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뒤바뀐 운명…김무성vs김문수, 미래권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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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뒤바뀐 운명…김무성vs김문수, 미래권력은?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0.30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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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좌장이었던 김무성…현재는 '비박계' 대표로 靑과 '갈등모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 김문수, 친박계와 'Deal' 하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오른)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김문수 위원장 ⓒ 뉴시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최근 새누리당 정치 구도를 보면 이 말이 가장 적합한 듯싶다. 2006년 ‘친박계 좌장’이라 불리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좌장을 맡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현재 비박계 대표주자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고,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이었던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친박계로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0년 김무성 대표를 두고 “친박계 좌장이 없다”고 언급한 이후 김 대표는 친박계와 멀어졌다. 비박계 대표로 자리 잡은 김 대표는 현재 당권까지 장악하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청와대는 그런 김 대표를 불편해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특히 친박계에서 마땅히 내세울 사람이 없어 더욱 그렇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누리당의 협조가 필수다. 당내에서 비박계 김무성 대표의 권력이 강해질수록 정부에 반기를 들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또 당 내부에서 친박계 세력이 약해지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과 무관하지 않다.

내세울 주자 없는 친박계…김문수에게 눈 돌리나?

지난해 10월 재보궐 선거로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화려하게 원내에 입성했다.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 주자로 당권을 잡기위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김 대표에게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집권한지 1년 4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다.

위태로움을 감지한 박근혜 대통령은 논란을 무릅쓰고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장까지 찾았다. 정계에선 김 대표에게 뒤처지는 서 최고위원을 확실하게 밀어주기 위해 전당대회까지 나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박계 김 대표의 승리였다. 박 대통령조차도 김 대표의 승리를 막을 수 없었다.

서 최고위원이 당대표에서 고배를 마신 후 친박계 주자로 내세울 인물이 없어지자 친박계는 보수혁신특별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3선을 포기하고 대권을 준비할 정도의 거물급 인사다.

김 위원장도 이같은 설정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차기 대권을 준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권주자로 떠오르기 위해선 당내 입지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새누리당 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83.97%를 차지한 반면 김문수 위원장은 8.68%를 기록했다. 친박계가 주류였던 새누리당에서 비박계 김문수 위원장은 기를 펴지도 못했던 것.

‘비주류’의 한계를 보인 김 위원장이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면 당내 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듯하다. 친박계가 당권을 잡진 못했지만 그래도 현재 새누리당에서 주류계파다. 김 위원장도 친박계의 힘을 빌린다면 차기 대권주자로 누구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헌' 갈등으로 번진 미래권력…찬성은 ‘비박’vs반대는 ‘친박’?

미래 권력을 두고 묘한 긴장을 보이는 새누리당에서 개헌을 두고 긴장 관계가 수면 위로 올랐다고 보여진다.

우선 비박계 주자 김 대표가 지난 16일 상하이에서 ‘개헌 봇물론’을 내뱉자 정국은 ‘개헌 블랙홀’에 빠졌다. 그 다음날 김 대표는 “대통령께 사과한다”고 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청와대는 그런 김 대표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개헌 문제는 가급적 삼가 달라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거슬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1일 김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자 청와대는 “개헌 발언이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개헌으로 떠들석한 와중에 김태호 최고위원이 사퇴 선언을 하면서 “개헌은 꼭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시기를 고려해야 하지만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개헌 전도사’라 부를 만큼 개헌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언급해왔다. 즉 비박계 의원들은 모두 개헌을 찬성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개헌 언급에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이 있은 후 “가급적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를 언론인에게도, 당에게도 당부한다”며 누차 말했다.

또 29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개헌 언급을 꺼내자 이 원내대표는 “우 대표 그건 좀 그만, 오늘은 그만 합시다”라며 “(개헌 언급을)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수습했다. 공식 자리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서청원 최고위원도 누차 개헌 논의는 미루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김문수 위원장까지 나서 개헌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뉴코리아 강연에서 "요즘 국회에 개헌 논의가 많다"며 "헌법에 문제가 있다하고 대통령제는 안 된다고 하는데, 뭐 어쩌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차기 대권을 시사하는 발언에서 '한강의 기적'을 언급한 것도 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헌정 역사와 한강의 기적을 이제 대동강의 기적, 압록강의 기적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내 삶을 거기에 바치겠다"고 언급했다.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개발 정책을 일컫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최일선에서 비판했던 시민운동가 출신인 김 위원장이 한강의 기적을 언급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지난 17대 총선에서 차명진 전 의원, 임해규 전 의원, 안병도 부천오정 전 당협위원장 등 김문수 위원장의 보좌진이었던 측근들이 원내에 대거 입성하면서 '김문수 사단'을 만들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김문수 사단'이라고 불릴 의원이 원내에 없다. 때문에 차기 대권을 잡기 위해선 당내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도 친박계 인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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