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과 조세평등…"당신의 지갑, 안전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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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과 조세평등…"당신의 지갑, 안전하십니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2.27 11: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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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필담>'죄악세' 집중 겨냥하는 박근혜 정부…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직장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말이 있습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입니다. 다가오는 2015년, 무시무시한 말이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 요금부터 담뱃값까지 줄줄이 인상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2015년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됩니다. 1050원이던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2015년부턴 1300원으로, 250원 오를 예정입니다. 250원이 별 것 아닌 것 같다고요? 대중교통 요금에서 25% 인상된 금액입니다. 250원씩 왕복 2번이면 하루 500원, 1년 365일이면 182,500원입니다. 1년에 교통비로 약 20만원 정도가 더 늘어난 셈이죠.

종량제 쓰레기봉투도 가격이 인상됩니다. 서울시는 20리터 일반 종량제 쓰레기봉투 가격을 363원에서 437원으로 올립니다. 2017년까지 35%인상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하니, 해가 지날수록 종량제 값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 고속도로 통행료, 하수도 사용료, 주민세, 자동차세 등이 오를 전망입니다. 각 가정은 예년보다 늘어난 세금에 지갑 단속을 잘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타격은 뭐니뭐니 해도 ‘담뱃값’이겠죠. 새해엔 어김없이 흡연자들로부터 “담배 끊을꺼야”라는 다짐이 들려옵니다. 이전 같았으면 ‘또 헛소리하네’라고 생각하며 한 귀로 흘릴 말이었지만, 2015년엔 진짜 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일 뒤면 2500원이었던 담뱃값이 거의 배로 뛴 수준인 4500원에 판매될 예정이기 때문이지요.

▲ 2015년 2500원이던 담뱃값이 4500원이 될 예정이다 ⓒ 뉴시스

담뱃값에 붙는 세금을 일컬어 ‘죄악세’라고 합니다. 죄악세(Sin tax)란 사치금지법의 일종으로 술, 담배, 도박, 경마 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것들의 매매를 금지하기 위해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죄악세에 집중 겨냥하고 있습니다. 죄악세에 해당되는 항목들에 대한 세금이 줄줄이 인상됐기 때문입니다.

올해 경마장 입장료는 500원에서 1000원으로, 경륜·경정장은 200원에서 400원으로, 강원랜드 입장료는 3500원에서 6300원으로 올랐습니다. 로또 판매점도 2000곳을 추가 신설이 결정돼 올해 610곳이 생겼습니다.

박근헤 정부가 죄악세에 손을 대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론은 그다지 나빠지지 않고 세금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국민 행복’, ‘중독 예방’을 위한다는 명분도 있습니다. 이번 담뱃값 인상 방침에서도 정부는 “증세가 아닌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담뱃값 인상은 세금을 더 걷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았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8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에 대해 ‘세수 확대 목적이 더 크다’고 39.4%가 답했습니다. ‘국민 건강이 더 크다’는 33.2%, ‘국민건강과 세수 비슷한 비중’은 23.0%, ‘잘 모르겠다’는 4.4%로 뒤를 따랐습니다.

국민들은 담뱃값 인상을 증세라고 봤지만 더 걷는 것에 찬성했습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담뱃값을 더 걷어야 한다’는 질문에 61.7%가 ‘찬성한다’고, 29.4%가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는 62.5%는 비흡연자였습니다.

국민들은 세금을 내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지만, 죄악세는 예외인가 봅니다. 이로서 박근혜 정부는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세금도 더 걷고, 여론도 챙기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논란이 생기지 않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죄악세는 대부분 서민이나 하위계층이 부담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위계층이 세금을 더 낸다는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지난 10월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운영실이 2013년 건강검진 수검자 604만명 중 흡연자 246만명을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25%의 흡연자들은 소득 상위 25%의 흡연자보다 약 653갑의 담배를 더 피웠습니다.

조세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세는 모든 국민에게 부담시켜야 합니다. 그 조세부담은 국민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평등하게 되어야 비로소 사회적 공평의 이념이 달성될 수 있습니다. 능력에 따라 세금을 부담하는 것, 즉 부자는 많이 서민은 적게 세금을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납세자연맹이 지난 11월 발표한 통계자료를 볼까요? 한국납세자연맹은 죄악세 4대 항목인 담뱃세, 주(酒)세, 사행산업(경마나 경륜, 복권 등), 자동차 관련 세금 등으로 거둔 세금(2012년 기준)이 자그마치 55조 20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12년 국세 총수입 203조 원 중 1위를 차지한 부가가치세(55조 7000억원)와 맞먹는 액수입니다. 내년에 담뱃값이 인상되면 죄악세 세수가 3조원 가량 늘어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죄악세가 부가가치세를 꺾고 국세 총수입 1위를 차지할지 두고 봐야겠군요.

한국납세자연맹은 자본소득에 대한 세수는 미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012년 한 해 이자·배당소득세 8조 4000억 원, 재산세 9조 6000억원, 양도소득세 8조 3000억원, 상속증여세 4조 원, 종합부동산세 1조 3000억 원, 부동산임대소득세 1조 2000억 원 등을 모두 합쳐도 32조8000억 원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최근 한국처럼 죄악세 비중으로 높이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세금이 소득재분배 기능을 통해 계층 간 불평등을 해소하기는커녕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차상위계층과 서민복지가 미흡한 상태에서 죄악세 세수증가는 서민의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져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어서 “담배가격의 77%인 고율의 개별소비세를 국세로 신설한 점은 겉으론 국민건강을 내세우지만 실제론 오직 세수확보만을 염두에 둔 전형적 서민증세”라고 비판했습니다.

담뱃값 인상으로 죄악세가 화두로 떠오르자 기획재정부는 진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대한민국을 비롯, 외국에도 ‘죄악세’라는 개념이 없다며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당부입니다.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나요? 다행스럽게도 올라서 기분 좋은 것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입니다. 2015년 최저임금은 7.1% 인상한 5580원입니다. 선진국에 비해서 낮은 금액이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파렴치한 매장이 여전히 있으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로 신고하면 됩니다.

또 내년부터 도시가스요금을 평균 5%(소매요금 기준) 내외 인하할 예정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와 스팟(Spot) 계약 가격 하락 등 원료비 인하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스 요금을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고속버스 요금도 내년엔 5%가량 내릴 전망입니다. 기획재정부는 2015년 4월부터 일반 고속버스도 시외버스, 기차와 마찬가지로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줄 방침입니다. 그러나 정원 좌석수가 적은 우등 고속버스에는 해당이 안 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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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네이드 2015-01-10 00:35:06
왜 이런거올림? 궁금해여

윤성 2014-12-27 18:59:10
담배사재기?
정말 어이없다.
지금 담배살려면 한값도 사기 어렵다.
담배 사재기 단속한다고?
담배 사재기를 막을려면 현재 디자인은 현행그대로 2500원에 팔도록하고,
4500원에 파는것은 디자인을 약간이라도 바꿔서 팔면
담배가게에서 사재기를 안할텐데. 정말 한심스러워
담배가게만 대~~~박!
세액 2조6천억 대~~~박!
흡연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