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한민국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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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택,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한민국이 죽는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22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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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박성택 회장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위주로 바꿔야 경제위기 대처 가능해"
"중소기업중앙회, 기능적 재조정 필요…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육성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박성택 회장 ⓒ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대한민국이 '경제위기의 늪'에 빠졌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4.2%로 예측했던 우리나라의 2015년도 경제성장률을 3.8%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5일 기존 3.9%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꼽는다. 혹자들은 "장기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2의 IMF'가 찾아올 것"이라 경고하기도 한다.

경제 구조적 문제 중에서도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심각한 사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중소기업연구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체 및 종사자 수', '생산액 및 부가가치', '임금', '수출' 등 주요 위상지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최근 들어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경기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시사오늘>은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경제 해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박성택 회장((주)산하 대표이사)과 인터뷰를 22일 진행했다. '아스콘(아스팔트+콘크리트)'산업은 아스콘 제품이 갖고 있는 '한시·비저장·주문생산' 특성 때문에 지방 중소기업들이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한국 경제구조, 중소기업은 영원한 '을'"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흔히 '9988'이라 불린다. 국내 사업장수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시장의 88%을 맡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다. 박성택 회장은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은 '국가 생존'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열심히 일하는 중소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 건실한 중소기업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한민국이 죽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는 언제부터 뛰어들었나

"대학 졸업 후 LG그룹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세계적인 경영컨설팅회사 멕켄지와 그룹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TF에 참가하게 됐고, TF에서 활동하면서 세계 경제의 격변기 속에 널려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엿볼 수 있었다. 직접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래 옳다는 판단이 서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결국 1990년, LG그룹에 함께 일하던 후배들과 힘을 합쳐 '산하물산'을 설립했다. 후에 아스콘산업에 전념하면서 '(주)산하'로 상호를 변경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자본이 있었던 것도, 특허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열정 하나 들고 시작했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고생을 무척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은 아무리 우수한 아이템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정부와 대기업에겐 영원한 '을'일 수밖에 없다. 그런 경제 구조로 인해 내 개인의 노력과는 별개로 돌발적 위험에 상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경제 구조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보나

"적어도 열심히 일하는 중소기업인은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실한 중소기업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인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 2년 전 아스콘연합회 회장이라는 원치 않은 자리를 맡게 되면서부터 내가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계를 위해 활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지난해부터는 중소기업중앙회 이사로 일하면서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업 환경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여러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면서, '이대로 가다간 나라가 망한다'는 위기감과 '나라도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느껴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느꼈나

"대기업 중심으로 짜인 우리나라 경제 구조적 문제에 대해 정부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스스로도 너무 무관심하다는 걸 느꼈다.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한민국이 죽는다. 국내 사업장수의 99%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시장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이다. 말 그대로 '국가 생존'의 문제인데, 중소기업인들의 사업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박성택 회장 ⓒ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기능적 재조정 필요…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육성해야"

박성택 회장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스스로의 자성과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박 회장은 무엇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그 자성과 노력의 구심적 역할을 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타개책이 있다면

"자본 위주,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살리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같이 협조해 줘야 한다. 대기업은 대기업에 맞는 영역에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에서 각자 기능적 분화가 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영역을 정확히 구분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단시간 내에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것은 단순히 우리 중소기업들만 살자고 하는 게 아니다. 국가를 위해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일이다."

-중소기업 자체적인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은 '작은 몸집'과 '다양성'이다. 이들 각자의 이해와 상황을 흘리지 않고 담아낼 수 있는 '촘촘한 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중소기업중앙회가 그런 기능을 위한 단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와 같은 기능을 할 만한 조직이 내부에 없다. 중앙회 자체의 기능적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중앙회만 제 역할을 해줘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위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육성해야 제반의 경제위기를 대처할 수 있다. '기회는 위기 속에 있다'는 말이 있다. 우린 능히 이를 해낼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거듭날 때까지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부터 현장에서 열심히 뛰겠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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