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불합격’이냐 ‘해고’냐 …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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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불합격’이냐 ‘해고’냐 … 진실은?
  • 김하은 기자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2.0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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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부당해고’ 아닌 ‘불합격’ 으로 최종 결론
모호한 합격 기준·임의 부서변경 등 납득 어려워
‘갑(甲)질 범람’ 현 시국 속 ‘마녀사냥’ 희생양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변상이 기자)

‘신입사원 갑(甲)질해고’ 논란에 시달렸던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지난 5일 사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는 전면에 나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논란이 된 이번 사건이 알려진 바와 달리 ‘부당 해고’가 아니었음을 밝혔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임직원 및 고객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기로 부족함이 많다는 점을 깨닫고 현장 곳곳의 직원들과 소통 부재에 대해 반성한다”며 “채용과정 개선과 함께 건강한 기업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과도히 높은 합격 기준 원인…절차·소통 부재 인정, 책임 통감

▲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가 ‘신입사원 갑(甲)질해고’ 논란과 관련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사오늘

사과문 발표에 뒤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위메프 측은 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 위메프가 올해 지역영업직 채용 과정 중 실무테스트를 진행한 지원자들에 대한 전원 불합격 통보가 부당한 처사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위메프 인사 총괄 담당자는 “채용 기준 충족 여부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불법 해고’라는 지적을 직접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가 위메프 측에 내린 시정명령을 살펴본 결과 △실무테스트 기간 추가수당을 주지 않은 것, △공고에 구체적인 채용절차를 명시하지 않은 것, △실무테스트가 이뤄지는 장소와 휴일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은 점 등이 있었으며, 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는 예상 외로 적은 금액인 840만 원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과도한 합격기준을 세운 탓에 실무테스트에 임한 수습사원을 불합격 통보한 것일 뿐, 과거에는 이 같은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과거 채용 결과를 보면 36%에서 100%까지 합격률이 다양했다.

고용부 역시 수습사원의 ‘부당 해고’가 아닌 지원자의 ‘불합격’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부풀려진 논란에 대한 사측의 해명에도 미심쩍은 부분은 더러 있었다. 합격 기준에 맞지 않아 전원 불합격 통보한 수습사원들을 논란 이후, 전원 합격 통보한 점 및 일부 사원들은 특별한 사유 없이 영업 부서가 아닌 마케팅 부서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에 위메프 측은 11명을 전원 합격시킨 것에 대해 “지역영업직 채용과정에서 문제라고 생각했던 점은 과도하게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던 점”이라며 “이번엔 합격 기준을 좀 더 올려 멘토를 붙여서 업무를 끝까지 완주할 사람을 뽑자고 의욕적으로 나서던 상황이었으나, 채용 과정의 절차와 소통에서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을 놓친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해명했다.

재기 위해 수습 급급 vs 마녀사냥 희생양?

이어 “이후 면담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다시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 이를 받아들인 지원자에 한해 전원 합격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중 일부 지원자들이 타 부서의 업무 기회가 있냐고 물었고, 마침 해당직무에 티오(TO)가 있어서 보낼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테스트 과정 중 지원자가 성사해온 계약 상품을 판매해 결과적으로 사측이 이득을 챙긴 것 아니냐는 모 매체의 질문에 위메프는 수익이 목적이라면 이 같은 테스트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지원자에게 50만 원가량의 급여를 지급하고, 여기에 실무자면접, 임원급면접을 진행하고 2주간 직원을 함께 붙이는 것 자체가 회사 차원에서는 상당한 기회비용이 들어간다는 것. 위메프가 밝힌 2주 기간 중 지원자가 달성한 인당 계약 평균 수수료매출은 35만9780원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이후 ‘갑-을’과 관련된 보도가 언론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 위메프가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치부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 억울할 겨를도 없었다”면서 “억울할 일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할 일이다. 더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박은상 대표가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 (좌), 해명 배포 자료(우) ⓒ시사오늘

책임은 오너 몫…임직원 징계 無, 건강한 기업문화 이룩할 것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다는 질문에 그는 “경황이 없고 미숙했다. 이런 일이 있고 소통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매출을 올리고 수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기자회견이 회사에 더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번에 입사한 열 분들이 위메프를 다니면서 ‘좋은 회사구나’라고 말하는 게 회복의 첫 걸음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창립 5주년 만에 큰 위기를 맞게 된 위메프가 이번 성장통을 딛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 대표는 “이번 일은 책임질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종 결정자로서,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또 이번 일로 연봉삭감 혹은 인사조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다면 내가 그렇게 되지 다른 분은 그렇게 될 일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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