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안전 구멍 '뻥'…'쉬쉬'말고 '보완' 약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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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안전 구멍 '뻥'…'쉬쉬'말고 '보완' 약속해야
  • 방글 기자
  • 승인 2014.11.05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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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개장 한달 안 돼 안전논란 5건…문제없다식 대응도 문제
중견업체, 부실 정황 포착 후 자진철거 사례 본보기 삼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임시 개장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제2롯데월드에서 계속해서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뉴시스

그날 밤 우리 도시에서 땅이 내려앉았다. 한밤중에 병원에서 야근하던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이 우르릉 하는 소리를 들었고 인근 주민들도 들었다…영안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그 갑작스러운 구덩이 때문에 사람들은 두려움에 휩싸였다…시 정부에서 구덩이의 직경이 30미터, 깊이가 15미터이며 지하수를 과도하게 뽑아내는 바람에 지질 구조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함몰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화의 장편소설 <제7일> 중 일부다.

구덩이 크기만 다를 뿐,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싱크홀’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소설같은 일이 서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셈.

한동안 시끄럽던 싱크홀이 잠잠한가 했더니 이번에는 건물 자체에서 균열이 발견되고 있다.

바닥에서 균열이 발견됐는가 하면 천장에서는 구조물이 떨어지고, 보에서도 50cm가량의 균열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는 ‘툭’하면 멈춰선단다.

내일 당장 ‘지난 밤 우리 도시에서 땅이 내려앉았다’는 보도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롯데 측은 “디자인 콘셉트다”, “두바늘 꿰맸을 뿐 크게 다치지 않았다”, “콘크리트에서 발생한 균열이 아니라 무관하다”, “비상 정지한 것이다” 등 쉬쉬하기 바쁘다.

개장 한달만에 네 건의 안전 논란이 불거졌다.

더 이상 설명 없는 ‘문제없다’식 대응은 시민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정말 가지 말아야겠다”, “무너지는 것 아니냐” 등의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금강건설이라는 대전지역의 중견건설업체는 콘크리트 압축 강도 시험에서 6번 모두 ‘미달’ 판정을 받았다며 자진철거 결정을 내렸다.

당장은 손해가 불가피하겠지만, 멀리보면 잘한 결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격호의 숙원사업이 그의 꿈이 아닌 서울시민의 꿈으로 거듭나려면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롯데의 배포 있는 결정과 통큰 투자가 필요한 때다.

‘안전상의 문제 없다’가 아닌 ‘정확하게 확인, 보완하겠다’라는 대답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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