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문재인 박지원과 野 전당대회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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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문재인 박지원과 野 전당대회 흥행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12.31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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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낡은 인물…강한 기수(旗手)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의 대진표가 짜여졌다.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의 ‘빅2’대결구도에 조경태, 이인영, 박주선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구색은 갖춰졌지만 전대 흥행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전대가 끝나고 나타난다는 일명 ‘컨벤션 효과’도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예측의 배경에는 ‘빅2’라고 불리는 인사들의 면면이 있다.

우선 문재인 의원이다. 현재 야권에서 1,2위를 다투는 지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 냉정하게 분석하면 ‘대권 재수생’이자 초선 의원에 지나지 않는다.

문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안철수 의원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무렵, 야권의 몇몇 인사들이 ‘차기 대권 후보로 문재인은 어떤가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 시작하며 갑작스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단숨에 총선으로 원내에 입성하고 대선에 나가 48%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어내며 선전했다.

그러나 이후엔 사실상 정치적 수난기가 이어졌다. 친노 강경파의 좌장으로 계파갈등의 주범으로 지목받았다. 특별한 정치력이나 강력한 승부수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오히려 친노에게 ‘끌려 다닌다’는 인상과 ‘대권용’이라는 이미지만 남겼다. 정가에선 거대 야당 당수로서의 기대감 보다는, 차기 대권 주자 굳히기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의심이 더 많이 나돌았다. 인지도는 높지만 ‘낡은 패’로의 전락을 늦추지 못하는 상태다.

또 다른 ‘빅2’ 박지원 의원도 기실 전당대회 흥행의 저해요소다. 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박 의원이다. ‘DJ’의 시대를 살았던 그다. 야권 내에서도 ‘언제적 박지원이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나름의 정치력은 정가에서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세대교체 실패의 상징과도 같은 인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의원은 2004년에 SK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1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전력이 있다. 최후진술에서 “관행에 젖어 잘못한 것은 처벌받을 것”이라며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대북 송금 문제, 광주 비하 논란 등 다양한 구설에 얽혀 있다. 그럼에도 다시 당권주자, 그것도 유력한 인물 중 한 사람이라는 점 자체로 현 새정치연합의 인재난과 혁신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물론 두 사람이 경쟁을 벌여도 경선이 흥행할 수도, 이후 새정치연합이 순항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 야당의 낮은 지지율과 분당설이 파다한 정도의 지리멸렬함 속에서 판세를 바꿀 승부수는 되지 못한다.

한국에서 야당이 강력한 모습을 보였을 때는 손에 꼽을 정도긴 하다. 1970년도 박정희 대통령 집권하의 야당 신민당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당시엔 반전이 있었다. 신민당 원내총무를 맡고 있던 44세의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45세의 DJ는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온다. YS는 ‘빈사상태에 빠진 민주주의를 회생시키자’며 대선후보에 출사표를 던졌고, 유진산 당시 당수가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표현했던 이들은 바람을 일으키며 대선 경선을 자신들의 무대로 만든다. 이로 인해 야권의 젊은 인사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시켰고 정치인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며 야권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반드시 나이가 어려야 하는 조건도, 꼭 새로운 인물일 필요까지도 없다. 그러나 지금 야권엔 인지도와 정치력 이외에 또 다른 신선함을 몰아다 줄 기수(旗手)가 부재하다. 이인영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꺼내긴 했으나 힘을 받지 못해 공허하게 흩어지기 직전이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의 흥행이 우려되는 가장 큰 이유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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