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와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 등 뜨거운 이슈들이 2월 초 세간을 들썩이게 했다. <시사오늘>은 18~19일에 걸쳐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기반이자, 한국 정치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호남의 설 민심을 들어봤다.
다음은 18일 전주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강모 씨(58)가 들려준 이야기다. 강 씨는 정치권 전반에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제는 아무나 하는 거여. 뭐 관심도 없응게(없으니까). 이왕 됐는데 잘 하길 바래야지 못하라 못하라 할 수는 없는 거 아녀.”
-결격 사유가 많아서 논란이 있었는데.
“뭐 죄 데려다 놓으면 문제 있는 사람이여. 그래도 지가 대통령 하는 동안에는 별 수 있어?”
-이 총리 논란에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 있었다고 보시는 건가.
“아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게. 주변에서도 못하니까 못한다 하것지(하겠지). 잘하는데 못한다고 일부러 (비난하고) 그러겠어? 똑똑한 사람은 쌔고 쌨을 거여(많고 많았을 것).”
-야당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역부족인 상황 아닌가.
“(새정치연합)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것어. 맨(날) 표를 줘도 뭐 하는게 하나 없고. 우리 고향에 유성엽이가 청문회서 나오긴 하더라고? 그런데 뭐 결국은 맥없이 통과시킨 거 아녀. 그 양반도 참 똑똑한 사람인디, 아주 머리가 좋은 사람인디.”
-새정치연합 신임 문재인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직 한 것도 없는데 말할 것이 있겠어. 그냥 개중에 나으니까 뽑혔겠지.”
-호남에서는 박지원 후보를 지지한 사람이 많았다는데.
“사실 자기랑 친한 사람, 익숙한 사람을 찍고 밀고 했겠지, 지역이 고만고만하지 별 상관인가. 그리고 박지원이도 저기 아래(전남)에서나 박지원이여. 여그는 달라. 전남하고 전북은 아주 달러.”
-문 대표가 “호남 출신 인사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어떻게 보고 있나.
“아, 잘 하기만 하면야 충청도 사람이면 어떻고 경상도 사람이면 또 어때. 옛날에나 호남영남헀지. 요즘에는 사실 그러거나 말거나여. 그러는 문재인이도 부산사람이라면서 뭔 호남 얘기를 한디야.”
-저번에 전주 출장 왔을 때 전북이 지역적 소외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그는 늘 홀대여. 홀대도 이런 홀대가 없어. 누가 돼도 똑같어.”
젊은 층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다음은 19일 만난 김 모씨(30세‧광주거주)와 문답을 정리한 부분이다.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많은 문제점을 지적받고 그에 대해 본인이 인정까지 한 사람을 국무총리에 임명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청문회가 아무 의미 없는 거 아닌가요.”
-특히 어떤 점이 문제라고 여겨집니까.
“언론 협박한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땅투기도 했다는데 복잡한 내용이라 잘은 모르겠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그 일부만 봤는데 좀 그렇더라고요. 기자님들은 보고 화내지도 않았나요?”
-새정치연합 문재인 신임 대표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시죠.
“사실은 새정치연합이 대표를 뽑는지도 잘 몰랐어요. 언뜻언뜻 뉴스에선 봤지만, 문재인 씨가 됐다고 하니까 아 그냥 됐구나 싶었죠. 박지원 씨는 너무 옛날 분 아닌가요? 이인영 씨는 잘 못 들어본 분이라서 그냥 될 만한 분이 됐구나 싶었는데.”
-문 대표의 ‘호남 총리’발언에 대한 생각은.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작은 나라에서 호남이니, 영남이니 하는 것도 우습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이완구 총리는 그 사람이 문제가 많아서 안돼는 거지 충청도 사람이라 안된다 그런 건 있을 수가 없잖아요. 상식적으로는. 자꾸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이용하려고 드니까 ‘일베’같은 곳도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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