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나경원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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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나경원 띄우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2.27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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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與·언론은 나경원의 日자위대 행사 참석을 잊었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의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취임을 보도하는 언론 ⓒ 네이버 캡처

헌정 사상 첫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화려한 수식어를 얻었다. 나 의원은 지난 26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경쟁자인 정두언 의원을 압도적인 표차(49표)로 누르고 국회 외통위원장에 올랐다.

주요 언론사들은 입을 모아 '나경원 띄우기'에 나섰다. '화려한 부활', '화려한 비상', '정두언에 압승, 헌정 사상 첫 여성 외통위원장' 등 나 의원을 포장하는 표현도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과연 나 의원이 외통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인지 생각해보면, 이 같은 언론의 행태는 분명 도를 넘었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 의원은 분명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이긴 하다. 그는 지난 2013년에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 '국제적인 감각'이 아니다.

외통위는 외교와 통일에 대한 국회의 의사결정기능을 수행하는 상임위원회다. 그리고 외통위원장은 정부 측 외교부와 달리 '국민의 외교대표'로서 당면한 많은 외교적 도전을 대응해야 하는 자리다. 동북아 주변국들의 위협이 실존하는 현 외교 정세에서 무엇보다 국회 외통위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뚜렷한 역사관과 국가에 대한 소명 의식이다.

새누리당과 언론은 나경원 의원이 지난 2004년 6월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렸던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해당 사실에 대해 나 의원은 2011년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행사 내용을 모른 채 갔다. 현장에 뒤늦게 알고 뒤돌아 왔다"고 해명한 바 있지만, 관련영상(http://youtu.be/etFsUZAPA54)을 보면 그는 분명 자위대 행사라는 걸 인지한 채 행사에 참석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나경원 의원은 뉴라이트 계열 단체들과 함께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 급기야 2008년 그는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 포럼(現 한국현대사학회)'과의 간담회를 열기까지 한다. 교과서포럼은 국내 공교육에 쓰이는 교과서가 좌파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수정해야 한다 주장하는 단체다. 이들은 당시 왜곡된 역사관(독재 미화, 위안부는 해외 취업 등)을 담은 대안교과서를 편찬해 대국민적인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기자는 나 의원의 국회 외통위원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러나 여당과 일부 언론의 도를 넘은 '나경원 띄우기'는 불편하게 느껴진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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