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팝콘, 관람비보다 ‘비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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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팝콘, 관람비보다 ‘비싼’ 이유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4.02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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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관객 눈 홀릭, 영화관 간식 각양각생…가격 부담 심각
여성관객 간식 선호 높아, 팝콘 없으면 허전…“비싸지만 괜찮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영화관의 빼놓을 수 없는 별미는 바로 ‘팝콘’. 팝콘의 진화는 화려했다. 기존의 고소한 맛은 물론 달콤한 맛, 치즈맛, 양파 맛까지 출시되며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팝콘 맛을 즐길 수 있게됐다.

영화관람 시 팝콘을 비롯해 간식거리를 선호하는 관객이 늘어나면서 영화관 내 매점은 각양각색의 간식거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팝콘의 종류만큼 팝콘 가격 역시 비싸졌다. 6000원~1만 원 수준의 영화 관람 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모양새가 돼버린 것.

1일 본지 기자는 비싸진 팝콘 가격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영화관 매점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다양한 간식거리, 가격 1만 원 이상 기본…데이트 비용 부담 느껴

홍대인근에 위치한 CGV. 이날은 만우절을 맞아 CGV가 준비한 이색 이벤트에 삼삼오오 교복과 군복을 입은 관객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기자는 잠시 즐거웠던 풍경을 뒤로한 채 영화관 매점이 있는 곳을 향했다.

▲ 홍대CGV에서는 만우절을 맞아 교복과 군복을 입은 관객들이 눈길을 끌었다. ⓒ 시사오늘

팝콘뿐 아니라 다양한 간식을 판매하고 있는 매점. 메뉴는 단일품목부터 세트콤보까지 다양했다. 기자가 관찰한 결과 관객들은 단일품목보다 여러 가지 메뉴가 세트로 묶인 콤보를 더 선호했다.

팝콘 작은 M사이즈는 4500원, L사이즈는 5000원. 음료는 가장 낮은 가격인 콜라 2000원을 비롯해 타 음료의 가격은 그 이상이다. 최소 두 명이 함께 영화를 볼 시, 단일품목보단 핫도그나 나쵸, 오징어가 추가된 콤보로 시키는 것이 가격적인 측면에서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 홍대CGV 내 핫도그 전문 매점 ⓒ 시사오늘

CGV에서 판매되고 있는 콤보 메뉴는 총5가지로 쉐이크콤보 9500원을 제외하고 모두 1만 원 이상가에 판매됐다. 특히 카피바라상 콤보는 카피바라상 인형이 포함돼 가격이 무려 2만 원에 책정돼있었다.

팝콘 매점 옆에는 따로 핫도그를 판매하는 핫도그 매점이 따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의 핫도그콤보의 가격 역시 1만 원 이상.

새내기 대학생처럼 보이는 한 커플은 관람에 앞서 핫도그 콤보를 구입했다. 이들은 저녁시간대와 겹쳤기 때문에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식사대용으로 사 먹은 것 뿐, 평소엔 가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잘 안 사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용돈 외에 일정 수입이 없는 학생들에게 영화한편 보는 것 마저 사치스러운 일로 느껴졌다.

대학생 김서영(20) 씨는 “영화볼 때 주전부리를 사 들고 들어가는 게 익숙해졌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부담된다” 며 “데이트할 때 영화를 보게 되면 관람가격 포함 3~4만 원정도 지출되는 게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 홍대CGV 내, 핫도그 매점과 투썸플레이스 사이에 위치한 영화관 내 휴식공간. ⓒ 시사오늘

이런 현실에 관객들은 영화관 내 매점보다 외부 음식을 구입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핫도그 단품 4000~5000원 버금가는 가격이면 평소 즐겨먹는 패스트푸드 점이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외부에서 사오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 하에서다.

한편 이곳 CGV팝콘 매점에선 커피를 따로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맞은편에 위치한 CJ계열의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여성 관객 간식 선호 ↑, 팝콘 없으면 허전…‘군중심리’ 불가피

높은 팝콘가격은 단연 CGV뿐만이 아니었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역시 마찬가지.

스윗콤보, 브라운콤보, 핫도그콤보, 즉석구이콤보, 더블콤보 등 총 5가지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시마는 브라운콤보 9000원, 스윗하트콤보 9500원을 제외하고 모두 1만 원 이상가로 판매됐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커피가격이 3500원이다. 커피전문점 수준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관람과 떼놓을 수 없는 사이처럼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롯데시네마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콤보메뉴 ⓒ 시사오늘

직장인 박다효(25)씨는 “영화볼 때 팝콘이 없으면 왠지 심심한 느낌이다” 며 “대부분의 관객들이 팝콘을 들고 입장하면 나도 그래야 할 것 같은 군중심리가 작용하는 면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본 재밌는 광경은 남성보다 여성들이 간식거리를 더 선호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비싸더라도 매일이 아닌 가끔 찾는 영화관에서의 별미를 놓칠 수 없다는 것.

남자친구와 함께 관람하러 온 직장인 김희영(27)씨는 “팝콘이란 것은 이미 영화관 내 분위기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상징적 요소가 된 것 같다” 며 “영화 관람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면 팝콘과 함께 영화를 즐기는 게 더 기분 좋다”고 전했다.

팝콘, 원가 판매가의 1/8 수준…비싸도 너무 비싸

하지만 최근 팝콘 원재료가가 판매가의 1/8수준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은 이 같은 가격에 불만은 확산되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CGV를 포함해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매점제품 원가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그 내용은 5000원인 팝콘(L사이즈)의 경우 원재료가가 613원으로 나타났다. 팝콘과 콜라를 묶은 세트콤보의 경우 원재료가는 최대 1813원으로 판매가격의 약 1/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며 일각에선 영화사가 지나치게 높은 팝콘가격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영화사 관계자는 팝콘값이 지나치게 높아 ‘폭리의혹’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해 “팝콘이 비싼 부분은 가격 책정 시 개발비용과 임대료, 인건비 등 모두 고려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영화관을 즐겨찾는 한 관객은 “당연히 원가보다 비싸게 판매되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면서도 “관람가격과 동일한 수준의 팝콘가격은 영화사들이 낮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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