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서원학원, 현대백화점이 인수해야"
노영민, "서원학원, 현대백화점이 인수해야"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8.10.0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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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현안의 해결사 민주당 노영민 의원

민주당 노영민(51) 민주당 의원은 청주 흥덕을의 재선의원이다.

노 의원은 요즘 국회 안팎에서 의욕적인 행보를 내딛고 있다.

지식경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았고 최근엔 국회 신성장산업포럼을 창립, 대표로 활동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지역 현안의 해결사로, ‘수도권 규제 완화’ 저격수로 적극 나서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안 최대 관심사는 청주 서원학원 갈등 해결인 듯하다. 골 깊은 분규를 거듭하며 교착상태에 빠진 학원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그는 과감하게 ‘총대’를 맸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 210호의 문을 두드렸다.
 

▲노영민 의원은 서원학원은 현대백화점이 인수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시사오늘 권희정
“박인목 이사장 재단 인수후 ‘百年大計’ 뭘 했나”
 
-최근 구성원간 씻을 수 없는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서원학원의 정상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원학원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서원학원은 지난 92년 운호학원의 부도 이후로 관선이사 파견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다 현 박인목 이사장의 학원 인수 후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총학생회의 이사장실 점거, 교수회의 총장실 점거, 교육부 지시사항 불이행 등으로 학내 구성원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원학원 분규로 인한 구성원들간의 갈등과 불신의 골은 지역 화합의 크나큰 걸림돌로까지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역 안정과 화합을 위해서도 서원학원 문제가 이제는 마무리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원학원 뿐 아니라 청주의 대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결조건이라 판단되며 교육도시 청주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정상화 방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학내갈등의 최대 쟁점이었던 재단문제가 어떤 방향으로든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어 청주시민은 또 한번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학원인수 표명으로 현 재단과의 협상을 통한 다각적인 정상화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청주시민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서원학원 인수 표명을 학원 정상화의 최적 방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은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즉시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부채청산과 약속이행을 실행으로 옮기는 등 서로간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학원인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에서도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합니다.

노 의원은 서원학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화해’보다는 ‘수혈’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믿고 있는 듯했다. 한마디로 ‘현 이사장 체제는 희망이 없다. 미래를 담보할 능력 있는 새 재단이 학원을 운영해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했다. 주문대로 현안이 해결될지 지역의 많은 눈이 그 학원에 쏠려있는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최근 채권을 사들였지만, 현 재단의 인수협상 불가 방침으로 심각한 대립양상만 보여 협상 자체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야 겠습니까.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재단인수 의지가 크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은 학생회, 교수회 등 학내 구성원들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부채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없으면 학교를 떠나라’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재단이 먼저 결자해지의 입장을 보여야 합니다. 재단 그리고 재단과 갈등을 빚는 학내 구성원들 간의 의견 조율이 우선이겠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이 대학발전을 위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여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봅니다.”
 
“한계 인식하고 현대百에 인계하는게 최선” 지적
 
-앞으로 양측의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청주지역 의원으로서 정상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생각입니까.
“서원학원 정상화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나 책임 있는 관계기관들과의 유기적 협력강화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자 합니다. 이러한 제 의지는 학내 구성원과 청주시민을 위한 서원학원 정상화의 일념일 뿐 학원운영을 원하는 어느 한쪽의 유불리를 위한 행동이 아님을 전제합니다. 지역 내 학원의 안정화는 청주 발전의 잠재적 힘으로 작용합니다. 이를 위해 학내외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과 불신을 해소하고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서원학원의 조속한 안정을 이루고자 합니다.”
 

▲노 의원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지역경제가 회생의 길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원학원 인수에 어떤 자세와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룹의 대학 인수는 이익창출을 위한 사업과는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사익과 공익이 함께 해야 하고, 교육도시 청주에서 서원학원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큰 의무를 가져야 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학발전을 위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서원학원은 1992년 강인호 전 이사장 도피 이후 재단과 구성원 간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인목 현 이사장과 각 구성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을 듯싶습니다.
“어떤 것이 대학과 산하 중·고교의 앞날을 위해 바람직한 결정인지 누구보다 박인목 이사장 본인이 잘 아실 거라고 봅니다. 인수 당시의 약속 이상으로 학원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것인데 애초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심의 눈으로 돌이켜 봐야 합니다. 재단을 인수한 이후에 ‘百年大計’인 교육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나. 학원 발전을 위한 장기 마스터플랜 한번 낸 적도 없는 현 재단 체제에서는 희망이 안 보입니다. 능력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고집을 피우는 것은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봐줄 수가 없습니다.

지역에서 서원학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서 슬기로운 판단을 내려달라고 박 이사장에게 주문하고 싶습니다. 이사장 본인이 한계를 인식하고 현대백화점그룹에 재단을 인계해주는 것이 모두를 위해 최선입니다. 성균관대가 삼성그룹이 운영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최근엔 중앙대가 두산그룹으로 갔는데, 지속적으로 학원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그룹 같은 재단을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입니다.”
대화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로 넘어갔다.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답게 그는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근 정부가 수도권규제 완화가 빠진 발전전략을 내놓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수도권 규제를 ‘망국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충청권 의원들은 수도권 규제를 풀 경우 수도권은 집중화, 지방은 공동화 현상으로 진짜 ‘망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연일 발표되는 광역경제발전권 30대 프로젝트니 선진화 방안이니 하는 내용에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내건 수도권 규제완화가 포함돼 있습니다. 최근 재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얘기가 다시한번 오간 것으로 압니다.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이제 막 숨통을 틔우고 지역경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걸음마를 시작한 지방경제는 회생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불합리한 규제는 해소돼야 하지만, 상생발전을 위해 지역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적 배려가 지금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규제 완화하면 지역경제 회생의 기회 잃어
 
-충청권 의원들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수도권 규제가 심해야 공장들이 경기도와 붙어있는 충청도로 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높습니다. 때문에 결국 이도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비판은 수도권 규제가 잘못된 것이라는, 불필요한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습니다. 바로 수도권에서 얘기하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과도한 혜택이 집중돼 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이뤘지만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수도권과 지역 간의 불균형에서 오는 갈등 등은 모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현 시점에서 국가의 성장 동력을 최대한 키우는 것은 지방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지역에도 성장의 기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하고,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국가발전에도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노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신도시에 급증한 인구를 빼내야 지역 간 균형발전이 이뤄진다는 논리입니까.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수도권 인구를 빼내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구가 급증하므로 이를 완화하자는 취지입니다.

모든 국가적 가용 재원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므로 불균형 발전이 이뤄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인구 비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빼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연적 인구증가는 이와 관계없습니다. 그동안 인구증가를 막는 정책을 연구용역도 주고 토론회도 벌이면서 역대 정권이 다 해왔지만 행정기능을 하는 중앙정부가 서울에 있는 한 절대로 기업들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해 행정수도 이전 정책이 나온 것입니다.
공기업을 같이 내려 보내자는 취지로 권역별로 혁신도시를 건설하자고 한 것 아닙니까. 적어도 집중을 완화하자는 취지입니다.

수도권 집중은 재앙에 다름 아닙니다. 국제 경쟁력을 갖는 도시를 전국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데 수도권에 집중돼서 교통, 환경, 주거 모든 면에서 비용 낭비가 너무 막대합니다. 집중으로 인한 효율성보다는 폐해가 더 크다는 얘기입니다.”

-균형발전이란 게 결국 수도권을 규제해서 타 지역이 이득을 보려는 발상 아닙니까. 그러니까 김 지사도 수도권규제를 ‘공산당식 발상’이라고 비난한 것이고요.
이 대목에서 노 의원은 김 지사의 ‘공산당 공방’에 날을 세웠다. 최근 수도권 규제 완화 논란의 진원지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반발 사격이다.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이제 막 숨통을 틔우고 지역경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걸음마를 시작한 지방경제는 회생의 기회를 잃게 된다는 논리를 폈다.

노 의원은 “선진국들이 하나 같이 지역 균형 발전과 규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역으로 중앙을 집중하는 중국 공산당식 주장을 하고 있다”며 김 지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씹었다.

“미국의 경우를 봅시다. 각 주의 수도를 모두 의도적으로 분산시켰습니다. 미국엔 주마다 인구가 가장 많고 부유한 ‘제1 도시’가 있지만 그 주의 수도는 거기에서 멀찌감치 떨어뜨려놨습니다. 그 주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미국 정부가 ‘공산당’입니까. 캐나다도 마찬가지 입니다. 몬트리올, 벤쿠버, 토론토 등이 거대도시이지만 수도는 오타와입니다. 미국의 수도도 뉴욕이 아닌 워싱턴DC아닙니까. 세계가 모두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분산시키려고 하는데 이 조그만 나라에서 수도권에 집중시켜서 어쩌자는 겁니까. 집중개발은 역으로 공산당 정권인 중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권력구조 개편 넘어 반헌법적 개헌 논의 결사 반대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환경오염 방치 논란은 어떻게 보십니까.
“환경보존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수도권만 특별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닌데, 수도권만 풀어달라고 하니 잘못됐다고 보는 겁니다. ‘환경을 지키자’는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개발할 것이냐, 어느 정도 밸런스를 이루면서 접근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개헌이 정치권의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찬성하십니까.
“개헌 논의 자체를 반대합니다. 특히 18대 국회에서는 개헌을 해서는 안 됩니다. 개헌이라는 것이 독재시대에는 사사오입 개헌이니 해서 집권세력 주도로 자기들의 권력 연장을 위한 도구로 이용됐습니다. 이후에는 그래도 정파 간 합의, 국민적 합의에 따라 이뤄져 왔는데 18대 국회는 그런 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한나라당이나 그와 같은 입장을 갖는 보수정치 세력이 국회 의석의 3분의 2이상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의한 개헌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합의는커녕 카운터파트너를 배제하고 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같은 답변에 대해 필자는 ‘민주당이 개헌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으니까, 반대한다는 소리로 들린다. 너무 정략적이다’고 물었더니 그는 “최근 예결위에서 그런 일이 있지 않았는가. 20년간 단 한번도 그런 시도는 안했다. 정족수 1명이 부족해 무산됐지만 그 시도 자체가 가능한 얘기냐”고 되물었다. 

“특히 최근 개헌논의는 권력 구조를 주로 다루는 게 아닙니다. 국회의장, 한나라당 대표, 법제처장들이 그동안 내뱉은 것을 보면 제헌 수준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것입니다. 자유시민연대, 전경련 이런 데서는 경제조항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게 개헌 논의의 본질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행헌법은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포괄적 제한을 국가가 할 수 있는데, 이걸 못하게 하려는 발상입니다.

그리고 헌법에 균형발전에 대한 국가적 의무가 있는데, 수도권 규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입니다. 균형발전이 안된다고 하면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 반 헌법적 발언입니다.
개헌은 여야 간의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18대 국회는 보수세력의 과잉대표성으로 인해 합의가 보수연합에 의해 개헌이 주도될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치세력은 국회에서 이를 지켜낼 힘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가 크다 하나 국민의 기본권과 사회적 시장경제의 후퇴를 야기할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의 개헌 및 개헌논의는 지혜롭지 못한 선택입니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에는 찬성하십니까.
“헌법이 대통령에게 권력을 과도하게 집중시킨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은 국회 해산권이 없습니다. 국회가 입법권, 국정감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서 과도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권력구조에 대한 견해는 있지만 개헌 논의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함구하겠습니다.”

-쇠고기 수입 파동을 거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가장 큰 원인은 오를 시기가 안됐다는 것입니다. 지지율은 쉽게 오르내리는 게 아닙니다. 회복하려면 1년 이상 걸린다고 봅니다. 국민들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의 투표행위가 있는데 짧은 시간에 본인 결정을 부정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失政’에 대한 불만이 야당에 반대급부로 오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원희룡 나경원에 맞설 신선한 주자 나올 것
 
-최근 김근태 천정배 한명숙 정동영 측 인사들이 연합해 민주연대를 발족시켰습니다. “민주연대는 특정 정당 내에서 소위 ‘블록화’를 하자는 의원모임이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뤘던 절차적 민주주의를 깨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입니다. 소위 공기업 물갈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임기를 보장받은 사람들을 무법천지로 내쫓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다시 힘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는 합의에 따라 발족한 겁니다.”

민주당 내 김근태 전 의원계인 민주평화연대(민평련),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민생모),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평화와 경제포럼 등 진보개혁세력그룹이 9월 10일 민주연대를 발족시켰다.

민평련에서는 노영민 최재성 의원, 정동영계에서는 김현미 정청래 전 의원, 민생모에서는 이종걸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한나라당과 차별성이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점을 제시했다. 민주연대 창립을 놓고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민주당에 활력을 넣어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이 사사건건 지도부에 대항한다면 민주당은 자중지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개혁세력이 보수화하고 있어 큰 역할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선 진보세력이 살아남아야 합니다. 미국의 금융위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유화나 규제완화가 다 좋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것 아닙니까. 미국도 금융시스템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도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그나마 피해를 적게 준 것은 규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세상이라는게 다 사이클이 있다. 달이 차면 기울고 기울었다가 그믐이 되면 다시 살아난다”고 답했다. 아마도 진보개혁세력을 기운 달에 비유하는 듯싶었다.

-한나라당은 확실한 차기대권주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직까지 드러난 주자가 없습니다. 지지율도 이 때문에 올라가지 않는 게 아닐까요.
“정동영 손학규 전 대표에게는 대세가 모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나 추미애 의원이 거론되긴 하지만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대중적 신망과 국민적 지지도를 받는 ‘뉴 페이스’가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미국 오바마 후보도 40대인데 개인적으로는 임종석 박영선 의원 등 신진세력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가깝게는 당장 지자체 선거가 있는데 수도권에서는 마땅히 내세울 주자가 없어 보입니다.
“당내에서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40대 기수론이 있었듯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주자가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나라당에선 서울시장 후보로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적하기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두고 보면 압니다.”

노 의원은 원희룡 나경원 의원에 맞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주자가 민주당도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본인 스스로도 이에 대한 답답함은 남아 있는 듯했다.
 
“극우 바이러스 부패정당 맞서 ‘DJ-盧 정신’ 승계”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당 안팎에서는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프레임을 뛰어넘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떳떳하게 승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DJ가 등장한 시대정신은 평화와 인권 보장입니다. 영호남 지역갈등 구도, 남북간 대치 등의 갈등을 치유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극복한 것, 제도적 사회복지라는 정책을 도입한 것이 DJ 아닙니까. 분단의 평화적 관리가 남북대치보다 경제적으로 더 저비용이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참여정부는 변화와 개혁을 이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룩한 변화와 개혁, 깨끗한 정치 풍토 등을 승계해야 합니다.”
 
-노무현의 정치 프레임은 ‘지역주의 타파’ 아닙니까, 하지만 DJ는 이와는 무관해 보입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마인드’가 틀린데 뭘 계승하겠다는 겁니까.
“DJ는 지역주의 최대 희생자입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등권론도 국가 균형발전으로 승화됐다고 봅니다.”

DJ를 지역주의 희생자로 보는 데는 많은 논란이 있다. 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자 민정당 노태우 후보에 대항할 야권의 후보로 YS와 DJ가 있었다. 하지만 DJ는 ‘4자 필승론’을 내세우며 통일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창당과 자신의 대통령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4자 필승론은 영남에서 노태우 김영삼이 표를 나누고, 충청도는 김종필이 많이 가져가고 수도권과 전라남북도에서 김대중이 표를 독식하면, DJ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4자 필승론은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선거의 전략전술로 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또한 92년 대선에서 YS에 패한 DJ는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영국으로 외유를 떠났다. 하지만 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등권론’으로 무장한 채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당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였던 노무현도 지역등권론과 관련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역사적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한국정치는 지역주의가 아직도 극심합니다. 과거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도 정치권에 많이 들어와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주의가 존재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남 인사들은 한나라당에, 호남 인사들은 민주당에서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화운동 했던 사람들은 지역주의 색채가 없습니다. 이재오 전 의원이나 김문수 지사는 영남 지역구가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까. 이들은 극좌파인 민중당 출신이어서 한나라당을 택한 겁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한나라당은 극우 바이러스가 잠입한 부패정당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적입니다. 한국사회의 독

특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극우가 잠시 득세하는 것뿐입니다. 민주당은 정통적으로 중도적 가치를 지킬 것입니다.”

지역주의에 얘기에 달라고 했더니 노 의원은 민주당의 가치를 설명했다. 내친김에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참여정부에서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은 중도적 가치를 지키는 것과는 다르다는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당시엔 구태정치라 표현했던 계보정치, 돈 정치를 깨고 당을 개혁하기 위해 그랬던 것입니다. 변화와 개혁, 깨끗한 정치를 하자고 해서 대선에서 승리했고 당부터 구태를 벗고 바꿔야 하는데 당시 동교동계나 신동교동계가 당권을 잡고 저항하기 때문에 문을 박차고 나온 겁니다.”

-그런데 왜 합치셨습니까.
“그때 당 개혁에 발목을 잡았던 사람들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라서 합당에 찬성했고 잘 됐다고 봅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과반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의 의원이었습니다. 18대 국회를 전망해 주시지요.
“걱정입니다.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면 정국 안정을 이루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는데 좋은 측면이 있지만, 제1야당이 단독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취약한 입장입니다. 지뢰밭을 걷는 느낌입니다. 개헌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서 구조가 취약합니다. 숱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특히, 공기업 임직원을 떠나라고 압박하는 건 해도해도 너무했습니다. 마사회 유도감독까지 사표 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전 이원걸 사장은 정치와는 관계없는 관료 출신인데 임기 전에 쫓아내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필자는 노 의원에게 ‘민주당이 내세울 서울시장 후보로 김근태 전 의원은 어떻냐’고 물었더니, 그는 “글쎄”라고 답했다. 그의 답변 속에는 위축돼 가는 진보개혁세력의 현실이 녹아 있는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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