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은 돈먹는 하마?…이통사 돈벌이 수단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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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은 돈먹는 하마?…이통사 돈벌이 수단 전락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11.05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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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위기 상황마다 세대 교체…기간 짧아진 반면 ARPU 계속 올라 10만 원대 눈 앞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5G 통신은 돈먹는 기계?'

지난 달 삼성전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부대행사인 '월드IT쇼(WIS) 2014'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처음으로 시연했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는 10월 30일 정보통신기술(ICT) 23개 중점기술로 5G 이동통신을 포함했다. 미래부를 비롯한 ITU는 오는 2020년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 세계 최초로 달리는 차량에서 5G 이동통신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뉴시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과 단말기 제조사들은 기술개발이라는 미명을 덮어쓰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데 혈안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비용은 모조리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왔다. 세대가 교체될 때마다 통신비는 급격하게 인상됐고, 그 시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동통신 시장 폭발적 확대
1G →2G 12년 걸려

1G 통신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1986년 이동전화 이용료는 기본료 월 2만7000원, 8초당 20원, 월 1만 원의 유지보수료 등 비용이 들었다. 한달 1시간 정도 통화 한다면 월 4만6000원가량 내야 했다.

1990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이동전화 보급이 본격화 됨에 따라 국번 구분을 없애고 통신요금도 3분당 450원의 전국단일요금제로 통일했다. 이 때는 비싼 비용 때문에 사실상 부의 상징으로 대변돼 이용료가 서민 가계와 관계가 없었다. 

▲ 이동통신 시장은 2G 당시 10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뉴시스

이동전화가 활성화된 것은 1996년 2G 기술 상용화 이후다. 1G가 국내 도입된 지 12년 만의 일이다.

정보 처리 방법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 PCS(개인휴대통신서비스)가 등장했다. 비용이 낮아지자 이동통신 시장은 부흥기를 맞이한다. 당시 한국통신(현 KT) PCS 요금은 10초당 17원, 월 기본료는 1만 6500원이었다.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도 제한 없이 지급돼 약정 없이 10만 원대에 살 수 있었다. 1997년 500만 명을 돌파한 2G 가입자는 1998년 1000만 명, 1999년 2000만 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00년 정부의 보조금 금지 발표와 함께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된다. 가입자는 2002년에야 3000만 명을 넘어섰고, 2006년 4000만 명, 2010년 5000만 명을 넘는다. 설상가상 2002년 이후 가입자당 음성통화량도 정체되면서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정체되기 시작한다.

ARPU는 조금씩 상승했지만 2004년부터 2006년까지 SK텔레콤은 4만3000원 대, KT 3만9000원 대, LG텔레콤 3만6000원 대를 유지했다. 이 수치도 음성통화 비중이 점차 낮아져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이때 KT가 먼저 SHOW 브랜드를 론칭하며 3G 이동통신에 불을 지폈다. 론칭 한 달 1.5%에(2007년 4월) 불과하던 3G 이용자는 급격히 늘어나 2008년 3분기 말 전체 가입자의 33%를 차지했다. 2G에서 3G 전환까지는 9년이 걸렸다.

KT는 3G 선점에 나선 결과 2008년 3분기 가장 먼저 이용자 비중이 50%를 넘었다. 3G는 2G와 달리 무선데이터라는 새로운 이익 창구가 있었다. 이들이 사용하는 무선데이터 이용금액은 평균 8967원, 2G 이용자들(4618원)의 2배 가까운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집계됐다. ARPU 역시 3G의 경우 3만5775원, 2G는 2만7031원으로 3G 이용자가 32.3% 더 높았다.

이런 현상은 2009년 말 아이폰3GS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으로 이어졌다.

손 안의 컴퓨터? 모바일 데이터 시장 점화
2G → 3G 9년만에 전환

2010년 스마트폰 시장은 SKT와 KT로 양분돼 7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51.5%)이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5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했고, 32.8%는 3만5000원~4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부문 ARPU는 5만~5만5000원으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라인업이 없었던 LG유플러스의 ARPU가 연간기준 2만6796원에 불과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 2009년 말 국내 첫 도입된 아이폰3GS는 무선 데이터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사진은 아이폰5) ⓒ뉴시스

하지만 늘어나는 데이터량은 이동통신사들의 골칫덩이였다. 방송통신위원화가 2010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그 해 10월 이동통신사의 무선데이터 사용량(2.5PB)은 스마트폰 초기인 같은해 1월(456TB)에 비해 5배 늘어났다.

이통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2010년 6조5000억 원, 2011년 7조3000억 원 등 설비투자 비용을 늘렸다. 한 통신사 임원은 "이대로 가다간 진짜 끝난다"며 어닝쇼크에 대한 위기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SK텔레콤은 2011년 4G로 대표되는 LTE 서비스를 출시하며 "LTE요금제에 무제한 없다"고 선언했다. 대신 3GB, 5GB 등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를 신설했다. SKT는 3G 데이터 무제한 이용자가 한달 평균 1.1GB를 사용한 걸 고려해 전송속도가 4배~8배 빠른 LTE는 최소 2GB 이상 사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LTE 62(SKT기준 6만2000원, 데이터 제공량 3GB) 요금제를 주력 상품으로 내걸었다.

속도는 빠른데…소비자, 요금 폭탄 피하려 고가 요금제 선택
3G → 4G 불과 4년

▲ SK텔레콤은 2011년 처음으로 LTE요금제를 공개하며 "요금제에 무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뉴시스

3G에서 LTE로 넘어오는데는 4년밖에 걸이지 않았다. ARPU는 다시 5000원 이상 증가해 6만 원대가 됐다. LTE 가입자 2명 중 1명은 6만2000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2012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KT는 "LTE 가입자는 월 6만2천 원 이상의 고액 요금제를 가입하는 비율이 52%에 달하는 등 평균 매출 자체가 높다"고 말했다.

불과 1년 뒤 이동통신사들은 광대역 LTE-A 라는 서비스를 마치 새로운 것 인양 내놓았다. 덕분에 통신3사 ARPU는 다시 한 번 상승의 기회를 얻는다.

지난달 29일 SK텔레콤 황수철 재무관리실장은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단통법 이후 무제한요금제 가입자 증가율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며 “데이터 이용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고 ARPU 요금제 가입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무제한 요금제는 최저 8만 원(75요금제+안심옵션)부터 시작하는 높은 금액의 요금제다. 그럼에도 9월말 기준 SKT 이용자 240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LTE 이용자 7명 중 1명 꼴이다.

국내 통신비는 OECD 가입국중 최고 수준이 된지 오래다. 최선규 명지대학교 교수는 통신방송 3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OECD국가중 통신비 지출액 3위, 이동통신비 지출액 1위, 통신비 지출비중 1위로 가계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높아만가는 통신료 부담

실제로도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소득 하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통신비는 월 평균 15만9750원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의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서 ‘통신’항목만 떼어보면 1990년은 월 평균 1만3000원이면 충분했다. 통신비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역시 1997년 이동전화 이용자 폭증 시기다. 1996년 3만 원을 넘은 통신비는 1997년 3만8000원이 됐다. 보조금을 무제한 뿌려대던 1999년에는 5만8000원이 통신비로 지출됐다. 이후 2002년까지 매년 2만 원 씩 지출이 늘었다.

2003년 12만5530원 지출되던 비용은 2004~2009년 사이 13만1000원~13만4000원 대를 오르내렸다. 그러다 스마트폰 시대로 본격 접어든 2010년 통신비는 급격히 늘어 13만8646원을 기록한 뒤 2011년 14만2909원, 2012년 15만2359원, 2013년 15만2792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추세대로라면 5G가 활성화될 2020년 주력 상품은 기본료 10만 원대 상품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당연히 가계 통신비 부담도 늘어 월 평균 18만 원 이상 지불해야 할 듯하다.

이해관 통신공공성시민포럼 대표는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아시아권 평균보다 항상 두배, 세배 돈을 잘 벌고 있다”며 “진지하게 요금을 내리는 방향으로 사회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상당수 이용자가 데이터 등 특정부문 이용료 때문에 의도치 않게 높은 이용료를 내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요금제 개편을 통해 필요 이상의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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