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①>금융 + 비금융 = 新 시장,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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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레이션①>금융 + 비금융 = 新 시장, '활짝'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3.1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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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규제 풀자 콜라보레이션 줄줄이…새 시장 열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금융업계를 가두고 있던 커다란 둑이 협업 물결에 무너졌다. 쏟아지는 물줄기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금융권은 돈과 직접 연결과는 업종이라 최고로 보수적인 집단으로 일컬어진다. 이 때문에 같은 금융권 내에서도 업종 간 겸업은 물론 소속한 프리랜서 직원까지 한 번에 한 회사에서만 일할 수 있다. 이 같은 금융권의 원칙은 정부 규제라는 이름으로 단단하게 고정돼 있었다.

은행에서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카드사가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등 서비스 차원의 협업만 있던 금융계에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 개혁 방안'을 통해 금융권에서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한 규제들을 하나, 둘씩 풀기 시작했다.

이후 8개월 만에 업종 간 창구를 함께 쓰는 복합점포나 IT 업계와 함께하는 핀테크, 문화계의 콘텐츠를 빌려와 만든 상품 등이 개발, 출시됐다.

▲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뉴시스

복합점포의 경우 이전에는 은행과 증권 관련 상담을 받으려면 각 업종의 점포나 창구를 일일이 방문해야 했다. 상담 후 상품에 가입할 때도 자산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심지어 금융지주가 세운 복합점포는 같은 지붕을 쓰지만 영업이 엄격하게 구분돼 은행 상담 뒤 증권 상담을 받으려면 창구를 옮겨야 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창구 일원화와 공동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한 개선안을 내놨다. 이어 2015년 3월 12일에는 보험사마저 복합점포로 집어넣겠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이종 간 결합이라 불리는 핀테크도 지난해 말부터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권은 보안을 이유로 IT업계에 장벽을 쌓아두고 예금 조회, 자금이체, 공과금 납부 등 간단한 몇 가지 업무에 대해서만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각계에서 보안 장벽이 쓸데없이 높고 불편하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 이용이 활발해지자 자연스럽게 두 업계의 협업이 시작됐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힘을 등에 업고 지난해 11월 은행권과 협업한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했다. 이보다 2달 앞선 지난해 9월에는 국내 모든 신용카드사가 참여한 '카카오페이'를 출시했다.

금융권은 대형 포털사와 서비스를 출시한 후 봇물처럼 관련 정책과 사업을 내놓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최근 "핀테크 업계, 금융회사, 정부 간 협력체계를 통해 관련 규제를 지속 개선해나가고 핀테크 지원센터를 조속히 설립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SC은행은 디즈니사와 제휴해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통장을 출시했다. ⓒ뉴시스

협업 물결은 문화계마저 끌어들였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금융에 입혀 상품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금융사 로고가 박힌 밋밋한 통장보다 캐릭터가 그려진 통장들이 인기가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나은행은 다음카카오와 제휴해 카카오톡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을 출시했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디즈니와 제휴해 겨울왕국 통장을 시판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아기 공룡 캐릭터 디보와 뽀로로 캐릭터를 그려 넣은 통장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영화 관객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시네마정기예금' 상품도 판매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네마 정기예금은 흥행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연계 상품"이라며 "〈써니〉의 경우 연 4.15% 금리에 관객 300만 명 돌파에 따른 우대금리 0.3%포인트를 더해 총 4.45% 금리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금융계가 변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어디까지가 고유 업무고, 어디부터가 비금융 업무인지 구분이 쉽지 않아졌다. 이 일이 과연 금융권에서 할 일인가 싶을 정도로 무리한 일도 있다. 그럴 땐 오히려 이슈가 돼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업계와 맺게 될 협업의 시너지를 기대해 본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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