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열광하는 지구촌>한류 경제에도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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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열광하는 지구촌>한류 경제에도 '훈풍'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06.0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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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로 인식 UP...욘사마막걸리 등 마케팅 활발
대중문화에서 불기 시작한 한류 바람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타의 인기몰이,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 수출 등으로 시작된 한류는 글로벌 시대에 아시아의 작은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큰 힘이 됐다.
 
이는 한국 국가브랜드 발전으로 이어져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등 경제 분야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이제 한류는 일반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마케팅에 적극 이용할 정도로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핵심 주체로 부상했다.
 
▲ 최근 일본 방송에서 30대 이상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1위로 뽑힌 새로운 일본 한류의 '뵨사마' 이병헌     © 뉴시스

한류스타 마케팅 ‘대박’


한류스타를 모델로 내세운 국산 술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한류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이 기업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 특히 국순당의 ‘고시레 막걸리’는 일본에서 ‘욘사마 막걸리’로 불리며 막걸리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고시레 막걸리’는 원조 한류스타 배용준이 일본에서 직접 경영하는 한국 전통요리점 ‘고시레’와 공동 개발한 작품이다. 국순당의 일본법인 BSJ가 판매를 맡고 있는 ‘고시레 막걸리’는 가격이 480엔(약 5800원)으로 다른 제품보다 훨씬 비싸지만 지난해 4월 판매 시작 후 1년 만에 18만병이 팔려나가는 등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위스키 ‘윈저(WINSOR)’도 ‘이병헌 위스키’라 불리며 일본 관광객들의 필수 구입 상품 목록 중 하나다. 윈저의 광고모델이자 최근 ‘30대 이상 일본 여성이 좋아하는 한류스타’ 1위를 차지한 이병헌이 주연한 영화 <인플루언스>를 관람한 일본인들이 관광차 한국을 방문해 영화 속에서 이병헌이 마시던 위스키를 구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플루언스>가 공개된 3월 이후 윈저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에 ‘이병헌 친필 사인이 적힌 영화 소품’을 경품으로 내거는 등 ‘뵨사마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드라마 <겨울연가> 저작권을 가진 KBS미디어와 KYN도가가 개발한 ‘겨울연가 막걸리’가 20여억 원의 수출계약을 맺고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류스타를 활용한 주류 마케팅은 한류스타의 일본 내 파워를 보여 준다”며 “앞으로 주류업계와 한류스타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일본 시장에서 막걸리를 비롯한 한국 술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류스타의 후광을 입고 있는 것은 기업뿐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 기관들 역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류스타’를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 5월 25일, 한국관광공사는 한류스타 류시원의 소속사인 알스컴퍼니와 함께 류시원이 참여하는 이벤트 및 투어를 연계키로 했다.

일본 내 손꼽히는 굵직한 한류스타인 류시원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인 관광객을 끌어내겠다는 계획. 관광공사는 알스컴퍼니와 공동으로 △F1코리아 그랑프리 연계 상품개발 △생일 팬 미팅 이벤트 개최 연계 상품 개발 △담연재 방문투어 및 레이싱행사 참관투어 상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광공사는 류시원과의 연계 상품개발로 외국 관광객 1만 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인당 약 1300불을 소비할 것으로 가정하면 연간 약 150억 원의 관광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환율 변동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 수가 줄자 특급처방으로 배용준을 모델로 한 광고를 제작, 일본 현지 신문과 방송에 선보여 한국 방문을 유도하는 등 한류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한厦뵀� 마케팅을 통한 기업의 대박이 공식화되자 성인물업계가 ‘한류 마케팅’에 뛰어들은 것. 지난 3월 일본의 AV기획사는 ‘도큐멘토 인 서울 한류 예능인’이라는 제목의 포르노물을 제작해 한국 스타가 AV에 출연했다는 문구를 사용, 논란을 빚었다.
 
이 AV에는 김XX, 김XX, 주XX, 남XX 등 신인탤런트들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동명이인’들을 출연시키고 이들의 프로필에는 국내 유명 의류나 음료 CF에 출연한 것으로 기재했다.

AV에 출연하는 한국인들은 국내에서도 성인물에 출연한 이력이 있는 애로배우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동일 이름을 가진 한국 신인 탤런트들이 의심을 받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 일본인 관광객들이 나인스에비뉴 스타몰의 '드라마홍보관' 아이리스홀에서 배우 이병헌의 모형손에 손을 맞대며 즐거워하고 있다     © 뉴시스

한류가 제품도 살렸다


김연아, 삼성전자 등으로 세계적인 한국의 이미지가 어느 때 보다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산업분야에서도 이러한 이미지 쇄신이 한국의 제품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경자동차 부문 1위 기업인 다이하쓰자동차는 지난 3월 구매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일부에서는 엔고 현상에 따른 가격메리트 때문이라고 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가격적 메리트가 크다고 해도 품질 담보 없이는 불가능 한 일이라고 반박한다. 더구나 그 동안 ‘카피 제품’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던 터라 업계에서는 반갑기까지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로 인해 사람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며 “드디어 그 품질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부품소재는 물론 자동차·전자·디지털컨버전스·금융 등 분야를 막론하고 '메이드인 코리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인식기기 및 시스템을 생산하는 ‘슈프리마’는 미 상무부 산하 인구통계청에 142만 달러 규모의 지문 라이브스캐너를 공급키로 했다. 슈프리마는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시장에서, 그것도 공공부문에 성공적으로 오더를 따내 기술력과 경쟁력을 검증받았다.

또 전자기기 및 휴대폰 등 디지털컨버전스 분야에서도 메이드인 코리아의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식가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분기 점유율 20.1%로 1위를 차지했고, 올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2010’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가 신기술과 혁신적 디자인으로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와함께 중국 상하이 황푸강변 푸둥에서 열리고 있는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에는 엑스포 관람객 6명 중 1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특히 터치스크린을 눌러 서울의 활기찬 모습을 보고, 3D TV를 관람하는 등 신기술을 체험하는 코너가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중동지역에서도 기술력을 기반한 한류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이란에서는 주몽,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의 인기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친숙해져 한국가전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로 이란 내 한국산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에서 한국제품은 고품질, 첨단기술의 이미지가 강하고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산 제품이 75%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는 완성차 수입시장의 65%이상을 차지하고 테헤란 길거리 어디를 가나 아제라(그랜저의 수출명), 싼타페 리오 등 국산 자동차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한다. 단순 드라마, 스타의 인기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한국의 경제에도 빼 놓을 수 없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서 한국을 널리 알리는데 일등 공신을 한 한류. 이제는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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