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의미 되새겨 YS 정신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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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 의미 되새겨 YS 정신 계승하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5.01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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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노동자 요구 수용한 YS 정신, 2015년 '노동절' 실정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YS(김영삼 전 대통령) ⓒ 시사오늘

오늘(1일)은 '근로자의 날(노동절)'로 노동자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정한 날이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노동절(May Day)라고 하는데, 지난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국제노동자협회 창립총회에서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 총파업'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적인 노동절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 이날을 '노동절'로 정했으나, 군사독재정권 시절이었던 지난 1963년, 쿠데타를 통해 국정을 장악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노동절'의 의미를 격하시켜 '근로자의 날'로 명칭을 바꿨다. 날짜도 '한국노종 창설일(대한노총)'인 3월 10일로 변경시켰다.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를 가로막기 위한 비민주적인 처사였다.

'근로자의 날'이 5월 1일이라는 날짜를 되찾게 된 건 언제일까. 그 배경에 YS(김영삼 전 대통령) 정신이 담겨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 노동자들은 1987년 6월 항쟁을 비롯한 대투쟁을 거쳐 1989년 제100회 세계노동절을 기념하며 '노동절 전통 회복'을 선언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YH노동자들의 투쟁 등이 일궈낸 결과였다. 그들은 '노동절'로의 공식명칭 변경과 5월 1일로 날짜 원상복귀를 주장했다.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동자의 친구였던 YS는 1993년 '문민정부'를 수립하고, 이듬해인 1994년 노동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근로자의 날'을 5월 1일로 변경했다. 재계의 반발로 인해 명칭까지는 개혁할 수 없었지만, 노동자들이 단결과 투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제 연대를 모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요구를 수용한 YS의 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015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 우리 노동자들의 현실은 어떨까. 노동자의 휴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유급휴가를 마땅히 인정해야 하지만,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이날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10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4.2%가 '쉬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휴일 근로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근로자는 70%를 육박했다. 이로 인해 업무의욕을 잃었다는 답변은 50.9%에 달했고, 퇴사 충동을 느낀다는 직장인도 40.6%였다.

이 땅에 민주화가 정착된 지 무려 반세기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YS 정신이 제대로 계승되지 않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5137만 인구 중 노동자가 아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정규직, 비정규직, 청년, 주부, 학생, 그리고 아이들까지 우리 모두가 '노동자'로서 '노동절'을 누릴 권리가 있다.

지난 1886년 미국 시카고 총파업을 이끈 노동운동가 어거스트 스파이스는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 말했다. 노동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근로자의 날' 날짜 원상복귀를 이끈 YS 정신과 '노동절'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의 침묵이 지금 우리를 목 조르는 당신들의 목소리보다 더 강해질 날이 올 것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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