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만 ‘봉’…해도 너무한 글로벌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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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만 ‘봉’…해도 너무한 글로벌 기업들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11.20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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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이케아·스타벅스, 가격·서비스 등 내국인 역차별 ‘심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글로벌 시대가 도래 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해외 외식업체들이 매출액과 인지도 방면에서 만만찮은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가격과 서비스 부분에서 현지를 비롯한 타 국가와 차이를 둬 한국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비싼 가격의 제품이면 무조건 좋다고 인지했던 과거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하는 외국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를 이른바 글로벌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

<시사오늘>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가격 꼼수 마케팅을 면밀히 살펴봤다.

국내·외 제품 가격 차 최대 100만 원?…서비스 이용 조건도 차별 둬

먼저, 국내 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도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외식업체인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내국인 역차별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 스타벅스 내외국인 무료 와이파이 접속 비교 화면 캡쳐 ⓒ온라인커뮤니티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외국인과 달리 국내 소비자들에게만 지나친 개인정보 요구해 비판을 받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무료 와이파이(KT)를 이용하려면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이용 통신사 등의 개인정보를 필수로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외국인 고객을 위한 영어(English)로 된 페이지를 누르면 이름과 이메일, 단 두 가지만 입력해도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국내 소비자가 역차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곧 수많은 매체를 통해 온라인상으로 확산됐고, 논란거리로 회자됐다.

이에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휴대폰 없이 단기로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많기 때문에 이름과 이메일로만 인증을 받는 것”이라며 “고객 편의와 보안 관리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KT와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스타벅스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원가량 인상하면서 가격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월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이 OECD 20개국의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을 PPP 환율로 환산해 비교한 결과, 한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4.85달러로 △일본(3.52달러·10위), △프랑스(3.51달러·11위), △독일(3.12달러·14위), △영국(2.67달러·17위)보다 비쌌다.

반면 스타벅스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2.45달러로 한국(4.85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줬다.

당시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고객 성향과 매장 구성이 각기 달라 해외와 커피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가격차는 국가별로 운영비가 차별화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도 역차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논란은 음료를 담는 컵의 크기에서 불거졌다. 미국 맥도날드와 한국 맥도날드의 음료 컵 크기가 각각 달랐던 것.

미국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콜라 등 음료를 담는 컵 사이즈가 사이즈별로 16/21/30온스(약850g)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12/16/22온스 (약 620g)로 분류돼 판매되고 있는 것. 라지 사이즈의 경우 차이는 약 230g에 달한다. 심지어 국내 매장은 음료 리필 서비스도 되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졌지만, 맥도날드 측은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피자헛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상), 맥도날드 나라별 음료컵 크기 비교 이미지(하) ⓒ한국피자헛, 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소비자들이 자주 애용하지 않고 남은 음료를 버린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2009년 6월부터 해당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게다가 최근 엔저 현상이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한국 빅맥 가격이 일본을 넘어섰다. 현재 빅맥 햄버거 1개의 가격은 일본에서는 370엔으로, 지난달 평균 원·엔 환율로 환산하면 3633원으로 한국이 500원가량 비싼 값이다.

맥도날드 애용자인 임모(26)씨는 “나라별 콜라 사이즈에 차이를 두는지 몰랐다”며 “모를 땐 아무렇지 않게 사먹었지만, 알고 보니 우리나라만 차별한다는 게 어이없고 뒤통수 맞은 듯 배신감이 밀려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지난 8월에는 피자헛이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문사이트를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과 한글사이트 이용 고객에게 다른 가격으로 피자를 판매한 것.

예를 들어 한글 홈페이지에서 팬피자를 주문할 경우, 영문 홈페이지에서 주문할 때보다 5000원 더 비쌌다. 한국어 주문 페이지에서 팬 피자인 슈퍼슈프림, 치즈, 페퍼로니 가격이 라지 사이즈 기준 각각 2만3900원, 1만8900원, 1만9900원이지만 영어 주문 페이지에서는 해당 제품들이 1만8900원, 1만3900원, 1만4900원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당시 한국피자헛은 “외국인 고객의 경우 팬 피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국내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아 각각의 선호도에 맞춘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내국인 소비자를 우롱하는 ‘꼼수 마케팅’이라며 비난이 들끓었다.

최근 일본해 표기 세계지도 판매로 한 바탕 곤욕을 치른 이케아도 국내 시장 상륙과 동시에 내국인 역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 이케아가 국내외 소비자 간 가격 차별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케아홈페이지

이케아코리아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제품가가 현지가격과 무려 2배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이다. 한·중·일 동북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 시장 제품이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쇄도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가격차가 최대 100만 원에 이르기도 했다.

베스토부르스 TV장식장의 경우 한국 제품가는 44만90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가는 한화로 37만8000원, 중국에서는 한화 35만80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케아 제품 중 비싼 편에 속하는 299만9000원에 공개된 스톡홀롬 3인용 가죽 소파는 국내 홈페이지에서 제품가 299만9000원으로 공개됐지만, 일본에서 189만 원, 즉 100만 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조립과 배송 등 부가서비스의 기본요금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이케아는 배송 서비스의 기본요금을 2만9000원에 책정한 반면 거리별 차등 요금제를 적용한 중국 이케아의 경우 8700원을 기본요금으로 책정해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외국 기업의 도 넘은 역차별…훗날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것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잘 나가는 해외기업들이 유독 국내 시장에서만 가격을 인상하거나 서비스에 차별을 두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태” “내국인 역차별이 도를 넘어섰다” “외국 기업들의 훤히 보이는 꼼수가 괘씸해 당장이라도 불매운동 하고 싶은 심정”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처럼 해외 기업들의 내국인 역차별 행보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같은 비용을 낸 소비자들에 대해 내·외국인 간 차이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역차별적 태도를 보인 업체는, 결국 현명해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업체 입장에서도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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