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의심환자 진료 거부하는 병원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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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의심환자 진료 거부하는 병원들, '논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6.10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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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 찾은 고령 환자, 고열 증세 보인다는 이유로 진료 거부
보건복지부, "진료 거부는 의료법 위반, 사실 확인되면 조치 취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지역거점병원으로서 메르스 감염예방을 위한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포W병원' 공지 ⓒ 김포W병원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몇몇 의료기관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9일 오전 10시께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 위치한 '김포W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주 모 씨(89)는 '고열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병원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했다.

주 씨의 보호자 김 모 씨(48)에 따르면 병원 관계자들은 환자의 체온이 38도 가까이 됨을 체크한 이후, 단 한 차례도 환자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방치했다. 오히려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 주변에 커텐을 사방으로 쳐서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가렸다.

환자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날도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환자의 고열은 지병으로 인한 당연한 증세라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메르스가 의심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실상 진료를 거부한 것이다.

그렇게 방치 상태로 놓인 게 약 30여 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자 보호자 김 씨는 결국 김포W병원에서 진료받기를 포기하고, 119 구급대원을 불러 서울의 한 대형 병원으로 환자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이송 과정에서도 병원 측의 도움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구급차에서 체크한 환자의 체온은 37.7도였다.

김 씨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열이 있다는 이유로 쳐다도 보지 않고 방치하는 병원이 어디 있느냐. 정말 몹쓸 병원"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포W병원 측은 "진료거부가 아니다. 체온을 체크하고, 환자를 침대에 눕혔다는 건 진료를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방치도 아니다. 환자가 심장 수술(협심증) 경력이 있음을 확인하고, 수술을 시행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길지 말지 보호자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다. 방치가 아니라 오히려 수술 경력이 있는 환자를 경제적·시간적으로 배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메르스 의심환자의 진료를 거부하는 의료 기관은 이 병원뿐만이 아니다.

10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 소재한 동래봉생병원은 출입문 곳곳에 "동래봉생병원은 메르스 관련 진단/치료가 안 됩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 병원의 실소유주는 정의화 국회의장이라는 후문이다.

이 같은 진료 거부 행위는 현행 의료법 상 불법에 해당된다. 우리 법은 '의료인은 진료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메르스 의심환자의 진료를 거부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법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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