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BIG4 ③>중·하위권 금융사 점유율 하락 총체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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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BIG4 ③>중·하위권 금융사 점유율 하락 총체적 위기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5.18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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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는 아등바등, 보험사들 채널 다변화, 은행은 관심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권역에서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금융사 수는 총 82개. 권역별 빅4가 점유율을 50% 이상 기록하고 있으니 나머지 66개 회사가 절반도 안 되는 시장을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 꼴이다.

빅4가 되지 못한 금융사들은 어쩌다가 곁가지로 밀려났고, 어떻게 하면 4위 금융사들처럼 시작을 빅5, 빅6로 뛰어오를 수 있을까?

중소 카드사도 격전 중…점유율 10%가 전환점

현재 중위권 시장 경쟁이 가장 치열한 업계는 바로 카드사다. 빅4와 중위권 점유율 차이가 불과 한자릿수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합병하면서 점유율(지난해 말 이용실적 기준, 체크카드 포함)이 7.97%로 껑충 뛰었다. NH농협카드는 10.29%를 차지해 이미 빅4 중 현대카드를 따라잡으려 한다. 우리카드는 8.47%, 롯데카드는 5.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위권 카드사들은 점유율 10% 고지를 눈앞에 두고도 쉽게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롯데카드는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세우고, 비효율 카드를 대폭 정리할 계획을 세웠다. 하나카드는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융합시키고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출시한 ‘가나다 카드’가 선전하고 있어 더 밀어볼 심산이다.

중위권 카드사의 목표는 점유율 10%다. 업계에서는 누가 먼저 두 자리 점유율로 치고 올라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7%대 카드사 당기순이익이 1000억 원인데 비해 10%대 초반의 빅4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2000억~3000억 원대에 이른다”며 “고작 3%포인트 차이에 매출이 두 배나 뛰는 것인데 이 정도 규모가 되면 자금이 선순환되면서 회사가 무리 없이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가 카드사의 터닝 포인트인 셈이다.

▲ 카드사는 중위권 그룹을 만들며 점유율 10%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시스

위기의 손해보험업계, 채널 다변화 필요

중소 손해보험사는 절체절명 위기 상황이다. 손해보험업은 특성상 자동차보험이 주요 수입원인데 최근 손해율이 적정수준인 77%를 넘어 100%까지 육박하고 있어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소 손보사는 이마저도 빅4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올 1분기 동부화재와 LIG손보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각각 17.1%와 12.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5%포인트, 0.15%포인트 늘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0.3%포인트 줄어든 5.2%를, 흥국화재는 0.1%포인트 하락한 1.9%를 나타냈다. 점유율 6위 한화손보와 7위 롯데손보는 제자리를 유지했지만 이미 원수보험료 증가세가 빅4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 파워나 자본력에서 뒤지는 중소 손보사들이 주춤하고 있다”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강화도 중소손보사 수익성 악화에 부채질하고 있다.

보험업법은 지급 여력 최소비율을 100%로 규정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통상 150% 수준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본확충이 필요해 중소 손보사들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총체적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판매채널 다원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앰엔서비스 장만영 상무(전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상무)는 “채널 다원화는 시장의 요구이며 대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채널의 확대는 보험산업을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기능을 하게 된다”며 “채널 간 갈등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판매채널을 운영할 경우 판매 효율을 높이려면 각자 확보한 DB 자료를 분류해 상품 특성에 맞는 채널에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손보업계 관계자는 “모든 판매채널이 상생할 수 있는 본사차원의 역할 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황새 따라가는 뱁새, 중소 생명보험사…위기 상황 인식

생보업계는 사실상 빅4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생보업계는 빅4와 중소 생보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하위 생보사도 삼성생명처럼 전국판매망을 유지하면서 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빅4에 비해 사업비나 비용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생명보험은 납부기간이 긴 만큼 안정성이 중요해 고객들이 빅4로 몰리는 것도 중소 생보사를 어렵게 한다.

이 때문에 중소 생보사는 방카슈랑스 비중을 높여 판매창구를 확보했다. KDB생명과 현대라이프, ING생명, 동양생명 등은 2013년 방카 비중을 한 때 58%~87.8%까지 높였다. 그러자 저축성보험의 역마진 위험과 은행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가 생보사들의 문제로 떠올랐다.

중소 생보사들은 위기를 감지하고 지난해부터 방카슈랑스 비중을 대대적으로 낮추기 시작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얻는 것은 없고 은행 배만 불리는 채널”이라며 “중소형사들이 주력채널을 전환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빅4 빼면 지방·특수은행…“거대은행 점유율 확장 신경 안 써”

지난해 금융감독원 경영정보시스템 총자산 기준 농협은행은 211조6265억 원, IBK기업은행은 217조6589억 원을 기록해 빅4 다음에 자리했다.

그러나 농협의 경우 자본력이 크게 부족하고,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역시 외형 면에서 시중은행에 뒤처진다.

시중은행 중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9조9026억 원, 59조9590억 원으로 나타나 빅4의 1/5밖에 되지 않았다. 외국계 금융사는 자회사였던 캐피털까지 매각해 한때 한국 철수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나마 지방은행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고 있어 나은 상황이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은 우리은행 민영화에 따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다만 부산은행의 경우 경남은행 지표를 아울러 보면 부실채권 비율이 1.49%로 올라가기 때문에 수익성과 자산클린화 경영 노력이 요구된다. 전북은행 역시 광주은행 건전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다른 지역 공략에도 구체적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이나 특수은행의 경우 고객층이 분명해 시중은행의 점유율 확대와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지방은행은 해당 지역 점유율이 30%~5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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