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의 말 1번 어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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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기의 말 1번 어뢰
  • 환타임스=김영인 편집인
  • 승인 2010.05.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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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선비가 이용기구를 만드는 것이 병기의 본(本)"

"수레(車)는 병기(兵器)가 아니지만, 수레를 쓰면 짐수레로 이용할 수 있다.  벽돌은 병기가 아니지만, 벽돌을 쓰면 성곽을 갖출 수 있다.  백공(百工)·기예(技藝)·목축(牧畜) 등은 병기가 아니다.  그러나 삼군(三軍)의 전마(戰馬)와 전쟁에 쓰는 기기가 준비되지 않으면 이롭지 못하다…. 치고, 찌르는 기구와 방패를 만드는 것은 병기의 말(末)이다.  재능 있는 선비가 이용기구를 만드는 것이 병기의 본(本)이다." 

조선 때 학자 박제가(朴齊家)는 병론(兵論)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기구 등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면 유사시에 군수물자와 병기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농사를 짓는 수레나 가축이 유사시에는 군사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박제가는 이런 것들은 별도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것을 병기의 본이라고 했다.  무기 따위나 만드는 것은 병기의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제가는 그래서 "지금 취할 계책은 수레를 움직이고, 벽돌을 만들고, 목축을 잘하고, 백공·기예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산업을 장려해 생산을 늘리고 기술을 축적하면 국방문제도 따라서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마디로 경제를 튼튼하게 키우는 것이 국방이라는 주장이었다.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탁월한 견해가 아닐 수 없었다.  현대전을 치르려면 막대한 물자와 전쟁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을 보자.  우리는 배고픈 북한에게 쌀을 보태주고 돈도 보내줬다.  같은 민족을 굶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주다보니 좀 지나쳤다.  퍼주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노무현 정권은 그런데도 "아무리 퍼줘도 남는 장사"라고 했다.  "밥 굶어죽지 않게 같이 좀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게 정부의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도 했다.  그렇게 퍼준 게 8조3805억 원이나 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렇지만 북한은 그 퍼준 돈으로 대포동 놀이를 했다.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다.  고난의 행군을 하는 인민부터 먹여 살리지는 않았다.  경제를 키우지 않았다.  병기의 본이 아닌, 병기의 말만 갖추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지금 전면 전쟁 운운하고 있다.  천암함 침몰 조사 결과가 날조라면서 "전면 전쟁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깨끗이 청산하고 통일대국을 세우는 성전이 될 것"이라며 겁을 주고 있다.  이에 앞서, 노동신문은 "우리의 하늘 땅, 바다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무자비한 불 소나기로 단숨에 격파하려는 것이 우리 군대의 결심"이라고 하기도 했다.

북한은 여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병기의 말만 가지고는 전면 전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병기의 본인 경제도 한층 악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옛말에도, 9년 동안 먹을 양식을 비축하지 못하는 것을 부족이라고 했다.  6년 양식을 비축하지 못하면 급(急)이라고 했다.  1년 양식조차 비축하지 못하면 국가의 존립기반이 없다고 했다. 

북한은 그 1년 양식조차 쉽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존립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면 전쟁이었다. 

그런데, 병기의 말 가운데 하나인 어뢰에 한글로 1번이라고 적혀 있었다는 발표다.  그 어뢰가 같은 민족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더니 우리 민족의 목숨이었다.  그 어뢰야말로 병기의 말 중에서도 최악인 말이었다.  [김영인 편집인]
 
 
 

원본 기사 보기: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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