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당대회 나서야 하는 이유…친노프레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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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당대회 나서야 하는 이유…친노프레임 극복?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1.19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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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광' 밖으로 나와야 '정치인 문재인'이 산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내년 2월 8일(일)로 확정되면서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 문재인 의원이 당권에 도전할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내 비노(非盧)계가 문 의원의 불출마를 강력히 주장하는 가운데, 진정한 '친노(親盧) 해체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문 의원이 전대에 반드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당내 비노계는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영환 의원은 18일 TBS라디오에 나와 "문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친노 패권주의로 흘러 당의 쇄신을 기대할 수 없다"며 "문 의원의 불출마야말로 계파청산"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조경태 의원도 지난 5일 YTN라디오에서 "당의 친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패권화 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내년 전대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분당까지도 갈 수 있다"고 문 의원을 에둘러 압박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대권주자는 차기 대선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당권·대권 분리론을 내세워 문 의원이 전대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속내는 친노 견제와 당권 쟁취에 있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반응을 의식한 탓에서인지, 문재인 의원은 얼마 전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친노 해체선언'을 하고 "계파가 없는 탕평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의원이 전대 대표 경선에 나서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지만 진정한 '친노 해체선언'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노무현 후광' 밖으로 나와야 '정치인 문재인'이 산다

문재인 의원에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존재는 그를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의 위치에 있게 한 '후광'이자, '친노패권세력의 수장'이라는 비판을 듣게 만든 '그늘'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후광'은 희미해지고 '그늘'은 넓어지는 것이 정치의 섭리. '노무현의 문재인'이 아니라 '정치인 문재인'으로 홀로 서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데이터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19일 YTN<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문 의원과 함께 언급된 인물연관어 1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리고 '친노'라는 연관어도 많이 올라와 있다. 문 의원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친노 프레임은 그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벽"이라고 지적했다.

'인품은 참 훌륭하나, 사람 이끄는 재주가 있을지는 미지수'

정치권에서 문 의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이와 같다. 지난달 <시사오늘>과 만난 야권의 한 핵심인사는 문 의원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인품 하나로 후보 자리에까지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도 "리더십은 잘 모르겠다. 밑에 사람을 다루는 일에 아직 서투르다는 후문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 비서실장, 2012년 대선 후보라는 이력을 지니고 있는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지만, 문 의원은 아직 정치력이나 리더십이 검증된 바 없는 '정치 1단' 초선 의원.

그런 의미에서 만약 문 의원이 전대에 출마한다면 당대표직에 오르고 오르지 못하고를 떠나서, 그의 첫 정치적 시험 무대가 된다. '노무현의 문재인'에서 '정치인 문재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 뉴시스

문재인 전당대회 출마, '친노 프레임' 극복의 시발점 될까?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17일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정을 앞세워 자기 존재감을 키우는 것처럼 문재인 의원에게도 당무를 앞세워 정치력을 키울 기회를 줘야 한다"며 "문 의원이 대표 경선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문 의원은 금이야 옥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굴리고 다듬어야 하는 대상"이라며 "당 대표 경선, 나아가 당 대표 직무는 '단련'의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내세웠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지난 13일 한 인터넷 언론사에 기고한 평론에서 "만약 문재인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계파주의 청산'이라는 절박한 과제가 더 강하게 다가올 것이다. 당대표로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문 의원으로서는 계파주의 청산을 위한 근본적인 혁신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당권 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라. 대부분 DJ 때부터 권력을 잡아온 사람들 아닌가"라며 "문재인 의원이 대표에 오른다면 오히려 '친노 프레임' 극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고, 나아가 당이 새롭게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문 의원이 얼마 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대에서 문재인 정치의 장을 기대하라'고 말한 바 있다"며 "전당대회 이후 '노무현의 문재인'이 아니라 '정치인 문재인'만의 색깔이 나올 것이다. 친노라는 말은 자연스레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친노(親盧)가 친문(親文)으로 헤쳐 모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그것이 문 의원의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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