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엘리엇, win-win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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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엘리엇, win-win 전략?
  • 방글 기자
  • 승인 2015.06.09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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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주가’ 문제
주가 높으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 낮아
삼성, 손 안대고 코풀기?…주가관리 고민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삼성과 엘리엇이 결국 서로의 이익을 채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 뉴시스

삼성물산을 향한 엘리엇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합병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상황과 비교,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주가가 올라가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줄어들어 합병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삼성물산은 이재용 체제 구축에 성공하고, 엘리엇은 금전적 이익을 얻는 win-win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사오늘>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의 근거를 기준으로 엘리엇의 역할을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이 거쳐야할 필수코스다.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져 있는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를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로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1대 0.35)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남매는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반면 제일모직은 이 부회장 23.23%, 이건희 회장 3.44%,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7.74%를 보유해 오너가 주식만 40%가 넘는다.

이를 두고, 오너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

엘리엇 역시 이같은 문제를 지적,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당시와 같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엘리엇이 주가관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시스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주가 하락 문제로 합병 무산
삼성물산 주가>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삼성 ‘미소’

하지만 오히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합병 무산의 이유를 근거로 엘리엇이 삼성전자의 백기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계획은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하면서 무산됐다.

양사의 주력사업인 조선과 해양플랜트 업황이 좋지 않다고 해석한 주주들이 합병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해 주식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자사주 1200만 주를 3152억 원에 매수하는 등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소용없었고, 결국 삼성중공업은 주식매수청구 행사가격보다 4.6% 낮은 2만5750원에, 엔지니어링은 7.1% 낮은 6만800원에 기준가가 결정됐다.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주주 대부분이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합병은 무산됐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행사권을 청구, 그 금액이 1조5000억 원을 넘어서면 합병이 무산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엘리엇이 대신 나서 주가를 띄워주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

삼성중공업 합병 당시처럼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

▲ 삼성물산 주가가 6월 이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 네이버 증권정보

실제로 지난 4일 엘리엇이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매입했다고 공시한 이후, 삼성물산의 주가는 출렁이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엘리엇이 지분 매입을 공시하기 이전인 3일 대비 7.93% 오른 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결국 삼성가가 띄워야할 주가를 엘리엇이 대신해주면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푼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가 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높아지면 합병에 반대하더라도 시장가로 팔고 나가는 게 주주 입장에서 유리하다”며 “현재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엘리엇 역시 헤지펀드의 성격을 띄고 있는 만큼 경영참여 보다는 주가 차익에 목적을 두고 있을 것”이라며 “손해를 예상하면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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