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 6주기, '그 많던 친노는 어디 숨었나'
노무현 서거 6주기, '그 많던 친노는 어디 숨었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5.23 12:3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9년 봄, 외로웠던 노무현 - 2015년 봄, 외로운 문재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안경 속에 비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 뉴시스

친노가 또다시 숨었다.

딱 6년 전과 같은 일이 새정치민주연합(옛 열린우리당,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박연차 게이트'로 노무현이 몰락하자 숨어버렸던 '친노(친노무현)', 그들은 문재인이 4·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온갖 고초를 겪자 등을 돌렸다.

그 많던 친노는 다 어디 있을까.

지난 2009년 봄은 '노무현의 사람들'에게 악몽과 같은 계절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희정, 이광재, 이강철, 박정규, 서갑원 등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거나 소환조사를 받았다. 감방에 들어간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박연차 리스트'에 오르내린 친노 인사들은 이들 말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창끝이 점점 더 뾰족해지자 그들은 모두 쥐도 새도 모르게 자취를 감췄다.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연합) 대표였던 정세균(범친노)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사실상 삼갔다. 비주류들이 '정세균 체제는 친노'라고 거세게 압박했기 때문이다. 당내 분위기는 '노무현 폭탄'으로 '쑥대밭'이었다.

아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감싸는 이가 없었다. 숨기 급급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제17대 총선에서 구 민주당 세력을 압도하며 주류로 급성장해 참여정부 내내 '꿀'을 빨았던 친노는, 막상 노 전 대통령이 어려울 때 의리를 지키지 않았다.

외로웠던 노 전 대통령은 결국 안타까운 결심을 했다. 그리고 숨어있던 친노가 다시 정치권 전면에 섰다. 그의 죽음을 철저히 정치적인 셈법 하에 이용했다. 정세균 대표는 봉하마을에서는 상주가 됐고, 서울에서는 문상객이 됐다.
 
이처럼 모두가 '盧'를 'NO'했을 때, 끝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적극 비호한 사람이 바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다. 때문에 그가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다는 게 통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문 대표는 6년 전 그가 홀로 감쌌던 노 전 대통령과 같이 외로운 처지에 놓였다.

재보선 패배 이후, 문 대표를 향한 비노의 압박이 거세다.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로 문 대표의 퇴진 또는 공천권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겉으로 내세운 이유는 '친노패권주의 청산'이다. 문 대표는 벼랑 끝에 몰려있다.

그런데 정작 '나 친노요'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한명숙, 이해찬 의원 등 원로 친노는 입을 꾹 다물었다. 문 대표의 비선이라 불리던 노영민, 전해철 의원 등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전병헌 의원 측도 '퇴진은 너무하다'는 평이한 주장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친노의 수혜를 받아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도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친노가 꼭꼭 숨어있는 모양새다.

'그 많던 친노는 다 어디 있을까.'

한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친노에 '친' 소리도 꺼내면 안 되는 분위기다. 까딱 입 한 번 잘못 놀렸다가는 비주류한테 호되게 당할 판"이라며 "문재인 대표 감싸다가 자기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으니 지금 다 숨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인 오늘(23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 같은 글을 올렸다.

"간곡히 호소한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제발 분열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드린다. 더 이상 고인을 욕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편하게 놔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6년이 됐다. 아직도 그 분을 영면하지 못하게 해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특히 우리 당 안에서만큼은 더 이상 친노-비노 나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용어조차 쓰지 맙시다. 고인의 간곡한 바람일 것이다. 그 누구도 노무현 이름을 정치마케팅으로 팔지 말아야 한다. 친노라는 이름으로 이득 보려는 사람도 있어선 안 되고 친노-비노 프레임으로 재미 보려는 사람도 있어선 안 된다.

당 대표인 제가 그 분의 이름으로 패권을 추구한다면 그 분이 하늘에서 노할 것이다. 친노-비노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야말로 그분이 가장 슬퍼할 일이다.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의 정신은, 단결이고 통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든 김대중 대통령이든 떠난 분에게는 명예만 남도록 우리 당 사람들이 마음을 모으면 좋겠다.

제가 당대표를 하는 동안 친노-비노 계파주의를 반드시 타파할 것이다. 친노패권주의라는 말이 없어지도록 만들겠다. 하늘에 계신 두 분 대통령께도 그 약속을 드린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치도사 2015-05-23 15:20:23
문재인이 살아나면 공천달라고 나타날 것이고, 비노가 승리하면 친노딱지 떼고 김한길 안첲수 찾아다니면서 공천달라 하겠지요. 그러니 지금 결과가 안나왔으니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