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 승부수…손학규 or 노무현 어느 길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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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승부수…손학규 or 노무현 어느 길 갈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3.30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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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출사표 던진 정동영…성공하면 '스타', 실패하면 '무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4·29 재보선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정 전 장관은 불출마 입장을 고수했으나 국민모임의 꾸준한 설득에 출마로 가닥을 정했다. 정 전 장관은 30일 오전 11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새정치연합은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즉각 비판했다. 분열은 ‘야권 필패론’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을은 진보적 성향이 강한 곳으로 분류되지만 야권 후보가 나뉘게 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 주말 21일~22일 동안 유선전화 이용하여 RDD/ARS 방식으로 700명에게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4.0%로 1위를, 정 전 장관이 21.3%로 2위를,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19.0%로 3위를, 정의당 이동영 후보가 10.7%로 4위를, 무소속 이상규 후보가 8.3%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야당 후보가 4명 이상이다 보니 보수 표가 새누리당에게 몰려 1위를 오 후보가 차지한 것.

권노갑 상임고문은 지난 20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이) 야권분열을 일으킨다면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라며 “당 대표에 대선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탈당해 재보선에 참여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권 고문은 “야권이 힘을 모아 승리하기는커녕 난립하는 양상을 보여 안타깝다”면서 “다른 야권 세력들이 소탐대실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정 전 장관의 출마 기자회견이 있은 후 “그것이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또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안타깝다”며 “야권을 분열시키는 이런 행태들이 과연 그런 국민들의 마음에 맞는 것인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이 승부수를 던진 것은 이런 비판을 감수한 결정이다. 실제로 정 전 장관의 주변에 있는 참모들은 불출마를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모임의 존립 여부는 정 전 장관의 원내 진입과 귀결돼있다. 지난 29일 서울 문래동 한 폐공장에서 열린 '국민모임' 발기식에서 김세균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20석을 획득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기 위해선 정 전 장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 전 장관이 패배한다면 당의 존립이나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원내에 진입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의 정치 로드맵에서 가장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왼쪽부터)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 ⓒ 뉴시스

손학규 또는 노무현의 길

이번 재보선이 정 전 장관에게 '무덤'이 될 수도, 대권 고지를 선점하는 길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길을 갈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갈지, 갈림길에 있다.

대권주자였던 손 전 고문에게 재보선 출마는 ‘정치 무덤’이었다. 지난해 7·30 재보선 수원병에 출마한 손 전 고문은 정치 신인과 다름없는 김용남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 후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손 전 고문은 그 이후 전남 강진의 한 토굴에서 칩거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선 손 전 고문의 복귀를 바라지만, 그는 손사래치고 있다. 여전히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

반면 재보선으로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해 대권 고지까지 선점한 경우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13대 총선에서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천을 받아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그 후 노 전 대통령은 각종 선거마다 고배를 마셨다. 14대 총선에서 ‘꼬마 민주당’ 소속으로 부산 동구에 출마했지만 민주자유당 허삼수 전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95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했지만 문정수 전 부산시장에게 밀려 패했다.

제 15대 총선에선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으나 3위를 기록했다. 그렇게 6년 간 정계에 복귀하지 못하고 낙선 행진만 이어가던 노 전 대통령은 1998년 7·21 재보선으로 화려하게 원내에 입성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54.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어 ‘재보선 스타’로 떠올랐다. 고공행진 인기를 누리던 노 전 대통령은 그렇게 대권 고지까지 선점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7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다. 여전히 야권의 대권 주자로 언급된다. 거물급 인사의 미래가 이번 재보선에 달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정동영 전 장관이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고 난 후 잠시 동력을 잃은 듯하다"라며 "그것은 아마 당에서 뒷받침을 해주지 않고 정 전 장관을 견제만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 때의 정 전 장관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라며 "이번 재보선으로 화려하게 원내에 입성한다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고, 패배한다면 아마 정계를 은퇴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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