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수혜자①>한류 덕에 나팔 분 기업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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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수혜자①>한류 덕에 나팔 분 기업 '잭팟'
  • 방글 기자
  • 승인 2015.01.2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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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한류 열풍 주도…화장품 가전 외식 업계 호황 이어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트가 캐릭터 상품이나 음반, 출판, 장난감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돼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말하는 용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상 ‘돈을 내고 보는 광고’라고 말하는 데도 OSMU 법칙이 적용됐다. 인형, 가방, 파우치, 컵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각종 제품에 포함된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 북미 캐릭터 상품 매출 순위(2011년 기준) ⓒ 외신

같은 맥락에서 한류 드라마나 영화, 음악 등 문화산업 시장을 보면 어떨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사용하는 립스틱이 완판 행진을 하는가 하면 아이돌이 입은 옷이 인기를 얻고, 주인공이 먹는 음식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다.

심지어는 밥솥이나 냉장고 등 가전까지 ‘Made in Korea’가 박힌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인들의 ‘한국제품 무한사랑’으로 확장되고 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각종 산업계에 나비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실제로 중국의 소비자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상품이면 뭐든지 열광하고 있다”며 한류의 파급력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종영된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인기로 최대 수혜를 누린 곳은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계와 BBQ 등 치킨 업계다.

<별그대>에서 천송이가 사용하는 제품으로 간접광고(PPL)돼 등장한 ‘한율’의 지난해 2월 매출은 1월 일평균 대비 5배 이상 늘었고, ‘천송이 립스틱’으로 불리던 아이오페의 ‘컬러 핏 립스틱 23호 바이올렛 핑크’의 하루 판매량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짝퉁 <별그대>까지 등장한 중국에서 ‘치맥’ 열풍이 불고 있다는 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특히 중국에 진출해 있는 BBQ는 <별그대> 방영 이전에 비해 5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그대>의 주인공 전지현을 모델로 세운 BHC 역시 2013년 매출 827억 원에서 지난해 1200억 원까지 급성장했다. BHC는 이 기세를 몰아 2017년까지 3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이같은 <별그대> 특수로 지난해 전지현은 25개 가량의 CF를 찍어 약 200억 원의 수입을, 김수현은 35개 가량의 CF로 300억 원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는 CJ가 제일 잘하는 일이니까요”

▲ 한국의 문화콘텐트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뉴시스

‘한류’를 기업적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

문화산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CJ그룹이다.

스스로 “문화는 CJ가 제일 잘하는 일이니까요”라고 광고할 정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한국인들이 문화와는 거리가 멀던 시절부터 꾸준히 투자하는 등 오랫동안 문화사업에 애착을 보여왔다. 지난 1995년 드림웍스에 투자를 결정한 이후, 98년 CGV 강변점으로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를 선보였다. 문화생활의 폭을 ‘영화’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 생활로 끌어들이려 시도한 것이다.

이 외에 97년 음악전문 케이블방송인 m.net을 인수했고, 2000년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것 등도 이 회장의 문화사업에 대한 애착을 입증한다.

CJ는 한류의 바람이 조성되던 2010년부터 해당 법인들을 통합했다. 좀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문화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CJ가 문화사업에 투자함과 동시에 이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CJ 측 관계자들은 “언제부터 이익이 났다고 판단하기는 애매하지만 문화산업에 투자한 기간이 꽤 된다. 그 효과가 최근 몇 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CJ E&M이 만든 영화 흥행작은 연간 2편 수준이다.

2011년 <써니>, 2012년 <광해>·<타워>, 2013년 <베를린>·<설국열차>, 지난해 <수상한그녀>와 <명량> 등이다.

개봉 기준 연간 20편 가량에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2편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은 투자 대비 손실이 나거나 간신히 적자를 모면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CJ 측 관계자 역시 “영화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도박과 같아서 여러 작품에 투자해 하나가 대박을 쳐야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 E&M은 지난 2013년 85억 수준의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3분기 누계)에도 310억 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는 여전히 독립영화 등에 투자하고 있다. CJ 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아트하우스는 지난 2004년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오픈했고, 현재는 광주, 대전, 대구 등으로 확대해 19개관을 운영 중에 있다. CJ CGV에 따르면 지난해 독립영화 관람객은 처음으로 100만을 넘어 120만 명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도 아트하우스를 오픈, 독립영화의 글로벌 진출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CJ가 투자하고, 아모레퍼시픽이 ‘대박’

▲ 별그대 열풍으로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시사오늘

일각에서는 CJ의 문화사업으로 수혜를 입는 기업은 따로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적자에도 꾸준히 문화사업에 투자한 결과 화장품이나 가전, 한식외식업계 등 타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

실제로 관광명소인 명동의 화장품 매장 수는 2007년 27곳에서 1월 현재 134곳으로 크게 늘었다.

과거 ‘중저가 화장품으로는 명동의 비싼 임차료를 감당하기가 힘들다’는 인식이 최근에는 ‘불경기에도 명동에서 버틸 수 있는 업종은 화장품 가게뿐’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CJ가 진행하는 음악축제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와 함께 진행된 상품전시회·바이어 상담 행사로 화장품 중소업체들이 수출 호황을 누렸다.

패션·뷰티 중소기업 56곳이 참여, 중화권 200여 명의 바이어들과 수출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당시 중소기업들은 1년 이내 예상 계약액을 68억 원 수준으로, 3년 이내 예상 계약액을 260억 원 규모로 집계했다. 참여 기업당 평균 예상 계약액이 4억6000만 원에 달하는 것.

화장품 외에 가전제품 업체와 외식업체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가전 부분에서는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이유 없는 신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흔히 들어볼 수 있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믿음과 세련된 디자인 등이 이유로 꼽힌다.

외식업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치킨에 맥주’, 일명 ‘치맥’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 문화콘텐트를 기반으로 한국의 각종 산업계에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시사오늘

이 외에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식들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세계적으로 웰빙 붐이 불면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한국식 매운맛에 호감을 보이는 외국인들이 많아진 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처럼 영화나 방송, 음악 등의 문화사업이 ‘한국’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한국의 패션이나 화장품 등 뷰티, 가전, 한식 등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가 컬처플렉스 형태로 영화관을 짓는 것이 한몫한 것 같다”며 “쇼핑하러 갔다가 영화 볼까? 할 수도 있고, 영화 보고 밥 먹자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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