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 다(多)민족…대림역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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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 다(多)민족…대림역엔 무슨 일이?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2.07 11:2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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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필담>르포, 중국인·조선족 밀집해 사는 대림동…한국 속 작은 중국?
커가는 외국인 2세들…주민들, '학군'걱정에 이사가기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왼쪽 사진은 대림역 8번 출구, 오른쪽 사진은 2번출구다. 8번출구엔 중국인과 조선족이 밀집해 살고 있고, 2번출구 아파트 단지엔 한국인이 거주한다 ⓒ 시사오늘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2호선 대림역, 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대림역 1,2번 출구엔 아파트 단지가 있다. 이 아파트 단지엔 한국 사람들이 주로 거주한다. 반대편 7,8번 출구 쪽엔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모여 살고 있다. 도로하나를 두고 민족이 갈렸다.

서울시는 대림 중앙시장에 차이나타운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시사오늘>은 거주자와 유입자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는 대림역을 6일 찾았다. <편집자 주>

대림역 8번 출구에 내리자마자 중국어 간판이 보였다. 8번 출구 앞에선 주로 중국인이나 조선족들의 중개를 알선해주는 직업소개소가 많았다. 그 밑을 내려가 보니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조선족이 경매하듯 전단지를 붙여 일자리를 소개했다. 그 앞에 중국인과 조선족이 몰렸다.

▲ 한 조선족으로 보이는 남성이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 시사오늘

“이 일자리는 어떤 일자리인교.”

“일하기 편합네다. 사장도 착하고 지역도 이 인근입니다.”

그들만의 대화가 오고갔다. 보통 전단지를 붙여 조선족이나 중국인을 구하는 듯 보였다.

그 앞에 조선족 전문 예식장도 보였다. 조선족 전문 웨딩홀은 조선족 전통 혼례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장례식장도 눈에 띄게 많았다. 한국에서 사망한 중국인이나 조선족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대림동에선 중국인이나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꽤 벌어지고 있었다. 발걸음을 옮겨 ‘중국동포 거리’ ‘대림중앙시장’이 있는 대림역 12번 출구로 향했다.

▲ 대림역 11번,12번 출구에 위치한 대림 중앙시장(중국동포 거리). 한국 간판보다 중국 간판이 더 많다. 중국왔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 시사오늘

중국동포 거리는 그야말로 ‘한국 속 작은 중국’이었다. 시장에 들어서자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이 중국어로 말을 걸었다. 기자는 대충 알아듣는 척하고 시장으로 들어갔다. 직업소개소와 환전소, 출입국 관리소 등이 보였다. 중국 간판이 한국 간판보다 많았다.

대림시장에선 한국 음식을 잘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인들이 먹는 주전부리나 음식을 팔았다. 가장 많은 음식점은 단연 양꼬치 집이다. 양꼬치 집은 한 집 지나 한 집이 있을 정도로 많았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거’나 보신탕집 등이 눈에 띄었다. 또 주전부리로 해바라기 씨 볶음, 중국식 순대 등을 팔고 있었다.

노래방도 많이 보였다. 옌볜 사람들은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푼다.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이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하다.

대림중앙시장에 위치한 노래연습장. 옌볜족들은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알려졌다 ⓒ 시사오늘

커가는 중국인·조선족 2세…‘학군’ 때문에 이사 결정하는 주민들

이 곳을 한국이라고 과연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중국인과 조선족이 모여 살면서 그들만의 삶을 형성하고 문화도 만들고 있다.

이미 대림역 근처는 중국인과 조선족들이 걷잡을 수 없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림 1,2,3동 지역의 외국인은 2만 5000명가량 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중국 동포가 90%에 육박한다.

이들에 대한 시각은 싸늘하다. 지난 오원춘 사건이 벌어지자 조선족에 대한 인식은 급격히 악화됐다. 제2의 오원춘 사건으로 불리는 ‘박춘봉 사건’이 발생하자 여론은 “역시”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그들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이다. 이 사건 이후로 조선족에 대한 인식은 더욱 좋지 않아졌다.

대림동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조선족과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 부동산 관계업자는 6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대림역 1,2번 출구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엔 조선족이나 중국인들이 없다. 가격이 비싸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라며 “대부분 거주자는 한국인인데, 앞에 조선족과 중국인이 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족이나 중국인 2세가 커서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갈 나이가 됐다”며 “주민들 자녀가 이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꺼려해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사오늘>이 대림역 근처에 있는 유치원을 조사한 결과 50~70%의 아이가 조선족이거나 중국인이었다. 또 한 초등학교의 40%는 중국인 또는 조선족의 아이였다.

부동산 관계업자는 학군을 이유로 주민들이 다른 동네로 유치원을 보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두고선 이사를 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3~4년 사이에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도 학군 때문이다. 대림역 주변 아파트 매매가가 평당 1250만 원정도 됐는데 현재는 1000만 초반으로 감정하고 있다”며 “대림역은 2호선으로 서울에서 위치도 좋은 편이고, 주변에 있는 아파트는 ‘역세권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집값이 비싼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림동에 차이나타운을 조성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양지’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대림동을 단순한 중국인 밀집 거주지역이 아닌 문화와 관광, 교류의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인 생활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하고 중국풍 공연장·중국 문화원·중국어학원 등을 유치한다고 밝혔다.

▲ 서울시는 대림중앙시장 일대를 차이나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 시사오늘

“음지를 양지로 끌어내야”vs“세금 헛되게 쓸 수 없어”

하지만 이에 대한 찬반이 의견이 팽팽하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모 씨(23세, 여)는 6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사실 같은 동네에 살지만 저쪽(대림중앙시장 쪽)에 가는 것은 약간 꺼려진다”며 “밤엔 무서워서 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중국인이나 조선족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그 부분을 살려서 관광 특수 지역으로 만들면 이미지가 더욱 좋아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같은 동네 주민인 김모 씨(46세, 남)의 생각은 달랐다. 김 씨는 “우리 세금을 걷어 저들 좋은 일 시키는지 모르겠다”며 “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면 땅값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선족이나 중국인들은 다른 동네를 찾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제2의 대림동이 탄생할 것이다. 차이나타운을 만드는 것이 조선족과 중국인이 몰려 사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미 이렇게 조성된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미국처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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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yt 2017-01-30 18:06:24
이미 우범지역이 되었는데, 자국민을 보호 할생각은 안하고,뭐라!제2의 차이나타운을 건설?
당신은한밤중에, 아니면공휴일에 이동네을 한번지나가보셔!!길거리에서꼼짝도 안하는 무뢰한들이 무슨말을 하는지?결국동네본토박이도 물러나라는건가요?다시한번 앞뒤를 보시라구~~

yyt 2017-01-30 17:55:19
저도 대림3동에 거주합니다.저는 적극적으로 그들이하는정책들 모두 반대합니다.
왜?저들을 들어오게했는지?그렇지안아도 일자리가없어 하는 이판국에,우리의아이들이
저들의행동를 보고배울까봐너무걱정이 됩니다.지저분하고,추하고,버리장머리 엄청없어요..

www 2015-02-07 14:59:23
외국인땜에 자국민이 팅겨 나가는 경우네 ㅋ
답답하네.

지금이라도 저 동네서 불체자들만 걸러내도
저 ㅈㄹ 까진 안될건데..

미틴 서울 시장은 차이나타운이나 외치고 있으니..
저 동네가 어쩌다 저런 지경이 되었냐..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