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후보 선출, 현장 연설이 승패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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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후보 선출, 현장 연설이 승패 갈랐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07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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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경선 결과⑧>당대표 후보별 연설, 현장 분위기 분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예비경선 후보자들 ⓒ 시사오늘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에 나설 당대표 후보로 박지원·이인영·문재인 의원(기호순)이 7일 열린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선출됐다. 박주선·조경태 의원은 최종 탈락했다.

이번 경선 결과에는 컷오프 현장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경선 후보 5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말재간이 좋은 3인이 당선된 것.

'민주당 부활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박지원 의원은 이날 후보자 연설에서 "표를 세보니 컷오프 통과하려면 세표가 더 필요하더라. 그래서 오늘 아침에 인천을 찾았다. 거기서 정대철 상임고문, 홍영표·박남춘 의원이 나 찍는다고 약속했다. 이 세분은 분명히 박지원 찍을 거다"라는 유머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며 단숨에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기세 좋게 입을 연 박 의원은 이어 자신은 1997년 정권교체와 2002년 정권재창출에 이바지한 '승리의 DNA'를 갖고 있다며 그의 풍부한 정치경험과 연륜을 앞세워 선거인단을 설득했다.

경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본선에 들어오지 않은 박주선 후보와 이미 단일화에 합의했다. 조경태 의원과도 대화를 통해 협력관계에 있었다"며 "문재인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자산이고 미래다. 대통령 후보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전당대회 유권자는 국민이 아니라 당원들"이라고 밝혔다.

'누가 바꿀 수 있겠습니까? 누가 이길 수 있겠습니까?'라는 물음으로 이번 경선에 참여한 문재인 의원은 "누가 대표가 되면, 정권 교체의 희망을 줄 수 있겠나. 국민들이 누구를 우리당의 얼굴로 원하고 있는가. 사즉생의 각오로 나섰다. 나의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쉽게 볼 수 없던 강력한 어조로 경선장을 가득 채웠다.

그의 경선 통과는 이미 확실시된 결과였음에도 불구하고, 문 의원의 이 같은 '포효'에 좌석 여기저기서 "옳소", "화이팅"이라는 함성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문 의원은 경선이 끝난 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컷오프를 통과해서 기쁘다. 이제 출발이니까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 강점은 일반 국민들 민심에서 앞선다는 것인데, 그게 당심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리더십 전면교체, 바꿔야 이깁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당대표 출사표를 던진 이인영 의원은 "나는 오랫동안 승리에 굶주렸다. 2017년 새로운 정부를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혁신의 깃발을 들고 미래로 전진할 때 국민은 민주당을 선택했다. 세력교체보다 더 완벽한 통합의 길은 없다. 세대교체보다 더 확실한 승리의 길은 없다"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일갈'했다.

특히 박지원·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발언은 일품이었다는 평가. 이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나라면 집권 전략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심 없는 통일전략'을 제시하겠다. 지역을 당대표 당선의 발판으로 삼을 일이 아니라 전국정당, 대중정당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그렇게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를 이어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그는 문 의원을 바라보며 "나라면 '사심 없는 집권전략'을 제시하겠다. 오직 패권포기와 계파해체 선언을 우리 모두가 듣고 싶어 했다. 새로운 창업의 길이다. 그렇게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시대를 함께 이어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초 조경태 의원에게 밀릴 것이라 예상됐던 이 의원은 이처럼 486 운동권 분위기가 물씬 나는 열정적인 연설을 통해 선거인단의 마음을 사로잡고 후보자로 선출됐다. 그는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 반란의 시작이다. 낡은정치, 패권과 지역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탈락자 박주선·조경태 의원은 경선 당일 후보자 연설에서 마땅한 콘텐츠와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좌중의 호응도 후보자로 선출된 3인에 미치지 못했다.

박 의원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다는 새정치연합 당규를 내세우며 시종일관 문재인 의원을 압박했으나, 그 외에 당대표 후보로서의 자신만의 공약과 계획을 설명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경쟁자 이인영 의원의 연설을 듣고 수차례 자리를 비워 보좌진들과 함께 본인의 연설문 수정에 매진했지만 기울어진 분위기를 되돌려놓기에는 중과부적(衆口難防) 이었다.

이날 <시사오늘>과 국회에서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경선 결과가 현장분위기 그대로 나온 것 같다"며 "특히 이인영 의원이 연설을 통해 조경태 의원을 제쳤다.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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