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차기 총리 임명, 'YS에게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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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차기 총리 임명, 'YS에게 배워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4.29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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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YS 총리 지명, '국정 환기'·'정치인 육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YS(김영삼 전 대통령) ⓒ 시사오늘

박근혜 정권은 '총리들의 무덤'이다.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한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다. 정홍원 전 총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들은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오르며 낙마했다. 이들의 낙마로 인해 퇴임했던 정홍원 전 총리가 다시 총리에 임명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언론 압박'·'부동산 투기' 등 논란을 거쳐 겨우 총리 타이틀을 얻은 이완구 전 총리도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스스로 총리직을 포기해야 했다.

대통령의 최측근에 서서 국정을 원활하게 풀어나가야 할 국무총리가 되레 '국정 동력 상실의 원인'이 되고 있는 꼴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기 총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뜨겁다. 김문수, 오세훈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여야 당대표가 연달아 '호남총리론'을 언급하는 등 그야말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박 대통령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등 산적한 국내 현안과 '남북 관계', 'AIIB', 'TPP' 등 시급한 국외 현안을 차질 없이 이끌 수 있는 인사를 차기 총리로 내세워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나아가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권 주자가 적은 여권 실정을 고려해 '차기 대권 주자'로 클 수 있는 인사를 총리로 임명하려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차기 총리 임명에 있어 YS(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배워야 한다. YS는 새 총리 지명으로 국정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불러옴은 물론, 이들을 잘 육성해 정치권의 큰 인물로 만들었다. YS와 정치적 적대 관계에 있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YS정권 총리 출신 정치인을 불러다 요직에 앉힐 정도였다.

YS는 대통령 재임 당시 총 6명의 총리를 지명했다. 이들 중 쌀 개방 문제로 사퇴한 황인성 전 총리, 성수대교 붕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이영덕 전 총리를 제외한 이회창·이홍구·이수성·고건 전 총리(재임 순서 순으로 나열)는 YS와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퇴임 후에는 모두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다.

YS의 파격 지명으로 총리직에 오른 이회창 전 총리는 '대쪽 총리', '호통 총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그는 법조인 출신답게 법치를 강조하며 국무총리 권한을 행사하려 끊임없이 시도했다. 이로 인해 민주계 인사들과 수많은 갈등을 빚었지만, 그는 누가 뭐래도 YS의 정치적 후계자였다. 퇴임 이후 YS의 영입으로 신한국당(현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 전 총리는 강력한 대권 주자로 성장했다.

이홍구 전 총리 지명은 WTO(세계무역기구)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을 위한 YS의 포석이었다. 이 전 총리는 미국 에모리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예일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당시 정치권에서 몇 안 되는 '국제통' 중 하나였다. 총리직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이 전 총리는 퇴임 후 신한국당 대표에 올라 대권 주자 반열에 섰다. DJ정권에서는 주미 대사에 내정되기도 했다.

YS는 학계에서 명망 높은 이수성 당시 서울대총장을 총리로 지명해 전두환·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과거사 심판을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총선에 대비했다. 이홍구의 '세계화 내각'에 이은 '총선 내각'이었다는 게 당시 정계의 평가였다. 이수성 전 총리도 후에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바 있다.

YS의 마지막 총리는 고건 전 총리였다. YS는 고 전 총리를 지명함과 함께 '한보사태' 등을 수습하고 경제회복에 앞장설 수 있는 경제TF을 구성했다. YS는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 받았던 고 전 총리에게 경제TF을 총괄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에서도 초대 총리로 선임되며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감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YS표 인사를 권해보고 싶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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