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양국 관계 경색으로 결국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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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스와프 양국 관계 경색으로 결국 종료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5.02.16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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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치·경제적 문제 분리해 판단했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한·일 양자 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오는 23일 종료된다.

16일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만기를 맞는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 필요한 경우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등의 문구를 덧붙여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원천봉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려올 수 있도록 한 계약이다.

과거 외환위기로 매운 맛을 봤던 한국으로선 비슷한 상황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일본으로서는 엔화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한다는 면에서 지난 2001년 7월 20억 달러 규모로 처음 시작됐다.

이어 2006년 150억 달러, 2008년 300억 달러 등 꾸준히 늘어나 2012년 10월 7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며 2012년 10월 만기가 도래한 57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연장되지 않았고, 이듬해 7월에도 30억 달러가 그대로 중단됐다.

이번 통화스와프 만기 종료를 앞두고도 독도,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간 경색된 관계 때문에 연장이 불발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는데 꼭 맞아 떨어졌다는 판단이다.

일본은 그간 통화스와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한국의 요청이 없는 한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한국으로선 더 이상 통화스와프가 절실한 상황이 아니다.

지난 1월말 국내 외환보유액은 3621억9000만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1000만 달러 이상 많은 수준이다. 거기다 지난해 894억2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 역시 엔화가 국제통화로 자리매김 한 데다 최근 엔화 약세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양국 간 통화스와프로 볼 수 있는 엔저 효과가 예전만 못 하다.

1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통화스와프가 중단되지만, 외환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혹시 모를 대외 충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안전장치인 통화스와프가 정치적 이유로 중단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양국은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오는 5월 23일 동경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06년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년 1회씩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열렸지만, 독도·신사참배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전으로 돌아서며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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