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프로방스 '교황빵' 카피논란…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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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프로방스 '교황빵' 카피논란…진실은?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3.20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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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다윗 싸움?…‘고리형빵’ 특허 침해 두고 양측 간 입장차 ‘팽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최근 논란이 된 대형 제빵업체의 ‘교황빵 카피’ 의혹이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KBS뉴스

최근 논란이 된 대형 제빵업체의 ‘교황빵 카피’ 의혹이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제빵업계 1위 업체 파리바게뜨가 중소 제빵업체인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키스링 마늘빵’을 비슷한 모양으로 베껴 판매해 프로방스의 고유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것.

반면 SPC 측은 고리 형태의 빵은 과거에도 자사를 포함, 타사에서도 수차례 출시된 바 있어 특허권 침해와는 무관하다며 전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두 업체 간 진실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빵’ 베끼고 가맹점에 홍보 지시?…“사실무근”

지난 18일 KBS는 ‘교황빵’으로 불리는 마늘빵을 판매 중인 경기 파주에 위치한 프로방스의 제품을 대형 제빵업체인 파리바게뜨에서 유사하게 만들어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황빵은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당시 아시아 주교들과 가진 모임에서 간식으로 올랐던 키스링 마늘빵으로, 지난 2013년부터 프로방스에서 판매됐다.

해당 빵집은 특허청에서 제조방식으로 특허를 받았고 교황빵을 만들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투자금 2억 원 이상을 들여 빵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파리바게뜨가 신제품으로 출시한 마늘빵인 ‘마늘링’이 파주 빵집의 교황빵과 흡사한 데다 “교황이 드셨던 빵”이라고 홍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언론매체를 통해 확산됐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점원이 “본사에서 그렇게 홍보 교육을 시켰다”고 설명하고, 타 점포에서는 “파주 빵집 가격보다 50% 가격이 저렴하다”고 홍보하는 직원도 있었다.

파주의 베이커리 주인은 “대기업이 이 빵을 따라할 줄은 몰랐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심정”이라고 억울한 심경을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비슷한 모양의 빵을 만들어 팔던 롯데제과는 파주 빵집의 항의에 특허가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며 모든 제품을 자진 철수한 바 있다.

▲ 파리바게뜨 포함, 다수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출시한 '고리형빵' 이미지 ⓒ시사오늘

반면, SPC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제조방식이 특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전면 반박했다. 지난 2009년 자사에서 같은 제조법으로 초코링이라는 빵을 만들었으며, 이외 타사 브랜드 베이커리들도 고리 형태의 빵을 제조·판매한 바 있다는 게 사 측의 주장이다.

사측은 프로방스가 특허를 주장하는 고리 형태의 마늘빵은 2011년 출간된 일본 제빵 서적에도 나오는 기술이라며 지난 16일 특허청에 무효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 관계자는 “수십년에 걸쳐 빵만 만들어 온 회사인데 굳이 중소 빵집의 제품을 따라했을 리가 있겠나”라며 억울해 했다.

이어 “보도에 나온 것과 달리 본사에서는 지금까지 전 가맹점주 및 직원들에게 ‘교황빵’에 대한 홍보 및 가격과 관련된 교육을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며 “일부 가맹점주들이 ‘교황빵’을 고객에게 언급할 시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까 싶어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본지 기자가 SPC 측의 반론을 접한 뒤 국내 일부 베이커리 브랜드 내 고리형빵 출시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해당 사의 말처럼 고리 형태로 된 빵들은 과거에도 무수히 출시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타사 브랜드도 ‘고리형빵’ 유사 제품 출시 이력 有

지금은 단종된 상품이지만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천사의 초코링’을 출시한 바 있으며, 브래댄코 역시 유사한 상품명의 ‘앤젤링’을 내놨다. 이 밖에 △패션5의 ‘왕창초코링’, △몬테벨로 ‘흑마늘치즈링’, △블랑제이 드 르방의 ‘엔젤초코링’ 등이 있다.

신라명과 계열브랜드 △링바볼의 ‘링 페스츄리’와 △데코르의 ‘베이비링페스츄리’ 또한 비슷한 모양의 빵을 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수의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맛은 조금씩 다르지만 유사한 고리형 빵을 판매해온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파리바게뜨가 프로방스의 교황빵 제조방식을 의도적으로 베끼고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에 힘을 싣기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방법과 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큰 빵집’과 ‘작은 빵집’ 간 특허 싸움의 결말에 시선이 모아진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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