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 ‘식중독죽’ 버젓이 내놓고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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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죽, ‘식중독죽’ 버젓이 내놓고 나 몰라라?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12.04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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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죽 먹은 아이들 ‘장염’ 판정…위생 점검 언급 뒤 열흘 동안 깜깜 무소식
쇠고기죽 속 정체모를 떡, 알고 보니 쌀가루?…연이은 ‘위생 불량’ 의혹 ‘솔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본죽이 최근 게살죽 식중독균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허술한 위생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본죽의 게살죽을 취식한 아이들이 잇따라 복통을 호소하며 장염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밖에 본죽에서 쇠고기죽을 사먹은 한 소비자 역시 죽을 취식하던 중 재료와 관계없는 떡을 발견하면서 본죽의 허술한 위생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식중독죽’ 이어 ‘쇠고기 떡죽’ 논란

지난 10월,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집 인근에 있는 본죽 매장에서 게살죽을 구매했다. 당시 16개월 된 김 씨의 둘째 아이가 아파 밥 대신 죽을 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게살죽을 3개씩 따로 나눠 포장해 아이에게 먹였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아이가 죽을 먹은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이상한 증세를 보인 것. 구토와 설사를 반복한 것. 김 씨도 아이가 먹다 남은 죽을 취식했으나, 그 역시 복통과 함께 속 울렁거림 증세를 보였다.

김 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게살죽이 복통의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같은 증세가 다음날에도 이어지자 그는 죽의 상태를 의심했다.

죽을 구매한 다음날인 10월 31일, 김 씨의 집에 친구와 그의 아이(46개월)가 놀러왔다. 김 씨는 냉장고에 넣어둔 포장 게살죽 두 개를 꺼내 김 씨와 첫째 아이(46개월)와 둘째 아이, 김 씨의 친구와 그의 아이 등 5명이서 이를 나눠먹었다.

이상한 증상은 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김 씨는 당일 밤 소화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속 울렁거림 증세를 보였고, 그의 아이들은 침대가 젖을 정도로 수차례 구토를 해댔다.

김 씨는 아이들의 구토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인근 소아과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다. 진단 결과 두 아이는 ‘장염’이라는 판정을 받았고, 16개월 된 둘째 아이는 연이은 구토 끝에 탈진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으며 회복을 기다렸다.

 

▲ 본죽에서 판매 중인 게살죽. ⓒ온라인커뮤니티

김 씨는 죽을 섭취한 아이들이 장염 판정을 받자, 게살죽 속 식중독균이 장염 유발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함께 죽을 먹은 김 씨 친구와 그의 아이도 구토와 복통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씨는 지난달 4일께 본죽 측 고객센터에 전화해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측은 해당 지점에 불시 방문해 위생 상태를 점검한 뒤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한 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씨는 피해에 대한 보상 등의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은 본죽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신고 뒤 열흘 째 되는 날인 지난 13일이 되어서야 위생 상태가 괜찮다며 앞으로 두세 차례 추가 점검을 실시하겠다는 미적지근한 대응에 분을 참지 못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장염 때문에 겪어야 했던 극심한 고통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본죽 측에 병원비를 청구했다. 반면 본죽 담당자는 죽 값과 상품권 외에 별다른 보상은 해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식중독 판정이 난 진단서, 즉 죽이 장염을 유발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김 씨는 “제품 때문에 피해를 입은 소비자한테 사과와 피해보상 등 구체적인 조치 대신 증거물을 먼저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처사가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표출했다. 이어 그는 “병원비는 보상해 줄 수 없다면서 죽 값과 상품권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병원비’는 못 줘도 ‘상품권’은 주겠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본죽 관계자는 “당시 소비자가 장염의 원인이 죽에서 비롯됐다는 정확한 증거물을 제출하지 않아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이 사안은 이미 소비자와 협의가 끝난 상태”라고 해명했다.

본죽은 지난달에도 쇠고기죽에서 흰떡처럼 보이는 쌀가루 뭉치가 수차례 발견되면서 ‘허술한 위생관리 논란’이 다시금 불거져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한편, 본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질검사 결과, 주 재료인 멥쌀가루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돼 판매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량 회수조치 된 바 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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