 ‘파파야’로 가수 활동을 하게 됐죠.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당시에 인기가 없지는 않았어요.(웃음)

그러다 어느 날 문뜩 일어나 보니 파파야를 해체하게 됐어요. 2002년까지 2년 정도 가수로  활동했었는데 소속사의 문제로 인해 해체가 됐죠. 어린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너무 어린나이에 연예활동을 시작해서 자아가 성립이 안돼 있는 상태여서 휩쓸려 다니다 보니 슬럼프를 겪게 됐죠.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도 싫었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아르바이트를 알 수도 없었고, 보통사람이 누릴 수 있는 걸 못했죠.

사실 활동하면서 공부를 많이 못했어요. 무엇을 해볼까 찾고 있었는데 엄마가 사업차 일본에 계셨어요. 대학을 입학한 뒤 휴학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갔어요. 한국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어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힘들었죠. 일본에서는 너무 편했어요.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했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너무 좋았어요. 일본에서의 생활은 너무 좋았지만, 그래도 학교는 졸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반 동안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2004년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어요.

하지만 막상 한국에 돌아와 무엇을 해야 될지 몰랐어요. 나는 연기를 한다고 시작했는데, 가수를 했는데 그게 뜻대로 잘 안됐어요. 1년 정도 방황을 했었어요.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죠.

2005년쯤 ‘다시 연기를 하자’고 마음먹고,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요. 오디션도 많이 봤죠. 힘들었던 게 그래도 내 자신은 나름 활동을 했던 사람이라 오디션을 봤지만, 다 떨어졌어요. 심한소리도 많이 들었죠. ‘가수 하다가 할 것 없어서 오디션 보러왔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오디션을 보는 사람들은 연예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단지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지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연예인과 배우는 엄연히 틀리다고 생각해요. 연예인들은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하고 그것에 대해 희열을 느끼는데 배우는 본인이 연기를 하면서 본인의 연기에 대한 희열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 뮤지컬 영화 ‘강라메다’를 촬영하러 중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촬영장에서는 저와 매니저, 통역 해주는 조선족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 사람이었어요. 중국어를 못하는데 다행히 실어증에 걸린 역할을 맞게 돼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러나 대사가 없는 게 더 힘들었습니다. 중국 티벳에서 두 달 정도 있었는데 무척 힘들었어요.
 
당시 고생하면서 ‘이것만 이겨내면 한국에 가서 고난과 역경이 와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라고 혼자 이를 악 물었죠.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임 작가를 만나 ‘아현동 마님’을 찍게 됐죠. 이 드라마를 발판삼아 차기 드라마도 하게 되고, CF, MC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인기를 얻은 ‘보석비빔밥’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고나은은 영화배우 황정민과 같이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까지 물론 많이 살았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자신에 대해서 매번 모르는 것들을 많이 알아가고 있어요. 죽을 때 까지 다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고, 좋은 경험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나의 장점들을 많이 뽑아 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작업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소제공/퀸즈파크 청담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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