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청문회 봐주기, 이완구도 '우리가 남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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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청문회 봐주기, 이완구도 '우리가 남이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28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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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황우여 '봐주기 청문회' 전력, "이완구도 현역 의원 프리미엄 받을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 뉴시스

'금배지 달고 가면 분위기가 부드럽다', 현역 의원 출신이 입각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수월하다는 정치권 정설(定說)을 이르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내달 9~10일로 확정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이러한 정설이 또 한 번 증명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최경환·황우여 장관의 청문회에서 여야의 '봐주기' 전력이 있기 때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4년 7월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당시 최 장관은 'DMS 국고보조금 급증',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거취 논란'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 장관은 지난 정권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고 동문인 박용석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LCD장비회사 DMS에 기존 11~16억 규모로 지원됐던 국고보조금을 95억까지 대폭 확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최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막말 트위터'로 물의를 빚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으로부터 2000여만 원의 정치기부금을 받아 안 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뒤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안 사장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SNS계정을 통해 "후랑켄철수 같은 실패한 변종은 만사를 국민의 이름으로 합리화 한다", "국회의원 선거를 자신의 러브모텔로 생각하는 이런 기회주의자는 반드시 떨어뜨려야 한다"며 야권의 안철수·문재인 후보에 대한 막말을 게시했다. 이에 여야는 지난해 4월 안 사장의 퇴진을 합의했지만, 그는 현재까지도 직을 유지하고 있다.

상기 의혹에 대한 합리적 해명을 최 장관이 내놓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의혹보다 그의 경제 정책을 확인하고 검증하는데 집중했다. 최 장관의 부실한 답변으로 인해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최경환 장관은 청문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청문회는 당시 복수의 언론으로부터 '의리 청문회'라는 질타를 받을 정도로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의원들 스스로 '봐주기 청문회'를 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야권은 '자녀 병역, 재산 증여 문제', '국회의원 겸직금지 위반', '전관예우' 등 의혹을 제기했지만 황 장관이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해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황 장관을 오히려 '상당한 경륜이 있다'며 추켜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후보자(황우여 장관)가 국회에 상당한 경륜이 있어 그렇지, 아니면 자료 안냈다고 의원들이 지금 소리 지를 것이다. 많이 참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청문회가) 진행돼 다행이다. 국회 안에서 타협과 조정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있기 때문에 야당에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이 같은 '우리가 남이가' 전력이 현역 의원 출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다시 한 번 증명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새정치연합 측은 '차남 증여 토지 의혹', '본인 및 차남 병역 문제' 등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한 공식 입장으로 "차남 땅투기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자질을 갖췄는지 검증하겠다"는 교과서 같은 논평만 내놓은 상황.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같은 식구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의혹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며 "그간 관행처럼 이완구 총리 후보자도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받고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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