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친노 혐오주의보'…"문재인 꼴도 보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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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친노 혐오주의보'…"문재인 꼴도 보기 싫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4.08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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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돋보기④-광주 서구을>천정배 '우세', 조영택 '추격'
"영남 사람 문재인, 절대 안 돼"…"千 출마, 어쨌든 관심 끌어 긍정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광주= 박근홍 기자)

▲ 광주송정역 ⓒ 시사오늘

'광주가 들썩이고 있다.'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 7일. <시사오늘>은 이번 4·29 재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사, 광주 서구을을 찾았다. KTX호남선을 타고 광주 땅을 밟자마자 광주송정역 앞에 붙은 각 후보 측 홍보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이웃동네 양동에 위치한 시장에 아침 장을 보기 위해 들른 서구을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고자 지하철을 타고 양동시장역으로 곧장 이동했다.

아직 정식 선거 운동 기간이 아니어서인지, 거리에는 적막이 흘렀다. 그러나 광주 민심은 이미 들썩거리며 변화하고 있었다. '민주당' 딱지만 붙이고 출마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뽑아주는 예전과 같은 선거 분위기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불을 판매하는 아주머니 A씨(54, 금호동)는 "누굴 뽑아야 할지 아직 못 정했다. 예전 같았으면 고민할 것도 없었을 텐데, 선거가 아직 꽤 남았으니 끝까지 생각해 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양동시장 깊숙이 위치한 수산시장에서 S상회를 운영하는 B씨(서구을 유권자)는 "뽑아놓으면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오? 아직 정하질 못했어. 천정배가 나와서 뭔가 투표의 기준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통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마치 '친노 혐오주의보'가 발령된 듯 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서실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한 어르신들의 증오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광주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박급수(80) 씨는 "문재인 대표 패거리들 꼴도 보기 싫다. 정권을 잡자마자 당을 깨버리고 말이야, 배신이야, 배신"이라며 선거제를 중선거구제로 개편해야 광주가 변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금호동에서 만난 한 노인도 "문재인, 친노는 절대 안 돼. 광주 이기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 호남 사람을 뽑아야 해"라고 역정을 냈다.

천정배 후보의 탈당과 출마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임을 밝힌 한 시민은 "천정배가 나와서 그나마 다들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 게 아니냐"며 "어쨌든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무소속 천정배 예비후보(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예비후보 ⓒ 시사오늘 홍세미 기자, 서지연 기자

<시사오늘>은 무소속 천정배 예비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예비후보와 인터뷰하기 위해 팀을 나눠 움직였다.

기자는 천 후보의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천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금호동 사회복지관에서 배식 봉사를 했고, 오후에는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광주지역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른 천정배 후보 캠프는 무척 활기차면서도 여유가 넘치는 분위기였다. 얼마 전, 천정배 캠프 개소식 참석해 새정치연합 징계위에 회부된 지방의원 몇몇이 그를 찾아오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상당수의 호남 정계 인사와 유지들이 그를 돕는 것 같았다. 천 후보는 기자와 짧은 독대를 마친 후, "선거 끝나면 여의도에서 같이 차 한 잔하죠"라는 말을 남겼다. 자신이 넘쳤다.

조영택 캠프는 바쁘게 움직이고는 있으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동 캠프의 한 관계자는 "전세 역전을 위해선 문재인·안철수 등 스타정치인들의 적극적인 거리 지원 유세가 절실하지만, 되레 역풍 맞을까 염려스럽다"고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동교동계가 최근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나, 승리를 위한 '반전카드'가 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세가 투표 막판까지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유보 또는 관망 상태인 유권자가 많고, 역대 호남권 선거와 같이 막상 본 투표에 들어가면 '2'번에 몰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정승 예비후보의 경우, 이정현 최고위원과 지역 예산을 내세워 분투하고 있으나 15% 정도의 득표율만 얻어도 성공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전략 투표를 중시하는 광주 유권자들의 성향 상, ‘사표’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대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정의당 강은미 예비후보도 만만찮은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단독 돌파를 고수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곧 천정배 후보 또는 조영택 후보 측과 연대 또는 단일화 논의를 진행할 공산이 크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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