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권력구조 헌법개정, 별거정부보다는 동거정부가 낫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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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권력구조 헌법개정, 별거정부보다는 동거정부가 낫지 않습니까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4.10.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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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북경 개헌발언이후 청와대의 의지와 관계없이 개헌 찬반 논쟁이 확산되는 추세다.  

새누리당의 경우,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의 경고성 논평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잠정적으로 개헌논의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를 계기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남북 분단 현실과 관련 김 대표가 언급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였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본인은 개헌론자이지만 대통령의 동의 없이 개헌추진이 어렵다며 임기 말 대통령의 동의를 얻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 당내 대표적 개헌론자인 이재오 의원은 정부가 개헌 발의를 안 한다면 국회가 할 수 밖에 없고, 정권 2년차인 지금이 개헌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가 실종된 식물국회와 이분법적인 갈등구조에 기반 한 극단적인 여야 대결구도가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기인한다고 규정하고, 분권적 대통령제로의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나아가 개헌 시기도 금년 말까지 개헌 특위를 가동시켜 내년에 개헌을 본격 추진하여 20대 총선 이전에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대표인 우윤근 의원 역시 18대 국회에서 같은 당 이낙연 의원과 손잡고 현 해양수산부 장관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과 축을 이루어서 적극적으로 개헌을 추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대체로 개헌 찬성파로 이루어져 있고, 정기국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가 북경 발언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권력구조를 바꿀 경우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이야기했는데, 일반국민 뿐만 아니라 정치인은 물론 일부 정치학자들에게까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다소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제까지 이원집정부제하면 대통령이 주도하는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를 중심으로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원집정부제는 3가지 형태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프랑스식으로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통령 중심 이원집정부제, 수상제라고 불리는 독일처럼 수상 혹은 총리가 주도하는 총리 중심 이원집정부제 그리고 의회 의석수 분포에 따라 국정 주도권이 결정되는 가변적 이원집정부제가 그것이다.  

물론 대통령 중심이건 총리 중심이건 이원집정부제는 기본적으로 의회 의석수 분포에 따라 국정 운영 형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헌법상의 규범을 중심으로 보면, 프랑스, 루마니아, 폴란드 등은 대통령 중심 이원집정부제라 할 수 있고,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스, 아일랜드 등은 총리 중심 이원집정부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정치에서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을 추진한다고 한다면, 1948년 정부 수립 후 정치적 경험과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대통령 중심 이원집정부제가 바람직하고, 그 명칭도 이원집정부제보다는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하는 것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제에 익숙한 일반 국민들은 내각제보다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고, 이원집정부제는 내각제의 변형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반해,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제의 변형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분권형 대통령제의 기본은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통령과 의회라는 두 개의 국민적 정통성을 갖는 기구가 권력을 공유하고 책임을 함께 진다는 것이다.  

대통령제 하에서는 정책 결과에 대해서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다보니, 야당은 강력한 투쟁으로 여당의 실패를 도모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결국 정치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조성해 온 측면이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반대할 때 정계나 학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동거정부의 출현이다. 분권형 대통령제의 동거정부란,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수 이하의 의석수를 점하는 경우이다. 

대통령제의 분점정부 상황으로, 대통령과 총리가 각각 다른 정당에서 선출되는 경우다. 대선에서 승리한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상황으로 대통령제 하에서 말하는 소위 ‘여소야대’의 정국을 말한다.  그러나 대통령제 하 여야의 극단적인 갈등 상황에서 여소야대의 정국이 되면 한국정치는 별거정부의 수준이었다. 

여야대표가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나는 것까지도 정치적 의제가 되어 조율되는 식물국회 상황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분권형 대통령제의 동거정부 상황에서는 최소한 양 당이 함께 국무회의에 참석함으로써 정치실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제하 별거정부보다는 분권형 대통령제하 동거정부가 문제 해결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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