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잇따른 박근혜 비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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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잇따른 박근혜 비판,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6.16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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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력 vs. 미래 권력
'메르스 책임론'에 이어 '대북정책 비판'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왼쪽),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파워게임'일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잇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하고 나섰다. 메르스 책임을 묻겠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번엔 대북정책 비판이다. 그 배경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르스가 적기에 빨리 진압될 수 있었음에도 이렇게 병을 키워 문제를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우도록 하겠다"고 정부를 겨냥해 날 선 발언을 했다.

그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책임 지울 일은 책임을 지우고, 보강할 일은 보강해서 국가 방역체계를 전체적으로 새롭게 해야 한다"며 "메르스 사태가 끝나면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을 다 물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적의 대상은 정부 보건당국이나,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김 대표가 창끝을 겨눈 것과 다름없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권 대북정책의 방향성을 꼬집었다.

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한정책포럼 세미나에 참석, "현재 남북관계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교착상태"라며 "북한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하는 체제를 국제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제의는 이 같은 내용을 상당히 담고 있지만, 앞으로 더 구체화해야 한다. 국제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과감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내세웠다.

경직된 남북관계 해소를 위해 우리 정부가 먼저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 김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야권의 입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따라서 그는 대북정책에 있어 비(非)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 대표의 발언은 박 대통령과 <워싱턴포스트>의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나온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며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국제 사회가 더 강화된 압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무성은 무엇을 노리는가

김무성 대표의 최근 발언의 의도를 놓고 갖은 억측이 나온다.

우선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최근 당·청 관계는 공무원연금 개혁(국민연금 소득대체율), 국회법 개정안 등 갈등 사안으로 인해 극도로 악화됐다.

청와대와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는 야당과의 협상 실패를 이유로 지도부를 압박했고, 급기야 유승민 원내대표의 퇴진론까지 나왔다. 이에 김 대표는 지난해 '개헌 봇물' 발언 당시와 같이 다시 한 번 청와대에 꼬리를 내려야 했다. 그는 얼마 전 '박세일 카드'를 접었다.

그렇게 끌려 다니던 와중에 '메르스 사태'가 악화됐다. 김 대표로서는 청와대에 반격을 시도할 수 타이밍을 잡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메르스로 인해 국민의 눈총을 사고 있는 박근혜 정권과의 '거리두기'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째 급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6월 둘째 주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4.6%로 집계됐다. 이는 메르스 사태 이후 무려 1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의 강경 발언은 청와대와 거리두기가 아니겠느냐"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지 않는가. 메르스로 정권이랑 엮여서 비난받기를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메르스 책임론이야 두말할 것 없고,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북정책 비판"이라며 "남북관계 해소야말로 분단국가 대통령으로서 제1과제로 삼아야하는 부분인데, 김 대표가 이를 저격했다. 의미심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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