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은행, 해마다 국부유출 논란…해명은 BIS비율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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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SC은행, 해마다 국부유출 논란…해명은 BIS비율 뿐?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3.04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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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적자에도 ˝자본 건전하다˝ 고배당…지난해 ´수익성 지표 악화´로 신용도 하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 은행 두 곳이 계속되는 적자에도 여전히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국부유출 논란을 벗지 못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160원, 우선주 1주당 210원 등 총 509억 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2010년 1002억 원, 2011년 1299억 원, 2012년 798억 원을 배당한 것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문료가 본사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경영자문료와 해외용역비로 1390억 원을 본사에 지급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699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4% 더 적다. 게다가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점 56개를 통폐합하고, 직원의 15%인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이 때문에 지난해 2분기 74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씨티은행 본사가 한국에서 지난 10년 동안 받아간 돈은 자문료 7500억 원을 포함해 약 1조 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 씨티은행(위)과 SC은행 ⓒ뉴시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아예 향후 2년간 3000억 원을 추가로 배당하겠다고 못박았다.

지난달 4일 박종복 한국SC은행장은 "한국에 직접 투자된 금액에 비해 과거 10년간 배당은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향후 2년간 3000억 원을 추가적으로 배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C은행은 지난해 1조1160억 원을 영국 본사로 송금하려는 계획이 드러나면서 고배당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SC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1분기 284억1000만 원 적자, 2분기 222억8400만 원 적자 등 3분기까지 총 682억18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은행 이익금 내부 잉여금이 충분하다"며  "BIS비율도 16%로 동종 업계의 13%에 비해서도 월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 모두 BIS비율 등을 예로 들며 자산건전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BIS비율 국내은행에 비해 높아 배당 문제 없다 주장

씨티은행측은 "희망퇴직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늘었다"며 "이 수준에 맞춰 배당 수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투자를 한 것이고 그에 따른 정당한 댓가를 받아간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은 또 경영자문료에 대해 "전세계 지점에서 사용하는 비용을 '합리적 수준'의 비율로 나눠서 내는 것"이라면서 "명확히 공시하지 않아 오해를 불러온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SC은행 역시 "BIS비율에 따라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선에서 배당을 실시한다"며 "과거에 적절한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적절히 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로 자금은 빼 가지지만 국내 영업기반 대비 안정적 수준이니 국부유출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주장과 달리 두 은행은 수익성 악화로 신용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됐다.

외국계 은행, 신용등급 하락…국부유출 해명 부실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 등급으로 낮췄다. 시장점유율 하락과 총자산수익(ROA) 등의 수익성 지표 악화가 요인이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최근 5년간 씨티·SC은행의 자산증가율은 -0.8%였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4%에 그쳐 같은 기간 전체 은행 평균인 0,5%에도 못 미쳤다.

씨티·SC은행의 점유율은 지난 2011년 지방은행에 따라잡힌 후 매년 떨어져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각각 5.9%와 7.9%로 나타났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위원은 "은행의 신용등급은 독자신용등급(자체적인 재무상환능력)과 외부지원가능성(정부, 계열의 지원 의지·능력)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를 좀 더 상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라는 외국 자본에 농락 당한 경험 때문에 외국계 금융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우려스러운 시선을 불식시키기에는 두 은행들의 국부유출에 대한 해명이 아직 부실하기만 하다.

한편, 두 은행 모두 지난해 이뤄진 배당과 실적에 대해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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