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차기 회장 후보 5인, 판세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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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회 차기 회장 후보 5인, 판세 '오리무중'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4.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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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0일 35대 향군회장 선거 치러
조남풍·김진호·이선민·신상태·이진삼, 5파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회)가 이번 주 새 회장을 선출한다. 향군회는 850만 명에 이르는 회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각종 안보단체 60여 개를 운영하고, '중앙고속' 등 12개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로부터 연간 300억 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지원 받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보수안보단체다. 세간의 이목이 오는 4월 10일 실시되는 35대 회장 선거에 쏠리는 이유다.

향군회는 현 박세환 회장 임기 가운데 5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부채가 쌓이면서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하루 이자만 6000여만 원, 연간 이자로 따지면 무려 250억 원에 달한다.

향군회 한 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부채가 급증한 명목적인 까닭은 사업 투자 실패이나 실질적으로는 조직 내 만연한 각종 부정부패에 있다고 보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부채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향군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 능력 있고 깨끗한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로 나선 인물들은 조남풍 전 육군대장(78, 육사 18기), 김진호 전 육군대장(73, 학군 2기), 이선민 전 육군중장(69, 학군 6기), 신상태 전 육군대위(63, 3사 6기), 이진삼 전 육군대장(78, 육사 15기) 등 5인(기호순)이다. 선거 양상은 치열한 5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시사오늘>은 이번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에 출마한 후보 5인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과 더불어 그들이 지닌 서로 다른 취약점을 분석해 이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경영혁신 재정위기 극복, 조남풍…1993년, '율곡사업 비리'로 해임

▲ 조남풍 후보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인터넷 홈페이지

공약 및 강점- 육사 18기 출신으로 제1군사령관을 역임한 바 있는 조남풍 후보는 경영혁신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겠다며, 향군회 본부 예산 최소화를 위해 천막생활도 각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또 조 후보는 각 지방 향군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취약점- 조남풍 후보는 국군 보안사령관으로 재직할 당시(1991년), 방위산업체였던 삼양화학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바 있다(율곡사업 비리). 이 사건으로 조 후보는 지난 1993년 제1사령관 직에서 해임됐다. 향군회 조직 내 만연한 각종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하는 게 새 회장의 주요 임무가 되는 만큼, 현역 시절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조 후보의 과거는 커다란 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종북 좌파 척결하겠다, 김진호…과거 민주당 활동 전력, 진보→보수 '논란'

▲ 김진호 후보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인터넷 홈페이지

공약 및 강점- 학군 2기 김진호 후보는 국가안보의 제2보루라는 향군회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공약을 최우선으로 내밀었다. 그는 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철저한 강경보수파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김 후보는 토지공사 사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토지공사의 부채를 줄였다는 점을 들어 향군회의 재정위기를 처리할 적임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취약점- 김진호 후보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정부에서 대장에 진급, 합참의장에 임명된 바 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열린우리당 안보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이는 재향군인회의 보수적인 성격 상 김 후보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에서 보수로 정치적 성향을 바꾼 것에 대한 비판도 향군회 일각에서 나온다. 그는 2012년 보수시민단체 국민행동본부가 주최한 부산 강연회에서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반역자로 고발한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향군회 전문가, 이선민…6800억 부채 늘린 사무총장, 책임 회피 어려워

▲ 이선민 후보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인터넷 홈페이지

공약 및 강점- 학군 6기 출신 이선민 후보는 현 박세환 회장 체제 하에 향군회 사무총장을 맡은 바 있음을 들어 자신이 '향군을 잘 아는 후보'임을 피력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제2호국정신운동'을 이끌어 국민에게 신뢰받는 호국안보단체로 향군회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취약점- 향군회 사무총장 직에 재직한 바 있다는 건 이선민 후보에게 양날의 검이다. 박세환 현 재향군인회장은 기존 18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향군회 부채를 무려 6800억 원까지 늘렸다. 이 후보는 박 회장이 직접 임명한 사무총장으로 18개월 이상 박 회장을 보좌했다. 사무총장으로서 향군회 재정 부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정위기 해결, 신상태…역사 없는 특임부회장 직책, 표밭갈이 '논란'

▲ 신상태 후보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인터넷 홈페이지

공약 및 강점- 신상태 후보는 전문경영체제로 임기 내에 반드시 재정위기를 해소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웠다. 그는 구체적으로 금융권과 대출 문제를 재협상해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감소시키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신 후보는 전경련으로부터 모범경영인상을 수상한 바 있을 정도로 경영 분야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약점- 3사관학교 6기 출신의 신상태 후보는 육군 대위로 전역했다. 군 생활이 고작 5년 남짓에 불과해 재향군회의 수장 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향군회 특임부회장 직에 있었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 특임부회장은 향군회 역사상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은 직책으로, 지난 2012년 현 박세환 회장이 신 후보에게 준 게 유일하다. 때문에 재향군회 일각에서는 신 후보가 차기 회장 자리를 노리고 유리한 위치에서 '표밭갈이(사전 표얻기 작업)'를 하기 위해 박 회장으로부터 해당 직책을 받아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야권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연이 깊다는 것도 조직 성향 상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향군 육성과 부채해결, 이진삼…뒤늦은 출마, '헬기' 동원 '빈축'

▲ 이진삼 후보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인터넷 홈페이지

공약 및 강점- 육사 15기 출신 이진삼 후보는 강력한 향군 육성과 부채해결을 통해 향군회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특이할 점으로 제18대 국회의원(충남 부여·청양)은 지냈다는 부분이 눈에 띤다. 이 같은 이 후보의 정치권 이력은 향후 향군회가 정부로부터 원활하게 경제적 지원을 받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약점- 이진삼 후보는 지난 2011년 국회의원 의정 활동 당시,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군 헬기를 동원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 후보는 다른 네 후보보다 뒤늦게 선거판에 뛰어들어 불리한 지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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