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와 미운오리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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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와 미운오리새끼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2.17 09: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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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 넘은 마녀사냥…갑(甲)질 논란 희생양 전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위메프 로고 ⓒ위메프

‘갑(甲)질 채용’으로 여론의 질타에 몸살을 앓았던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지난 5일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음에도 아직까지 비난의 화살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일자 이는 곧 언론 매체를 통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업계 1위를 노리던 위메프는 하루아침에 ‘나쁜 기업’으로 낙인찍히는 최악의 결과를 맞아야만 했다.

이처럼 위메프는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갑질’ 기업에 합류함에 따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의 집중 타깃이 됐다. 하지만 여론 분위기에 휩쓸려 사각지대로 몰아세우는 마구잡이식 비난을 이제 겨우 5살 된 IT벤처 업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형벌이다.

‘갑질’ 이슈 난무…마녀사냥에만 불 붙이는 여론 문제

기자는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여론은 수많은 기업들 중에서도 유독 위메프에게만 날선 채찍질을 휘둘렀을까 되물어봤다.

언론에서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으로 갑질 이슈가 전국을 휘감고 있을 시기, 위메프의 ‘갑질 채용’ 사례가 온라인사이트와 SNS에 도배되면서 여론의 화살은 모두 위메프에게로 겨누기 시작했다. 특히 이때의 사회 전반적 분위기는 힘없고 약한 서민을 위협하는 기업들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위메프는 손쓸 틈도 없이 온갖 비난을 맨몸으로 받아야 했다.

지난달 8일 해당 글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채용한 지역 영업직 사원 11명을 대상으로 수습기간 2주 동안 실무 능력을 평가하는 실무테스트를 실시했다. 해당 수습사원들은 이 기간 동안 음식점과 미용실 등을 돌며 위메프 딜(deal) 계약을 따는 등 정직원에 준하는 일을 했는데, 길게는 하루 14시간 정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2주 간 일하고 1인당 55만 원을 받은 뒤, 수습기간이 지나자 합격 기준 미달로 전원 해고 통보를 받게 됐다. 위메프 측은 사전에 이들에게 일부만 정식 채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으나, 정직원이 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글은 삽시간에 온라인을 뒤덮었고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제히 ‘위메프 불매운동에 들어가겠다’, ‘위메프 회원탈퇴 하자’ 등 격앙된 분위기를 형성하며 위메프를 ‘갑질 기업’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 온라인사이트에는 위메프의 회원 탈퇴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위메프 측은 수습사원 전원에 대해 합격 통보로 정정했지만, 한번 고조된 분위기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차후 고용노동부가 위메프의 ‘신입 채용’ 과정 중 부당 해고 유무를 조사한 결과, 실무테스트를 진행한 지원자들에 대한 전원 불합격 통보가 부당한 처사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으며, 위메프는 고용부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내려진 840만 원의 과징금도 모두 납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위메프 측이 잘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실시하고도 턱없이 높은 합격 기준을 내세워 수습사원들을 무턱대고 ‘불합격’ 처리한 점, 사원들에게 조건 충족을 고지하지 않아 혼란을 준 점 등은 소셜커머스 상위 업체답지 않게 미숙하기 짝이 없다.

본질적 해결책 우선…비난 여론, 제2의 갑질 기업양산

그렇다고 위메프를 무조건 ‘나쁜 기업’, ‘갑질 기업’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돌을 던지는 여론 뒤에 숨어서 같이 돌을 던지는 언론 매체, 이와 비견되는 갑질을 행함에도 입 다무는 타 기업들 역시 일말의 양심이 있을까 싶다.

고용부의 조사 결과 ‘부당 해고’가 아닌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여론에선 여전히 갑질 채용’, ‘부당 해고’ 등 마녀사냥 식 비난만 쏟아내고 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 당시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 억울할 겨를도 없었다”면서 “억울할 일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할 일이다. 더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갑질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보다 무자비한 마녀사냥에만 눈독을 들이는 여론이 ‘제2의 갑질 기업’을 양산하는 원인이 아닐까 의문이 제기된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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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2015-02-22 21:06:38
위메프 최고의 악수는

위메프 이용자의 상당수가 비정규직 파견직 이였다는데 있지않나 쉽습니다.
이제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모자라서 중규직 파견직 일용직까지
일자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얇은 지갑을 열어 소비한 소비자에게 내 돈 내가 쓰는데도 왠지 찜찜한 기분~~
직장에서만 갑질 힘들 줄 알았는데

rrsz2 2015-02-17 21:22:52
언론이 책임감을 가지고 그들이 내뱉는 기사에 어떤 힘이 실려 있는지 잘 생각해보고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쓰레기 만두 사건처럼 언론사들의 마녀사냥에 사회가 몸살을 앓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갑질을 매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는 약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마녀사냥과 냄비근성이 조금씩 극복되어 성숙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