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②>스마트폰에 뛰어든 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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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레이션②>스마트폰에 뛰어든 핀테크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3.15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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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모바일 결제 시장 집중…삼성페이 vs 애플페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한 남자가 커피를 주문한다. 이 남자는 지갑 대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 뒤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댄다. 그리고는 커피를 가져간다.

최근 공개된 ‘삼성페이’의 소개 영상이다. 핀테크의 모든 것이 이 세 컷에 들어있다. 엄밀히 따지면 가운데 단 한 컷으로 설명된다. 금융 정보가 모두 스마트폰에 저장됐고, 필요에 따라 어디서든 꺼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이게 바로 핀테크다.

핀테크의 사전적 의미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을 통한 결제, 대출, 송금,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중 대출, 송금, 자산관리 등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보급돼 이용되고 있고, 일부 금융사에서는 모바일에서도 서비스 중이다. 온라인 결제는 너무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혀 새로울 것 없는 기술이다. 자연스럽게 핀테크의 관심은 280조 원 규모의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쏠렸다. 이에 핀테크는 ‘모바일 결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한 전문가는 국내 현 상황이 “핀테크보다 테크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을 중심으로 기술이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돼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 삼성페이 소개 영상의 한 장면 ⓒ유투브

그런데도 삼성이나 애플, 구글이 핀테크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이들이 만든 플랫폼에 금융사들이 동참해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당초 모바일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는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확산이 쉽지 않았다. 대표격인 NFC(근거리 무선통신, Near field communication)는 이를 인식할 단말기가 추가로 필요한데 대다수 사업장이 추가 비용 부담 때문에 설치하지 않아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다.

NFC 리더기 보급률은 국내의 경우 1%가량, 해외에서도 기껏해야 10% 내외로 알려졌다.

이를 보완한 것이 ‘삼성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NFC 기반의 삼성월렛을 출시했다가 저조한 실적을 경험한 뒤 지난달 18일 루프페이를 인수하고 모바일 결제 시장에 재도전했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MS) 카드를 단말기에 긁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기계 장치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러 장의 카드를 들고 다닐 것 없이 정보만 바꿔주면 고유의 자기장을 발생시켜 카드를 긁지 않아도 마치 읽은 것처럼 인식시킨다. MST(마그네틱 보안전송,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추가적인 장치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아직 글로벌 표준이라 불릴만한 선두 업체는 없는 상태”라며 “마그네틱 카드 대신 IC칩이 사용되고 NFC 방식이 앞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주를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시장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는 삼성이 보유한 MST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 마그네틱 단말기를 IC 카드 단말기로 교체가 예정돼 한시적으로만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삼성페이는 국내 주요 카드사와 협력은 맺었지만 ATM처럼 IC 카드만 인식하는 단말기에서는 무용지물이라 플라스틱 카드를 완전히 흡수할 수는 없다.

또 암호화되지 않는 마그네틱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보안성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삼성페이는 NFC 방식도 혼용하고 있다. 

NFC는 무선태그(RFID) 기술 중 하나로 비접촉식 통신 기술이다. 인식 거리가 10㎝ 내외고 실제로는 4㎝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사용 가능해 전파 납치를 이용한 해킹 등에서 매우 안전하다. 또 분리형인 NFC 단말기 덕에 직접 스마트폰을 갖다 댈 수 있어 사생활 보호도 가능하고 결제도 간편하다.

카드업계와 IT업계는 모바일 결제가 결국 NFC로 통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15'를 통해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를 소개했다. ⓒ뉴시스

IT업계의 두 공룡인 애플과 구글은 이 NFC 기반의 금융 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선두에 서 있는 애플은 지난해 10월 ‘애플페이’ 공개 이후 미국 내 750개 은행,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서비스하고, 애플워치에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USA테크놀로지스가 올해 미국 전역에 20만여 개 자판기, 세탁소 기기, 주차장 계산기 등에 단말기 지원을 계획하고 있어 사용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구글도 지난 2011년 9월 서비스 출시 후 잠잠하다가 애플페이가 공개되자 안드로이드 OS에 구글월렛을 선탑재하기로 하는 등 NFC에 힘을 싣고 있다.

거대 공룡들에 가려졌지만 국내에서는 핀테크 선봉장에 서 있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뱅크월렛’도 NFC를 활용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에 금융권도 IT기업만큼 핀테크 진출에 역점을 두고 IT와 협업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NHN엔터테인먼트와 핀테크 활성화 업무 제휴를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와 오프라인 간편결제 솔루션 보급, NFC 기반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단말기 보급 등을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KT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지금까지는 대출 담보물로 집이나 땅 등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자동차나 공장의 설비, 축산의 소, 돼지도 담보대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음카카오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신한은행도 핀테크 창업기업과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장은 지난 2월 3일 범 금융 대토론회에서 “금융사들이 스스로 핀테크에 공격수를 둬야 한다. 스스로 공격하지 않으면 다른 금융사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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