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이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웃나라 일본의 ‘겨울연가’열풍을 필두로 ‘대장금’이나, 영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도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전 세계를 군림하는 뮤지션들과 견줄만한 국내 음악인들도 대거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겨울연가’가 일으킨 돌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을 방문한 탤런트 배용준의 인기는 일본 열도를 패닉 상태로 만들었다. 그가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 수천 명의 팬들이 몰려 공항이 마비될 정도였고, 그가 묵은 호텔 로비에는 아침부터 여성 팬들이 진을 치고 떠날 줄 몰랐다. 그만큼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은 컸고 한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문화적 힘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을 알고자 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의 역사와 한글을 배우는 이들도 많아지게 됐다.
지금 일본과 중국에서는 한국노래를 듣고 우리나라말로 따라 부르는가 하면 한국 댄스가수를 따라한다. 또한 한국의 패션과 음식, 소비 패턴, 심지어는 성형수술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스타일을 따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는 한류가 일시적인 바람이 아니라 일본 음악 시장에서 ‘코리아팝(K팝)’이라는 장르로 안착하고 있다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아이돌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을 넘어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음악팬들은 가수 보아와 비를 비롯한 동방신기·슈퍼주니어·빅뱅·원더걸스·소녀시대·2PM·샤이니의 노래와 춤에 열광한다.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동방신기는 일본 유력 음악차트 오리콘에서 아시아 남자가수 최초로 주간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는가 하면 미국 록그룹 본조비를 제치고 해외 그룹 사상 최다 초동(음반 발매 1주일)음반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슈퍼주니어는 지난해 3집 '쏘리 쏘리'로 대만차트 30주 연속 1위를 기록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K팝'의 인기를 '서구화된 음악과 스타일'에서 찾았다.
유행에 가장 민감한 10대와 20대가 주 소비층인 만큼 아시아 음악팬들의 경우 댄스·힙합 음악의 본고장인 영·미 음악에 대한 동경이 내재돼 있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영·미권에서 유행하고 있는 세련된 팝 스타일의 댄스 음악과 안무를 가장 잘 소화하기 때문에 아시아 팬들이 열광한다는 게 이 평론가의 주장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 외화와 외국 배우들에 열광하고 팝송을 즐겨 들었다. 이제는 그틈을 한국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목격한다. TV를 켜면 중국어로 더빙이 된 우리 배우들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가, 길을 걷고 있노라면 상점의 외벽에 한국 가수와 배우들의 사진이, 백화점에 들어서면 한국 상표의 화장품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운다.
이는 한국이 외국 대중문화의 일방적인 소비국이라는 위치에서 벗어나 바야흐로 문화 창조국으로 변신했다는 증빙이다. 그야말로 수많은 한국 대중문화의 인재들이 선두에 서서 한국의 앞길을 개척하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한국스타가 세계를 휘어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