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신박·짤박·구박…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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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신박·짤박·구박…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은?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1.3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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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만 앞두면 난무하는 계파 구별…'친박'도 다 같은 '친박'이 아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친박, 신박, 짤박, 구박, 월박, 복박.

박근혜 대통령과 친한 계파를 뜻하는 '친박(親朴)'에서 파생된 용어다.

새누리당은 선거만 앞두면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계파를 나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도 마찬가지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주영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두고 '신박(新朴) 대 구박(舊朴)' 싸움이라고 부른다.

친박, 신박, 구박, 짤박, 월박, 복박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은 왜 이런 타이틀을 얻게됐을까. <시사오늘>은 이들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추적해봤다. 

친박(親朴)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한 사이다. 한 번 친박계로 분류된 이후 다른 계파로 이동하지 않고 줄곧 친박계를 이어오고 있는 의원들을 두고 '원조 친박', '친박계'라 부른다.

현재 당내에선 서청원 최고위원이 친박계의 ‘맏형’으로 불린다. 1981년 제11대 민주한국당 국회의원으로 첫 금배지를 단 서 최고위원은 12대 총선 이후 상도동계와 친분을 맺었다. 13대 국회 때 YS가 이끄는 통일민주당으로 원내에 진입해 대변인과 총재 비서실장을 맡으며 상도동 핵심 직계 멤버로 급부상했다.

서 최고위원은 2007년 4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빚’이 있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2012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07년 4월에 제가 박근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그 때 제가 '박근혜에게 빚 갚으러 왔다'면서 지지선언을 했습니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가 패배하고 당이 어려웠는데 그 시기에 박근혜가 대표를 맡아 총선에서 121석을 건지며 한나라당을 살렸다. 그래서 전직 대표로서 박근혜에게 빚이 있다' 그런 얘기였습니다.”(관련기사 링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31)

서 최고위원은 YS를 찾아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허락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 최고위원은 현재 당내 새누리당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7선의 경륜을 살려 친박계의 결합을 이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17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이 최고위원은 5위를 기록하며 낙선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거가 끝난 후 2 주뒤 박근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고생하셨다. 식사나 한 번 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후 이 최고위원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은 더욱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또 홍문종 의원도 친박계 의원이다. 홍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 지역 공천과 관련, 비리를 저질렀다는 소문이 나돌자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편지를 썼다는 일화도 있다. 홍 의원은 2011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제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 대표님이 물어보신다면 솔직히 답하겠습니다. 저한테 물어보시고 또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얘기도 확인하셔서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제게 책임을 지라고 해주셨으면 합니다.’(관련기사 링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94)

편지를 본 박근혜 대통령은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홍문종 의원의 비리를 언급하는 측근들에게 ‘증거를 가져오라’며 홍 의원을 두둔했다고 전해졌다.

다른 친박계 의원으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있다. 김재원 부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발탁으로 대변인을 역임했다. 2007년 8월 박근혜 후보가 당내경선에 패배한 후 제18대 국회의원 ‘친박계 공천 학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2011년 7월, 당으로 복귀한 김 부대표는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은 후 원내에 재입성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 뉴시스

신박(新朴)

최근 친박계가 된 의원들을 두고 ‘신박’이라 부른다. 신박계 의원으론 이완구 총리 내정자가 대표적이다.

충청도 출신 이완구 내정자는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범 친박계로 분류되던 이 내정자는 원내대표로 취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잘 들어준다고 평가돼 ‘범 친박계’에서 ‘신박계’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는 결정적 증거는 총리로 내정된 것. 현재 ‘원조 친박계'가 구박과 짤박, 월박 등으로 나뉘면서 박 대통령으로선 '믿을만한' 카드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완구 총리 내정자를 원조 ’친박‘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이번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주영 의원도 떠오르는 ‘신박계’ 주자다. 이 의원도 '범 친박계'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박 대통령에게 발탁됐다.

이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된지 얼마 안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신임은 더 깊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 의원의 원내대표 선거 라이벌인 유승민 의원은 무슨 ‘박’(朴)일까.

짤박(짤린 친박) 또는 구박(舊朴)

‘짤박’은 친박계에서 짤렸다는 것을 뜻하고 ‘구박’은 예전엔 친박계였으나 현재는 아니라는 의미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만일 박 대통령이 친박에서 내쳤다면 짤박이 되는 것이고, 의원 스스로가 친박계를 떠났다면 구박이 된다.

때문에 짤박과 구박을 구별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의원, 둘 만 알 뿐이다. 짤박 또는 구박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유승민 의원이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다. 박근혜 대표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상을 맡았다는 것은 ‘원조 친박’이었다는 의미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캠프에서 메시지 총괄을 맡았다.

박 대통령과 멀어진 계기는 2012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 변경을 놓고서다. 당시 유 의원은 당명 개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아 판단에 문제가 생긴다"며 "박근혜 위원장과 대화할 때 한계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어차피 내가 쓴소리를 하니 박 위원장도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박 대통령과 소원해졌다고 알려졌다. 당시 유 의원이 박 대통령을 떠났는지, 박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이 유 의원을 짤랐는지는 알 수 없다. 때문에 유 의원은 짤박 또는 구박, 먼박(멀어진 친박) 등으로 불린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 뉴시스

복박(復朴)

복박은 다시 친박계로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한 때 복박이라 불렀다. 상도동계에서 정치를 시작한 김 대표는 2005년 1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사무총장 제의를 받는다. 이에 친박계로 분류된 김 대표는 5년이 후인 2010년, 세종시 수정안 지지입장을 밝히면서 박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친박계 좌장'이라 불리는 김 대표를 겨냥, “친박계엔 좌장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면서 다시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복원됐다고해 ‘복박’이라 불렀다.

현재는 김 대표를 두고 ‘복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K.Y 수첩파동’등 김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신경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 김 대표는 현재 그저 ‘비박’(非朴)계의 대표주자로 부르고 있다.

월박(越朴)

월박은 다른 계파였다가 친박계로 이동한 것을 뜻한다. 월박계의 대표적인 인물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조윤선 정무수석은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총재에게 발탁돼 한나라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을 맡으면서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 친이계(親李·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한 계파)로 분류됐다.

하지만 조 수석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캠프 대변인을 맡아 '친박계'로 거론됐다.

조 수석은 여성가족부 장관을 거쳐 지난해 6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당·정·청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정무수석에 최초로 여성이 기용돼 박 대통령이 조 수석에게 가지는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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