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화법으로 ‘반MB' 선봉 김문수 경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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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화법으로 ‘반MB' 선봉 김문수 경기지사
  • 정인영 기자
  • 승인 2008.12.02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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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각 세워 존재감 ‘부각’
차명진 임해규 최측근…원유철 안상수 전재희도 원군

 

▲     © 운영자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대권에 시동을 건 느낌이 든다. 김 지사는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직설화법을 동원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김 지사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촛불시위대에게 경찰이 두드려 맞는 나라에 투자를 하는 바보 같은 기업이 있겠나? 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결국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없어질 뿐이다.

500만표 이상 압도적 지지 속에 당선된 대통령을 취임 4개월 만에 물러나라고 주장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라며 촛불시위 세력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7월 21일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가 빠진 전략 발전전략을 내놓자 “배은망덕한 정부”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김 지사가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독설’에 가까울 만큼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차기대권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견해다.

한나라당 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박근혜 전 대표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일거수일투족은 뉴스다.

하지만 경기지사는 정치적 목소리를 낼 기회가 거의 없다. 때문에 뉴스의 중심에 서지 못한다. 뉴스에서 멀어지면 차기 대권에도 멀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 지사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

여권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권을 중심으로 ‘계보’를 형성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의 힘으로 공천 받은 인사가 지난 총선에서 대거 낙선함으로써 ‘김문수계’는 빛을 보지 못했다. 김 지사계로 분류되는 20여명의 인사가 지난 총선에 출마했지만 대부분 금배지를 다는데 실패했다.

대표적인 인사가 허숭 경기도 대변인이다. 허 대변인은 김문수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그는 민중당 서울시청년학생위원장 출신으로 김 지사와 인연을 맺은 뒤, 보좌관을 거치면서 정치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허 대변인은 ‘김문수계’의 일환으로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민주당 중진인 천정배 의원에게 패했다.
지난 총선에서 김문수계로 평가받은 인사들 중 당선된 사람은 차명진 현 한나라당 대변인과 임해규 의원 정도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김 지사의 보좌관을 지낸 차 대변인은 본인 스스로도 “김문수계다”라고 할 만큼 김 지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임 의원은 김 지사의 지구당 사무국장 출신으로 금배지를 단 정치인이다. 부천시의원 출신인 임 의원은 2005년 부천 원미 갑 재선거에서 당선해 국회에 입성했다.

차 대변인과 임 의원을 제외하고는 원내에 확실한 원군을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를 김 지사는 받고 있다.
 
김문수 지사 지지로 돌아설 정치인 ‘즐비’
 
하지만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문수 지지’로 돌아설 정치인은 많다. 김 지사가 수도권규제 완화문제로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자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권 내 동조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김 지사의 ‘힘’을 보여주는 단면적인 사례다.

공성진 남경필 전여옥 의원 등은 방송출연을 통해 “김 지사의 말이 맞는 것 아니냐”며 동조했다.

그렇다면 김 지사 지지로 돌아설 의원들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지지 세력이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당장 ‘김문수 지지세력’으로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우선 3선의 원유철 의원은 김문수 지지 의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원 의원은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맡아 김 지사와 함께 도정을 이끈 경험이 있기 때문에 ‘김문수 사람’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드러내놓고 김 지사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때가되면 김 지사의 원군이 될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의장을 지낸 이화수 의원도 김 지사의 지근거리에 있는 정치인으로 꼬리표가 붙는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상수 의원이나 경북 영천 출신의 전재희 의원도 김 지사의 원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 지사계로 불리는 원외 인사로는 김 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용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최우영 전 경기도 대변인, 박종웅 전 경기도 경제단체 연합회 사무총장, 최순식 전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 등이 있다.

표철수 경기도 정무부지사, 좌승희경기개발원장, 이한준 경기도지사 정책특별보좌관, 전무순 경기신용보증재산 상임감사 등도 김 지사의 인맥으로 분류된다.
이와 더불어 40여명의 현역의원으로 발족한 당내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함께 내일로’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홍준표 원내대표가 주도해 만든 국가발전연구회 모임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재오계 모임’이란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총선에서 낙마하는 등 대중성을 잃고 있어, 김 지사가 ‘이재오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이 모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때문에 ‘함께 내일로’는 이 전 최고위원 대신 자신들의 ‘보스(차기대권주자)’로 김 지사를 내세울 수도 있을 듯싶다.

한나라당 내 한 재선의원은 이와 관련, “친이계의 좌장으로 평가받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대중성을 잃을 경우 그 자리를 김문수 지사가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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