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 점심값 받으면 진보, 작은 아이 유치원비 받으면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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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 점심값 받으면 진보, 작은 아이 유치원비 받으면 보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1.07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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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에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무상급식 예산 지원 거절
이춘석, "무상급식은 야당이 해서 삭감하고, 누리과정은 대통령이 해서 편성하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무상급식'과 '누리과정'에 대한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으로 시작된 영남 발(發) 교육복지정책 논란이 여의도 국회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복지정책에 대한 논의가 진영 논리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위)과 전국 시·도 교육감 ⓒ 뉴시스

논란의 시발점은 이렇다. 누리과정을 시행하기 위한 예산은 정부가 각 지방교육청에 교부하도록 돼 있었는데, 정부는 말을 바꿔 해당 사업에 대한 예산 부담을 각 지방교육청이 지게 했다. 국가예산으로 시행하겠다고 한 사업을 지방에 떠넘긴 꼴.

17개 시·도교육청은 이에 맞서 지난달 "내년 누리과정 예산 가운데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진보 교육감들이 누리과정의 예산 배정을 거절한 것이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취학 전 3~5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보육비 지원 사업이다.

이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총대를 멨다. 진보 교육감들의 주력 교육복지정책인 무상급식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나선 것. 홍 지사는 무상급식 예산 817억 원의 편성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무상급식 예산 추가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남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종석 도의원의 "무상급식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광역자치단체는 경기도가 유일한데, 도의회에서 무상급식 조례를 추진하고 있는데 예산을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방식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거절의사를 밝혔다.

영남 발(發) 교육복지정책 논란, 국회로 확산

영남 발(發) 교육복지정책 논란은 경기도를 지나 여의도까지 확산됐다.

청와대, 정부 그리고 새누리당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연구원에서 실무 정책협의회를 열고 진보 교육감들이 누리과정의 전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현재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 교육감이 당연히 편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도록 적극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감 선거를 따로 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접근을 잘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무상급식은 야당이 해서 삭감하고, 누리과정은 대통령이 해서 편성하느냐'며 교육복지정책 논란에 대한 책임이 모두 정부에 있다고 압박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에 떠넘기고 있는데, 이는 공약 포기이자 약속 위반"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파기로 우리 사회가 소모적 논쟁과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복지는 시대정신이자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합의"라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무상급식은 야당과 진보교육감 측이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예산을 삭감하고, 누리과정은 대통령이 시작했기 때문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생각"이라며 "누리과정이든 무상급식이든 다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복지정책에 대한 논의가 진영 논리에 좌우되고 있는 상황.

"큰 아이 점심값 받으면 진보, 작은 아이 유치원비 받으면 보수?"

▲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에 대한 재정확대 요구하는 시민단체 ⓒ 뉴시스

이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7일 YTN<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여당이 한 것이 누리과정이고 야당이 한 것이 무상급식인데, 여야가 교육복지에 대해 훌륭한 일을 한 가지씩 한 것"이라며 "이를 정당간의 정략적인 대결 구도로 가는 게 상당히 안타깝다. 정부가 두 가지 문제 모두 안정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예산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이날 KBS<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큰 아이 점심값 지원 받으면 진보고 작은 아이 유치원 지원받으면 보수라고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중앙정부가 공약한 것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서 공약한 것은 지방정부에서 재원을 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방송에서 목진휴 국민대 교수도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싸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며 "야권에서는 무상급식은 이미 합의했던 사항이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6일 긴급 총회를 열고 2~3개월분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협의회는 "누리과정 예산은 국고나 국채 발행을 통해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길 촉구한다"며 "2015년 예산심의에 착수한 국회는 정부예산 심의과정에서 누리과정을 포함한 교육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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